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공부비법

■ 중학교 열등생이 고등학교 우등생 된 이야기

 

중학교 때는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않다가 고등학교 때 더 잘하는 친구들이 있다. 본인처럼 고등학교 가서 고생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당연히 고등학교 때 더 두각을 나타내는 친구들도 있는 것이다. 그런 친구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갑자기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지금은 판사로 일하고 있는 내 중학교 동기가 생각났다. 그는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는데 중상위권 이기는 했지만 공부로 인정받을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았다. 대충 평균 85~88점 잘 나오면 90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 성적이 단계적으로 오르더니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그리고는 졸업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의 중학교 때 모습만 기억하는 많은 친구들은 아직도 그가 판사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한다. 하지만 그와 얘기를 나눠보니 그럴만한 자격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참고로 이 친구 아이큐는 128이다. 머리가 좋아서 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은 이 친구의 보이지 않는 노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만약 여러 가지 공부 여건이나 상황, 배경 등이 내 친구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경우를 찾고 싶다면 주저 없이 장승수 씨의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라는 책을 추천한다.

 

내 친구가 해준 얘기들은 수긍이 가는 말들이었다. 그는 중학교 때까지는 노는 게 좋아서 자기 공부시간이 많지 않았다. 매일같이 친구들과 농구하고 학교 끝나면 놀러 다녔다. 당연히 성적이 잘 나올리 없다. 어려서 외국에 살다 와서 영어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그가 중학교 때 성적이 좋지 않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수학이었다. 수학을 공부하면 재미있고 어려운 문제를 풀면 기분이 좋아서 수학만큼은 열심히 했다. 그러나 수학만 좋아 하다 보니 얼마 안 되는 자기 공부시간으로는 다른 과목에 소홀해 졌고 결국 전체적인 성적이 별로였다. 수학도 중학교 시험에 맞는 공부는 안 해서인지 꼭 몇 개씩 틀렸다. 어려서부터 책은 좋아해서 잘 읽는 편이었다. 중3이 끝나갈 무렵 문득 고등학교 생활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수학책을 구해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놀던 시간도 줄여나갔다. 영어는 기본이 되어 있고 수학은 원래 재미있어 하던 터라 영어 수학 공부에 빠져들었다. 고1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성적은 결국 고2때 문과 전교 1등까지 오르게 되었다. 서울 법대 현역 합격은 물론 사법고시도 그 여세를 몰아 합격했다.

 

물론 중간중간에 고비나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중학교 때보다 열심히 자기 스스로 공부를 한 것과 중학교 때 학교 공부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심화학습을 했던 게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특히 중학교 때까지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너무 많이 공부해서 질려버리는 일이 없었으므로 고등학교 가서는 마음잡고 공부만 할 수 있었다. 오히려 특목고에 가기 위해 중학교 때 이미 공부에 질려버린 친구들이 안쓰러웠다고 한다.

 

그 친구가 해준 조언은 이랬다.

‘중학교 때 너무 공부를 많이 해서 질려버리면 고등학교 때는 열심히 하기 힘들 것 같다. 중학교 때는 학교 시험 성적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기가 관심 있고 재미있는 과목을 열심히 제대로 된 방법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그래야 질리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어쨌든 수학은 고등학교를 대비해서 많이 해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학원이나 과외의 도움을 받아도 결국 공부하는 건 내가 아닌가. 아마 중학교 때부터 길러온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고등학교 때 좋은 결과뿐만 아니라 사법고시 합격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이유 없는 결과는 없다. 중학교 때보다 고등학교 때 더 잘하는 친구들도 그만한 준비와 노력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노력과 준비란 것은 다른 게 아니라 고등학교 때도 통하는 제대로 된 공부법과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인 것이다. 여러분도 그런 노력과 준비를 해보자. 고등학교 우등생, 남의 얘기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