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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날씨도 좋고 미세먼지도 없는 날이라 놀이터에 나갔어요.

저희는 2년마다 꼬박 꼬박 이사를 다닌데다 7살 손탄스키가 기존에 다니던 유치원을 좀 멀리 다니고 있어 아직 동네 친구가 없어요.

이사온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 동네 친구를 사귀지 못했어요.

손탄스키와 함께 놀이터에 갔는데 마침 7살 세명의 친구가 놀고 있는 거에요.

친해지지는 않았지만 놀이터에서 가끔 본 적은 있어서 엄마와 아이들끼리 얼굴은 알고 인사 정도는 했었거든요.

부모님은 멀리 벤치에 있는듯 하고 아이들끼리만 모여서 앉아있길래 주뼛거리는 손탄스키를 데리고 가서 아이들에게 인사를 시키고 같이 공 놀이 하자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너무 매몰차게 자기들끼리 놀아야 하니까 저리 가라고 하는 거에요.ㅠㅠ

3명 중 2명은 제가 놀이터에서 가끔이지만 볼 때마다 간식도 주고 그 엄마들에게도 아이에게도 나름 친해지려고 노력했었기 때문에 그 아이들도 저와 손탄스키 얼굴을 알텐데 차갑게 이야기 하는데 말문이 막히더라고요. 

고작 7살인 아이인데 그 아이들의 냉랭한 반응에 제가 더 상처받았어요.

좋게 좋게 같이 놀자고 이야기 해 봤는데도 자기들끼리 놀아야하니 저리 가라고 이야기 하는데 저도 기분이 상해서 더 이야기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싫다는데도 그 아이들과 놀고 싶다는 손탄스키를 겨우 달래서 다른 놀이터로 갔어요.ㅡ.ㅡ;;;;

울적해하는 손탄스키를 달래주려고 그네도 태워주고 한참을 몸놀이를 해줬는데 결국 울음이 터져 서럽게 우는데 저도 같이 울뻔 했어요.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저도 손탄스키도 몰랐던 거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린 아이들이 너무 냉랭하게 행동하며 거절하니까 말을 더 이상 못 붙이겠더라고요.

손탄스키가 이렇게 슬퍼하는데 고자질하는 거 같긴 하지만 멀리 있는 엄마들한테 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같이 놀게 해 달라고 부탁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내일이면 또 그 아이들을 동네에서 볼 텐데 마음같아서는 못본 척 쌩~하고 싶지만 그래도 가서 인사하고 다음에는 사이좋게 같이 놀자고 이야기 해야 되겠지요? 

괜히 속상한 마음이 들어 손탄스키에게 너무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