[공부] 공부비법

문이과 선택 무엇을 기준으로?

 

 중학교와 또 하나 달라지는 게 있다면 고등학교 때 계열이 나뉜다는 점과 선택과목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요새는 계열구분의 의미가 다소 모호해졌다. 자기가 공부할 자신만 있으면 선택해서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과로 정했어도 사회과목을 공부해서 문과 계열 학과에 진학할 수 있다. 아무튼 어느 쪽으로든 문/이과가 갈라지는 게 아직까지의 현상이다. 또 중학교 때부터 외고나 과학고에 진학하면서 이런 문제가 점점 더 어린 연령대에서 고민되고 있다.

 

 그러나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이런 문이과 선택이나 그 배경이 되는 직업 선택에 있어서 딱히 좋은 조언을 구할 곳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대부분 TV나 인터넷 혹은 주변 친구나 학부모, 선생님 말만 믿고 결정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정보를 독점하거나 독점해서 공유하고 있는 기득권 집단과 그렇지 못한 일반 집단 간의 격차다. 일반 집단의 학생이나 학부모는 중고생 때는 그냥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진학만하면 다 끝날 줄로 안다. 그러나 기득권 집단의 정보 독점공유를 뒤늦게 알게 되면서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이미 기득권 집단은 한 발 앞서서 이런 문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창시절 공부만 열심히 했던 것을 후회하고 나중에서 진로나 직업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들을 생각해보면, 전문직 분야의 시장 변화 양상을 얼마나 잘 알고 가능성에 대비하는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직업 외에도 어떤 선호직업들이 있는가, 그밖에 유학에 관한 고급 정보들이나 각종 시험과 제도에 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이 있다.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이런 정보에까지 귀를 기울이기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학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간기말 시험점수 1,2점에 벌벌 떨고 어느 과외 선생님이 좋은지 어느 학원 선생님이 좋은지만 전전 긍긍하고 찾아볼 일이 아니다. 과연 우리 아이가 살아갈 장래에 어떤 직업이 좋고 그 직업을 위해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장기적인 플래닝과 정보수집이 필요하다.

 

참고로 직업 선택에 있어서 고려해볼 만한 사항들을 정리해봤다.

 

1) 안정성이 높아야 한다.

 

 사람들은 고용이 얼마나 안정적인지(고용안정성) 우선 고민한다. 당연히 고용안정성이 높을수록 인기다. 자기 사업을 한다면야 문제될 게 없지만 몇 살 까지 일할 수 있는지(한계 연령), 즉 늙어서 까지 일 할 수 있는 직업인지도 고려하게 된다. 또 현재 경쟁이 얼마나 심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경쟁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는지(경쟁정도) 고려한다. 경쟁이 적을수록 안정적이라고 느끼며 인기다. 특히나 일반인이 아닌 특정 그룹의 사람들만 독점할 수 있는지 여부(독점성, 개방성)도 안정성에 영향을 준다. 당연히 독점적이고 폐쇄적일수록 인기다. 예전에는 독점적인 직업이 경쟁이 적은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독점성이 점점 사회 각 분야에서 희박해 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래서 시장이나 사회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민감성)도 안정성에 많은 영향을 준다. 정부정책이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된다면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수입이 지속적인지(지속성/수익안정성)도 중요하다. 만약 자기 사업을 한다면 흑자가 크게 날 수도 있지만 적자가 날 수도 있으므로 수입 면에서 지속성은 불안정한 것이다.

 

2) 돈도 매우 중요하다.

 

 수입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수입은 상대적인 수입과 절대적인 수입이 있다. 즉, 전체 수입이 얼마나 많은가(절대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단위 노력 당 수입이 얼마나 많은가(상대수익성)도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지만 전문직으로 갈수록 절대 수입이 많아도 단위 노력 당 수입은 그렇게 어마어마하지 않을 수 있다. 즉,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일도 많이 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전문직의 대부분은 전문직 종사자가 되기까지 안 보이는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은 삶의 질과 연결이 되기도 한다. 특히나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가 하는 것(절대/상대를 막론하고)은 타인이 나의 직업적 노력의 부산물을 얼마나 갈급하게 원하느냐에 거의 전적으로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갈급성) 다른 사람들이 아쉬워하지 않는 물건을 팔거나 아쉬워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많은 돈을 벌기 어렵다. 또한 이런 측면이 얼마나 계속 유지될 것인가도 중요하다.

 

3) 그 직업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자본이나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직업인지, 아니면 머리가 많이 필요한 직업인지도 중요하다. 앞으로는 지식노동이 많이 요구되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지식/정보성) 또, 혼자서 할 수 있는 직업인지 아니면 타인과의 협력이 많이 요구되는 직업인지(독립성)도 고려한다. 개인의 특성이 직업의 특성과 조화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게는 좋은 직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요새는 삶의 질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다. 적은 수입이라도 삶의 질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삶의 질) 그들에겐 적은 수입이라도 정해진 출퇴근 시간을 지킬 수 있다면 좋은 직업인 셈이다. 개인의 소질이나 적성이 많이 필요한 직업인지 아니면 이것과 크게 무관하고 노력이 더 많이 작용하는지도 중요하다. (소질/적성도) 예를 들어 예술분야라면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기본 소양이 없어서는 힘들기 때문이다.

