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공부비법

■ 중학교 때는 독서, 고등학교 때는 글쓰기가 중요하다 (언어영역, 논술)

 

 독서가 인생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간접경험의 보고이자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적 즐거움 원천이라는 것도 안다. 그럼 과연 사람들은 알고 있는 만큼 실천하고 있을까?

 

 회사에서 면접관이 되어 면접자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그럴때면 가끔 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어떤 것에 대한 궁금함을 느낄 때 어떻게 해결 하겠는가?’ 이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책 속에서 해답을 찾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왜 일까?

 

 책은 목적이 아니다. 도구이고 수단이다.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없는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수단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은 읽어야만 해서가 아니고 필요하기 때문에 읽는 것이다. 그러나 성인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책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학생들은 어떨까? 학생들은 반대로 책은 읽되 목적이나 필요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무작정 논구술 시험에 도움이 된다니까 읽는다. 읽으라는 강요에 못 이겨 억지로 책을 읽는다. 읽어야만 하니까 읽는 경우다. 그러나 목적이 없어서 책 읽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면 책 읽기 자체가 고역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독서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 책읽기란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초등학생, 중고생을 막론하고 다들 독서논술학원을 다니나 보다. 최근 통합교과형 논술 열풍과 관련 학부모님들과 상담해보면 책을 읽지 않는다는 걱정을 많이 들을 수 있다. 대부분 논술 위해서 책 읽히려고 독서논술학원에 보낸다. 혹은 국어 성적관리를 위해서 독서논술학원에 보낸다고 한다.

 

 

중학교 때 독서가 왜 필요할까? 

 

 책 읽기의 긍정적 효과들을 중고등학교 공부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해도, 당장 고등학교 공부와 입시를 위해서 중학교 시절의 충분한 독서는 거의 필수적이다. 사실 중학교 때만 놓고 보면 독서와 국어 성적, 독서와 학업 성취도의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 독서는 독서고 성적은 성적이다. 쉽게 말해서 중학교 때는 책 별로 안 읽어도 국어 성적 얼마든지 잘나오고 우등생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중학교 우등생 중에는 독서와 담 쌓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1) 논술이나 수능 잘 하려면 읽고 이해하기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는 다르다. 당장 수능시험에 언어영역이 있고 대학별고사로 논구술 시험이 있다. 내신 시험이야 책읽기 없이도 얼마든지 맞추겠지만, 언어영역이나 논술은 다르다. 읽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논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독서량이 부족할 경우 논리적 근거가 타당하지 못하다든가 식상한 논거로 채점자에게 어필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평소에 읽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언어영역 시험에서 지문에 처음 보는 글을 읽고 빨리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여러 번 읽다보면 문제 푸는 속도가 떨어지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긴 지문의 언어영역 문제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읽고 풀려면 평소에 글 읽기 훈련이 안 되어 있어서는 불가능하다. 가끔 고등학생들 중에 중학교 때의 학업성취도와 상관없이 고등학교 언어영역 모의고사를 술술 잘 풀어내는 학생들이 있다. 그들 대부분 중학교 때까지의 독서량이 많다. 반대로 고등학교 진학 후 언어영역에서 고생한다면 백발백중 중학교 때의 독서량 부족인 경우가 많다.

 

 특히나 최근 논술의 경향이 이동하고 있다. 통합교과형 논술로 변화하고 있다. 예전의 논술과 경향이 다르다. 예전에는 제시문이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표현하기 위주(글쓰기 연습)로 준비하면 충분했다. (다만 최근의 서울대 모의논술은 예전 모의 논술과 달리 제시문은 쉽게! 문제는 어렵게! 원칙으로 출제된 바 있다. 그럼에도 연대는 제시문은 어렵게! 문제는 쉽게! 라는 최근 경향을 수용하고 있다.) 이제는 표현단계 이전에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먼저 길러야 한다. 왜냐하면 길고 생소한 제시문이 주어짐으로 인해서 표현의 과정을 넘어서서 정보의 이해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유롭게 쓰는 논술에서 이해하고 맞춰 쓰는 논술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장문의 논술 보다는 짧은 단문의 핵심위주 서술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예전의 서론-본론-결론 글쓰기 대회에 맞는 방법으로는 대처할 수 없다. 결국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어디서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고 많은 독서로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중학교 시절의 독서는 더더욱 중요하다.

