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아들의 여자친구와 이성교제
LV13 미르비비 ( 여, 학부모, 울산 울주군 )
조회 : 2437 | 덧글 : 10 | 추천 : 0 | 2012-07-01 오후 11:34:44
조회 : 2437 | 덧글 : 10 | 추천 : 0 | 2012-07-01 오후 11:34:44
중 3인 우리 아들.
현재는 여자친구가 없지만, 지금까지 세 명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아들의 첫 번째 여자친구는 다섯 살때 같은 유치원에서 다니던 인형같이 생긴 아이였습니다.
서울에서 울산으로 이사를 온 직후라 여러가지로 신경쓸게 많았는데 다행히 아들아이에게 호감을 보이는 그 아이가 있어서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는 유치원을 다녀온 아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엄마, 닭싸움은 어떻게 쓰는 거야?"
"닭 싸움? 왜 그 단어가 궁금한지 엄마에게 먼저 이야기 해 줄래?"
"오늘 받아쓰기 하는데 선생님이 혜원이는 닭싸움을 쓰라고 했어. 혜원이는 신기한 한글나라로 공부해서 책도 읽을 수 있어."
"그랬구나. 그래서 우리 아들이 기분이 별로였구나. 그럼 미르도 엄마랑 한글공부 할까?"
"응. 나도 닭싸움도 쓰고 책도 읽고 싶어."
그렇게 아들은 한글공부를 시작했고 일주일 만에 더듬더듬거리며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예쁘고 똑똑했던 아들의 첫번째 여자친구는 초등학교 입학 후 부산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점점 잊혀져 갔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서울의 친정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마침 영국에 살고 있는 대학선배가 아이들을 데리고 귀국을 해서 가족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선배는 특파원으로 영국에 갔다가 금발의 아가씨에게 반해 유학원을 차리고 정착해서 살고 있었습니다.
선배에게는 두명의 예쁜 공주님이 있었는데 우리 아들은 두살(우리나라 나이로)연상의 금발소녀 비엔나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두 아이는 메일을 주고 받으며 서로에게 필요한 언어 공부도 하면서 싸이질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2년 정도를 알콩달콩한 관계를 유지했었는데 우리 아이보다 빠른 성장을 하던 비엔나에게 진짜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다행히 우리 아들도 자신보다 덩치도 크고 나이도 많은 비엔나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비엔나 덕분에 우리 아들은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열심히 공부도 했었답니다.
제가 시골에 살다보니 서울에 있는 친구들이 방학이면 가족여행을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20분 거리에 바다도 있고 계곡도 있어 며칠은 재미있고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어 대부분 여름에 오는데 고등학교 동창이 어떻게 제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그때가 우리 아들이 초등 5학년때 였는데 제 친구 딸은 초등 6학년 이었습니다.
당시 우리 아들은 책을 많이 읽고 시사토론에 관심이 많아 또래보다는 생각도 깊고 말주변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친구의 딸은 평범한 외모지만 자기주장이 똑부러지고 야무진 총명한 아이였습니다.
친구의 딸은 국제변호사가 되기 위해 민족사관 고등학교나 외고에 진학하기 위해 특별관리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미래에 대해 확실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친구들을 보지 못했던 우리 아들에게 친구의 딸은 대단한 존재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 아들의 이상형이 하루 아침에 변했습니다.
두 아이는 문자를 주고 받고 가끔 통화도 하면서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교환했습니다.
방학 때는 서로의 집을 오가며 같이 그림도 보러 다니고 여행도 가고 했었는데 친구 딸아이가 민사고를 준비하면서 관계가 소홀해지더니 입시에 실패한 이후 필리핀으로 유학을 가면서 연락이 끊겼습니다.
친구 딸 덕분에 우리 아들은 정신적으로도 성숙했고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도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답니다.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이성교제는 독약입니다.
하지만, 더 분명한 것은 부모가 마음대로 아이들의 감정을 함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 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감정의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성간에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몰라 TV에서 본 대로 무조건 따라 하거나 어른들의 흉내를 냅니다.
이성교제를 할 땐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어떻게, 어느 정도 표현 하고, 어떤 방법으로 어디에서 데이트를 해야하는지, 상대방과 그 가족에게 어떤 예절을 지켜야 하는지 배운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엄마와 아빠의 연애담을 들려주는 것은 가장 좋은 교육방법입니다.
처음에 어떻게 호감을 갖게 되었고, 누가 어떻게 고백을 했는지, 언제 처음 손을 잡고, 사랑이란 감정의 확신은 어떻게 갖게 되었는지, 첫키스는 어디에서 했고 그 느낌은 어땠는지, 부모님에게 언제 상대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상견례를 했는지, 프로포즈는 어떻게 하고 결혼에 이르게 되었는지 차근차근 상세하게 들려주세요.
뜬금없이 갑자기 성교육을 시킨다고 옆에 앉혀서 어색하게 하는 것은 절대 하지마세요.
같이 드라마를 보다가 사랑고백 장면이 나오거나, 키스 장면등이 나올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보세요.
좋아하는 것은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별다른 제약없이 그만 둘 수 있지만 사랑은 일방적이면 안되고 두사람이 동등한 조건에서 비슷한 감정을 갖고 합의하에 시작하여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꼭 알려주세요.
성에 대한 기초지식과 이성교제에 대해 가르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람은 우리 부모들입니다.
소를 잃으면 다 잃은 것입니다.
우리 모두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우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미리 관심을 갖고 지켜보며 현명하게 대처하는 부모가 되어야 겠습니다.
이 글을 추천해주세요.
| 덧글(10) | 덧글쓰기 | 카톡 보내기 |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덧글입니다.
