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지냈던 대학동창이 있습니다. 대구 출신인데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여  그래도 명문대라는 곳에 들어 왔고  대학졸업 후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또 자신의 월급으로 동생들을 뒷바라지하여 동생 둘을 서울대와 육사에 보내고 졸업시킨 존경받을 만한 친구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고집은 아주 쇠심줄이지요.

그렇게 열심을 내던 친구도 자식 만큼은 마음대로 안되는지, 첫째딸은 초등 졸업 후 "앤,공부가 거의 바닥이야. 일반 학교보내면 안될것 같다"라는 말고 함께 미국식교육을 시켜준다는 대안학교를 전전 시켰지만 결과가 영 신통치 않았습니다.  (그 이후 대안학교에 대한 super-anti가 되었지요)

모임에서도  아이들 교육 얘기 나오면 짜증을 내기도 하고...  그래서 친구들도 그 친구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는 가급적 아이들 얘기 안하는 분위기...

그런데 둘째딸은 공부 잘한다하고  상위권에 들어간다더니 친구도 밝아지고 덩달아 말도 많아지고....

 그친구가 찾아 왓습니다.

"친구야!, 내신과 수능 공부가 다르나? "

"요새는 다르다. 왜 그런질문 하는데?"

"우리 아(경상도)가 내신은 전과목 1등급인데 모의고사가 3등급이 나와서,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싶어서 왔다 아이가. 그럼 학교 공부하고 수능 준비 하고 다르단 말이가?"

"그래 우리가 학력고사 치던 때와는 달라. 그때는 대부분 학교내신성적이 학력고사점수와 비례했고 학교공부 열심히 하는게 학력고사준비하는거 였는데 이제는 안 그렇다"

친구는 난감한 표정이  되더니

"아 그래서 우리 딸아가 그리 보챘구나. 지난 방학때 부터 수능대비 학원이라는 데를 다녀야겠다고 얘기하는데, 난 학교공부 열심히 하면 된다고 딱 잘라버렸더니..."

의외로 학력고사 출신 부모님들 가운데는 제 친구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 모든게 cover되면 좋을텐데요...  (가만 우리때는 그랬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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