 

2) 고등학교 가면 시간 진짜 완전 없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후회하며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중학교 때 책 많이 읽어둘 걸’ 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해버리면 정말 책 읽는데 할애할 시간 자체도 부족하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어지간해서는 책읽기가 방학 때 말고 쉽지 않다. 따라서 중학교 때 충분히 책을 읽어두어야 한다. 그래야 고등학교 가서 논술을 위한 쓰기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의 언어영역에 대한 대비도 자동적으로 된다.

 

3) 책을 많이 읽어야 공부도 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서야 말로 스스로 공부하고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공부는 책을 읽고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는 고승덕 변호사의 책에 나오는 다음 글귀를 소개해본다. ‘그때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이 공부를 혼자 해도 잘할 수 있는 평생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공부를 잘하려면 초등학교 때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에 책을 많이 읽어야 머리도 좋아지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 글쓰기가 왜 필요할까?

 

 고등학교 때 글쓰기가 왜 필요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왔다. 본인이 타고난 글쓰기 선수가 아니라면 연습을 해야만 실력이 증진된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고, 많이 모범답안을 모방해야 좋은 답안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 혹은 중학교 때는 읽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고등학교 때 실질적인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특히 논술에서 좋은 답안을 쓰려면 쓰기 연습이 생명이다. 고등학교 내신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글쓰기 연습은 중요하다.

 

그러면 논술에 대비해서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연습해야 할까? 독서감상문 써보기나 일기 쓰기, 토론하기 등등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그 이외의 것들을 알아보자.

 

1) 교과서의 학습활동이야 말로 최근의 논술 경향에 대비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최신 논술의 경향을 알고 대비하려면 각 대학에서 발표하는 모의 논술 문제를 꼭 구해서 풀어볼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아직 실력이 덜 된 고1이나 중학생에게는 어렵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이럴 땐 최근 논술에 적합한 문제로 교과서를 추천한다. 갑자기 왠 교과서냐고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교과서 무시하지 말자. 교과서의 단원 마지막에 나오는 학습활동이야 말로 최근 논술 대비에 가장 안성맞춤이다. 학습활동은 교과서 본문을 읽어본 후 그 내용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질문들에 짧게 서술할 것을 요구한다. 이보다 더 최근 논술 경향에 맞는 형태도 없다. 게다가 최근 서울대가 교과서 본문내용을 대폭 수용하여 제시문은 쉽게! 문제는 어렵게! 스타일의 모의논술 출제를 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직접 작성해보고 자습서가 제시한 답도 읽어보면서 글쓰기 연습을 한다면 내신도 잡고 논술도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것이다.

 

2) 그럼 좋은 글은 어떻게 써야 할까?

 논술을 대비해서 고등학교 때 글쓰기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므로 논술에 쓰는 글에 초점을 맞춰본다. 각 대학이 밝히는 논술 채점 원칙을 보면 다음의 네 가지 관점에서 글을 잘 써야 함을 알 수 있다. 어려운 말로 위 그림과 같이 정리했지만 쉽게 말하면 그렇다. 문제와 제시문을 제대로 이해하고 물어보는 것을 답했는가? 논리적으로 글을 잘 썼는가? 남과 다른 참신하고 적절한 논거를 들었는가? 글쓰기의 기본이 되어 있는가? 이다.

 

① 문제가 쓰라는 게 뭔지 부터 잘 파악해야 한다. 이게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하다. 평소에는 몰라도 진짜 논술 시험장에 들어가면 긴장이 확 들기 때문에 급한 마음에 A를 쓰라고 되어 있는데 A를 써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나마 A면 다행이다. B를 써버리면 온전한 점수를 받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혹은 A, B, C를 쓰라고 했는데 A, B만 쓰는 실수도 없애야 한다. 이게 다 긴장으로부터 출발하니 딱히 뭐라 할 수도 없지만 암튼 조심하자.