LV13 미르비비 (여,학부모,울산 울주군)
2012-07-02 오전 10:48:26
우리 가족도 간절곶 등대에서 1박하는 체험을 한 적 있어요.
경쟁이 무지 치열했던 기억이~ 있네요. ^^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주말에 밭에 갔다가 휘리릭 바람쐬러 자주 간답니다.
경쟁이 무지 치열했던 기억이~ 있네요. ^^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주말에 밭에 갔다가 휘리릭 바람쐬러 자주 간답니다.
LV∞ 열공서포터
(여,운영자,경기 성남시 분당구)
2012-07-02 오전 1:25:47
우와~정말 멋진 여자친구들 이었네요.
미르비비님께서 평소 아드님을 잘 교육시키고 준비시키셨기에
여자친구들 모두 좋은 영향만 끼쳤던 것 같아요.
캉쌤주니어도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던 어린이집에 빨리 적응하는데
예쁜 여자친구의 도움이 무척 컸었거든요.
그래서 많이 많이 공감이 갑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미르비비님 말씀처럼 미리 미리 준비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며 충분한 교육을 시킨다면 이성교제가 무조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미르비비님께서 평소 아드님을 잘 교육시키고 준비시키셨기에
여자친구들 모두 좋은 영향만 끼쳤던 것 같아요.
캉쌤주니어도 과연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던 어린이집에 빨리 적응하는데
예쁜 여자친구의 도움이 무척 컸었거든요.
그래서 많이 많이 공감이 갑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미르비비님 말씀처럼 미리 미리 준비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며 충분한 교육을 시킨다면 이성교제가 무조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LV13 미르비비 (여,학부모,울산 울주군)
2012-07-02 오전 10:51:39
남자들은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
캉쌤쥬니어는 벌써부터 바람직한 이성교제(?)를 하고 있으니 열공님 속을 뒤집는 일은
앞으로도 절대 없을거네요.
무엇이든지 첫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캉쌤쥬니어는 벌써부터 바람직한 이성교제(?)를 하고 있으니 열공님 속을 뒤집는 일은
앞으로도 절대 없을거네요.
무엇이든지 첫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LV6 뜻과길 (여,학부모,서울 영등포구)
2012-07-02 오전 10:58:51
고1인 아들에게 작년부터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현재 미국유학중으로 얼마전 잠시귀국을 한 상태에요.
덕분에 아들은 기말시험을 앞두고
오랜만에 만난 여자친구때문에 마음이 콩밭에 가있답니다..
반대하면 더 일탈할테니
여자친구에게 자랑스러운 남자친구가 되자고
은근하게 시험공부를 독려하지만 참 어렵습니다...
현재 미국유학중으로 얼마전 잠시귀국을 한 상태에요.
덕분에 아들은 기말시험을 앞두고
오랜만에 만난 여자친구때문에 마음이 콩밭에 가있답니다..
반대하면 더 일탈할테니
여자친구에게 자랑스러운 남자친구가 되자고
은근하게 시험공부를 독려하지만 참 어렵습니다...
LV13 미르비비 (여,학부모,울산 울주군)
2012-07-06 오후 3:01:38
선배맘들의 조언에 따르면 그냥 두는게 제일 돟다고 하더군요.
이성교제도 사춘기도 빨리 왔다 지나가는게 공부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너무 지나친 간섭과 관심은 금물이라고 이야기 하던데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명하게 대처하고 계시는 뜻님을 보고 오늘 또 한 가지를 배우네요. ^^
이성교제도 사춘기도 빨리 왔다 지나가는게 공부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너무 지나친 간섭과 관심은 금물이라고 이야기 하던데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명하게 대처하고 계시는 뜻님을 보고 오늘 또 한 가지를 배우네요. ^^
LV8 마님!!! (여,학부모,경기 부천시 원미구)
2012-07-02 오후 5:18:12
발전적인 이성교제를 했네요.. 우리 딸도 남자친구를 두번 사귀었는데 그때마다 자세히 진행 경과(?)를 얘기해주어서 부모로서 갖는 불안함이 없었거든요.. 앞으로도 부모에게 자신의 이성 친구에 대해 지금처럼 얘기해주면 좋겠는데... 좀 더 크면 말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LV13 미르비비 (여,학부모,울산 울주군)
2012-07-06 오후 3:06:50
부모님에게 이성문제에 대해 오픈되어 있는 아이들은 과하게 일탈하지 않는 답니다.
아이의 이성교제에 대해 적당한 관심과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잘 조합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을 갖은 책임이 있잖아요.
아이를 믿고 노력하면 크게 상처받는 일은 없으리라 믿어 보네요.
아이의 이성교제에 대해 적당한 관심과 무관심한 듯한 태도를 잘 조합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을 갖은 책임이 있잖아요.
아이를 믿고 노력하면 크게 상처받는 일은 없으리라 믿어 보네요.
LV2 태수아범 (남,학부모,경기 파주시)
2012-07-04 오후 4:47:25
그러게 말입니다.정상적인 과정을 부모님잣대에서 보는것이 아닌지? 저도 소통하면서 잘 관리 해야겠네요
LV13 미르비비 (여,학부모,울산 울주군)
2012-07-06 오후 3:10:21
사랑에 유독 관심이 많고 이성교제에 집착하는 아이들은 부모로 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더군요.
아이를 듬뿍 사랑해주고 아이의 입장에서 접근하면 별문제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리라 믿네요. ^^*
받지 못한 경우가 많더군요.
아이를 듬뿍 사랑해주고 아이의 입장에서 접근하면 별문제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리라 믿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