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친정부모님의 과도한 애정으로 완전 늦둥이로 태어났어요.

그래서 친정엄마는 현재 81세, 큰언니는 60세, 작은언니는 54세..

친구네들 보면 언니나이가 엄마뻘임.

저의 친정엄마는 언니들에게도 그랬었는지 아님 내가 늦둥이라 그랬었는지 몰라도

간섭의 대가(?) 셨답니다.

자식의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생각하시는 타입.

언니들의 간섭도 만만찮았지만 내가 5학년때 큰언니 결혼해서 떠나고 중학교 1학년때 작은언니가 결혼해서 떠나고

같은 해 가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답니다.

하여튼 우리 어머니 같은 경우는 정도가 많이 지나쳤어요.

전 습관이 들어서 초등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일기를 적고 있어요.

그런데 고등학생쯤 되니까 엄마가 일기를 훔쳐보는게 싫더라구요.

숨겨놓고 가니까 방을 구석구석 뒤져서 찾아내서 읽고야 마는 그 집념.-_-

한번도 엇나간적 없는데 왜 그렇게 감시(?)를 하는건지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그 뒤로 일기장을 학교에 들고 다녔더니 이젠 내가 잘때 몰래 들어와 읽으시더라구요.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그렇게까지 기를 쓰고(?) 일기를 보는 분들은 없더라구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저녁에 잠들기까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잔소리 퍼레이드~~~

내가 완전히 어른이 되면 저러지 않으실까 했는데

나중에 직장인이 되어서도 여전하시더라구요.

회사를 다니고부터는 일기뿐 아니라 지갑도 뒤지셨어요.

경리파트였는데 윗사수가 여름휴가 가면서 공금관리를 일시적으로 내가 맡게 되어 집에 들고 간적이 있는데

밤에 몰래 가방을 뒤지고는 자는 사람 깨워서 이게 웬 돈이니? 어디서 이렇게 많은 돈이 났니 추궁을 당한적도

있답니다.

그때의 어이없음이란....-_-

엄마한테 몇번이나 몇십번이나 그러지 말라고 얘기를 했는데 아무 소용 없었죠.

나중엔 엄마의 행동들이 숨막히기 시작했고 "엄마에게서 벗어나는 길은 결혼뿐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찌어찌하다가 결혼을 했는데....엄마의 밀착감시로부터 해방되었다 한숨 돌렸더니

남편도 엄마 못지 않다는..;;;;

계속 일을 나갈때는 그런 점이 부각되지 않아서 완전 속고(?) 살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서 집에 죽~~ 같이 있다보니 숨겨졌던 면면들이 ....-ㅁ-

요고이 내 팔자련가 봅니다.ㅠㅠ

어쨌든 지금도 전화상으로 엄마와 대화할때면 서로 죽고못사는 애틋한 모녀지간인데

엄마가 그립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내가 내려가든지 엄마가 올라오시든지 같은 공간안에 있으면 딱 두시간 반갑고 그 후부터 으르릉

거리게 된다는거..;;;

떨어져 있었던 만큼 엄마의 단전(?)에 쌓이고 쌓인 몇갑자(?)의 잔소리 내공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죽음이죠잉~@.@

친정엄마 올라오신대 하며는 어김없이 남편이 하는 말

"제발 장모님하고 싸우지 좀 마라?" 이 한마디!!

이번에야말로 평화적으로 지내리라 굳고 굳은 결심도 엄마한테 청각고문을 당하다보면 인내심에 금이

와자작~~

그러다가도 엄마가 내려가시고 나면 30분도 안되어서 엄마가 또 그립고.

남편은 그런 제가 보기만 해도 웃긴다네요.;;

엄마도 연세가 꽤 있으시고 속상하게 안해드려야지 하면서도 두시간을 못넘기게 돼요.

오늘도 서로가 너무너무 애틋한 모녀모드로 통화를 했어요.

온라인으로만 이상적인 관계인 우리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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