 그 다음은 문제와 제시문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시문의 내용을 활용해서 쓰거나 문제가 물어보는 것과 관련한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문제가 제한조건을 두었을 때 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② 논술은 논리적인 글쓰기다. 화려한 수사법을 동원한 그럴듯하고 아름다운 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논리적 타당성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명확한 주장을 적절한 논거를 들어 입증해야 한다. 추상적이거나 모호한 주장 또는 결론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나 주장하는 논리는 일관되어야 하고 비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아전인수 격으로 쓴다든가 횡설수설 한다든가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는 글쓰기는 점수를 얻을 수 없다. 힘없는 양비론 양시론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③ 뻔한 논거를 들면 좋은 글쓰기는 어렵다. 논거가 참신하고 적절할수록 창의력 높은 글쓰기가 가능하며 다른 답안과 차별화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가 가지고 있는 생략된 전제나 가정 같은 것도 짚어내어 고찰한다든가, 발상의 전환 혹은 창의적 반론이 포함된 매력적인 글도 좋다. 결국 개성 있는 글이라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논리적 체계는 보장이 될 때 개성도 빛을 발한다. 평범하고 식상한 혹은 두루뭉실한 논거는 기본 점수밖에 못 받는다.    이를 위해서 글을 쓸 때는 항상 내가 드는 논거나 서술내용이 남들도 다 그렇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을 반드시 한번쯤 해봐야 한다. 인문계열 같은 경우 우화나 문학작품을 인용하여 논거로 든 경우 참신성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계의 경우는 뻔한 결과에 그치지 않고 조건을 뛰어넘는 새로운 결론까지 확장했을 경우 인정되기 쉽다. 일상 속에 과학적 개념이 적용된 사례나 발상 혹은 관점을 전환한 경우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④ 기본적인 글쓰기의 원칙 같은 것들을 지켜야 한다. 잘 모르는 어려운 어휘를 적절하지 못하게 사용한다든가, 맞춤법이나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 등은 삼가야 한다. 문장 자체가 매끄러워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은 술술 읽혀야 점수도 술술 주게 된다. 공식적인 보도 자료 등에는 다루고 있지 않지만 글씨 잘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역시 술술 읽혀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기도 하고 인상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자연계의 경우는 도표나 그림처럼 시각적인 표현 혹은 수식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연계는 답이 없다고 하지만 일단 출제자가 원하는 답 쪽으로 가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또 자연계답안은 남도 쉽게 이해하도록 서술하는 게 중요하다. 추가적으로, 문장은 가능하면 읽기 쉽게 잘 끊어서 쓰는 것이 좋다. 너무 길게 쓰면 읽기도 힘들고 어법이 틀리기 쉽다. 수많은 답안을 채점해야 하는 채점자 입장에서 문장이 길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만연체로 길게 늘어뜨리지 않도록 하자. 단, 초등학생 수준의 단순한 문장으로 쓰라는 얘기는 아니다.

 

 글을 쓸 때는 항상 네 가지를 고민한다. 문제의 출제자가 원하는 답은 무엇이었을까? 논리적 흐름이 체계적이려면 어떤 식으로 전개해야 할까? 남들과 다르게 차별화된 개성 있는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글을 쓰고 나서는 소리 내서 읽어봐야 한다. 내 글이 자연스러운가? 확인하기 위해서다.

 

자기가 쓴 글은 가능하면 여러 사람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해야 한다. 자기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좋은 피드백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부모님 친구 선생님 등등 주변 사람들을 총 동원해보자. 그들도 기꺼이 여러분을 도와줄 것이다.

 

 

도움이 되셨다면 위의 추천버튼(손가락)을 한 번씩만 꾸~~욱!!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