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입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강화되며 흔히 스펙이라고 불리는 비교과 영역의 경력기에 관심을 갖는 수험생 및 부모님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학사정관 전형과 관련하여 학과적합성에 맞는 스펙을 쌓기란 결코 쉽지가 않지요.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기존의 스펙거리들은 이미 기존부터 열심히 준비해온 학생들이 많기에 수상이나 임원 등 실적으로 인정될 만한 경력을 쌓기가 매우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스스로 스펙거리를 만들어내는 경우들이 급증하고 있기에 이에 대한 주의경보를 울립니다.

속칭, 들러리 모집용 사설 경시대회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는 모의UN을 들 수 있습니다. 주최기관을 보면 청소년OOOO위원회 등 그럴싸한 이름의 단체가 주최를 하고 있고, 유명 대기업이나 대사관, 정부산하기관들이 후원단체로 표시되어 있지요. 행사 프로그램 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이나 외교관들이 참석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다 보니 많은 수험생 및 학부모님들께서 해당 대회가 정부 산하기관에서 청소년들의 교육진흥을 목적으로 공식 진행하거나 후원하는 행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오해일 뿐입니다. 주최자들이 이러한 오해가 발생하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들의 들러리들을 더 많이 모집하기 위해서요.

소위 위와 같은 대회들은 내신의 어려움으로 인해 수시전형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특목고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로, 외고나 국제고, 자사고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 대회로 자신들이 외국어에 강하다는 강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하여 주최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대회들의 경우 대부분은 임원 및 수상자가 이미 내정되어 있지요. 기존의 대회들에 출전할 수도 있지만 해당 대회에 출전해서는 임원이 되는 것과 수상을 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입을 맞춰서 대회를 만들어낸다라는 것입니다. 자기들끼리 실적을 미리 나눠가진 후 들러리들을 모아내는데 성공하면 손 쉽게 멋진 스펙을 하나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행위가 다른 학생들을 기만하는 행위임을 명확히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런 달콤한 유혹에 빠져드는 것이지요. (나만 잘 되면 된다라는 이기적인 마인드를 가진 학생들도 많고요.)

그래도 학생들이 그런 대회를 조직하고 운영한다라는 것이 정말 대단하지 않냐고요?

과연 그런 대회를 정말 학생들만의 힘으로 조직하고 운영하는 것일까요? 아무리 사소한 대회라고 할지라도 대회를 기획하고 조직, 운영, 홍보, 섭외 등을 한다라는 것은 막대한 시간과 정력이 소요되는 일인데, 공부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금쪽같은 시간을 할애해가면서 대회를 주최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해당 대회들이 호텔의 컨벤션룸이나 기업의 연수원 등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장소에서 진행이 되는데 그 비용이 학생들의 용돈으로 충당되는 것일까요?

대부분의 들러리 모집용 사설 경시대회의 뒤에는 힘 있는 부모와 사교육업체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힘 있는 부모와 사교육업체들이 손을 잡고 대회를 주관하면서 자신의 아이를 앞 면에 내세우는 것 뿐이지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들을 들러리 세우려는 이름만 번듯한 들러리 모집용 사설 경시대회들이 너무 많습니다. 내 아이를 위해서 다른 아이를 희생시키려는 욕심을 부려서도 안 되겠지만, 내가 속는 것인지도 모르고 속아버리는 실수를 해서도 안 되겠지요. 결국 그 실수도 스펙에 대한 욕심과 입시에 대한 무지 때문에 발생하는 것일테니까요. 속이는 사람만 나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속지 않도록 과도한 욕심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입시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춰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추신 1. 누구나 부모라면 내 자식이 그 어떤 작은 스펙이라도 하나 더 쌓아서 조금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어떤 일이라도 돕고 싶을 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내 아이가 성공할 수 있다면 다른 학생들의 피해를 선의의 희생이라고 생각하고 싶겠지요. 그리고 그런 식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은 분명히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우리나라의 지도층 인사로 자라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 과연 그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이끌어갈지 상상만으로도 너무 끔찍하네요.

추신 2. 안타깝게도 우리 스홀 가족들 중에도 매년 이런 들러리 모집용 사설 경회대회를 주최하시는 분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스홀 가족들을 낚으러 스홀에 오시지요. 그러나 캉쌤이 그런 일을 좌시하지 않다 보니 캉쌤과 마찰을 빚는 부모님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왜 남의 집 아이 인생을 가로막냐며 온갖 욕설을 퍼부으시기도 하고, 고입 때 도움을 줬으니 대입 때도 좀 도와달라고 읍소하기도 하시지요.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가슴이 참 답답해집니다. 죄송하지만 캉쌤은 그 아무리 욕을 먹고 협박을 당하고 읍소를 하실지라도 귀 댁의 자녀를 위해 다른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앞으로도 계속 방관하지 않겠습니다. 그것은 선의의 희생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기만하는 행동일 뿐이니까요. 여러분의 자녀가 왕이 되기를 원하신다면 왕답게 교육시켜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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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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