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울 아들 기말고사 첫날이에요.

4교시까지 하고 아빠가 데리러 갔는데 현관문 밖에서부터 아빠의 잔소리가 들리더군요.

오늘 결과가 별로인가보다..생각했는데 수학에서 5문제를 그냥 찍었답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자 비워~ 이미 지난일 갖고 애한테 스트레스 주지 말고 남은 시험이라도

잘 보게 하자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데 이 아들놈 아주 해맑은 얼굴로 말하네요.

"엄마, 저 우리반 친구 두명하고 개그클럽(?) 만들었어요"

또다시 회원이 추가되려면 현재 기존회원 3명의 만장일치로 찬성이 되어야 하고,

가입 조건은 유머감각이 있어야 하고 공부도 잘해야 한다나...

수학에서 5개나 찍었다는 놈이 할소리가 아닌것 같은데 말이죠.

그것도 셤이 끝난 것도 아니고 아직 이틀이나 더 남았는데 개그클럽을 만들었다니..-_-

저번부터 유행가 곡에다 학교상황을 풍자하는 가사를 붙여서 학교에서 전파(?)하고 다녀

친구들이 많이 웃고 재밌다고 2탄, 3탄도 만들어달라고 했다더군요.

그래서 시험공부보다 노래 개사를 더욱 열심히 했더랍니다.

흐이구...

초등학교 졸업할때도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이 한마디씩 적어준 종이를 보니

95%가 일년동안 재미있었다..웃겨줘서 고마웠다 이런 내용들이었습니다.

밖에선 맨날 실없는 소리나 하고 있나봐요.

기말고사에 대해선 일절 간섭하지 않는 대신 결과에 따라 명백한 상벌이 있을거라는 아빠의 말도 잊었는지, 아빠가 쓱쓱 갈고 있는 무형의 칼이 느껴지지도 않는지..

개그클럽에 대한 열성만 보이고 있네요.

아들아...미리 명복을 빌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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