 

4) 비전과 가치 그리고 사명감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예전부터 알고 있는 인기 직업 내지 좋은 직업인지 아니면 앞으로 유망해질 가능성이 있는지도 중요하다.(비전) 특히나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직업인지 윤리적인 문제는 없는지와 같은 가치의 문제도 중요하다.(가치) 정신적인 만족감이 물질적 만족감 못지않게 중요해지면서 사람들은 예전보다 가치 있는 일에 더 관심을 보인다. 예를 들어 학습매니저와 같은 직업은 예전부터 알려진 직업은 아니지만 앞으로 유망해질 가능성이 있고, 특히나 중고생들에게 좋은 학습적 정신적 멘토 역할을 한다는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의사나 약사를 예로 든다면 비전이나 가치는 이미 검증되었고 직업적 사명감이 안보이게 많이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사명감) 남들이 언제 아플지 맞춰서 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침부터 밤까지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남들이 모두 쉬는 주말이라고 해도 매주 쉴 수도 없다. 따라서 직업적 사명감이나 소명의식도 경우에 따라 많이 요구된다면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선택과목은 어떻게?

 

 직업선택을 기준으로 문이과를 결정했다면 다음은 선택과목이다. 이과는 물리1,2, 화학1,2, 생물1,2, 지학1,2 중에서 4개를 선택한다. 문과는 국사, 근현대사, 세계사,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 법과사회, 경제, 정치, 사회문화, 윤리 중에서 4개를 선택한다. (전형기준에 따라 선택의 제한이 있거나 요구하는 개수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똑같은 과목들을 배우는 중학교 때와 달리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에 약간 부담이 되기도 한다. 주의할 점은, 진학하려는 학과에 따라서 선택에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과의 경우 약대에 진학한다면 당연히 생물과 화학을 많이 공부하는 방향으로 선택해야 한다. 표준점수의 유불리 때문에 선택에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하는 것을 고려하면 옳은 선택이다. 생물이나 화학을 제대로 공부 안 해놓고 약대 진학 했다가 낭패보는 친구들을 많이 본다. 또 문과의 경우 경제학과에 진학하면서 경제를 선택하지 않는다거나 법학과에 진학하면서 법과사회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역시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없다. 어차피 표준점수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어떻게 될 지 며느리도 모른다. 그렇다면 당연히 대학 진학 후에도 도움이 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또 선택에 있어서 참고할 사항은 어지간하면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과목을 택하라는 것이다. 선택 과목 모두를 가르치는 학교는 드물다. 일부는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 아무리 수업시간에 졸고 안 듣고 해도 시험보고 공부해본 과목이 자신감도 있고 잘하게 된다. 따라서 자기 혼자 배우지도 않은 과목 준비해서 공부하기 보다는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과목을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문과의 전통적인 사회탐구 선택 경향 (05~07년) ]

 

전통적으로 잘 선택하지 않는 과목 :  경제지리/세계지리/세계사/법과사회

전통적으로 중간정도 선택하는 과목 : 정치/경제

전통적으로 잘 선택하는 과목 :       한국지리/사회문화/근현대사/윤리/국사(최근엔 하락)

 

 잘 선택하지 않는 과목들은 그 자체의 공부의 어려움도 있고 학교에서 지원이 안 되는 이유도 있다. 특히 세계사는 너무 단편적인 내용들이 방대하여 공부에 어려움이 있고, 법과사회는 법학총론의 기초 부분들이 광범위하게 다뤄지며, 용어의 어려움, 그리고 사례공부의 어려움 등으로 선택이 주저되는 것 같다. 그러나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일수록 점수따기 쉽게 출제해 준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치나 경제는 무난하게 선택되는 편이다. 특히 경제는 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암기를 상대적으로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 선택하는 과목들은 대개 학교에서 많이 선택하는 과목들이다. 대부분 공부할 범위가 작고 공부하기에 쉬워서 난이도가 높지 않은 과목들이다. 그러나 당연히 수능에서 조금만 틀려도 점수가 많이 깎이므로 꼭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게다가 공부하기 쉽고 범위가 작을수록 문제는 더 어렵게 나온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이과의 전통적인 과학탐구 선택 경향 ]

 

화학1과 생물1을 제일 많이 선택하고 그 다음 물리1을 많이 선택한다.
지학1은 화학2와 비슷할 정도로 다른 1과목들에 비해 선택률이 낮은 편이다.
물리2, 지학2가 그 다음이다.

 

문이과 모두 전반적으로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고 공부하기 쉬운 과목에 몰려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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