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모유를 끊느라 힘이 들었는지 캉쌤 주니어가 병이 났어요.
지금껏 감기 한번 안 걸렸었는데...

모유 못 먹는다고 밤새 우느라 목도 쉬고 기운 없이 꺼어이 꺼어이 우는 모습이 가슴 아팠는데
주말 내내 누~런 콧물이 줄줄 나면서 기침을 하더라고요.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오늘 아침 새벽부터 차비를 하고 병원에 갔어요.
병원 진료시간이 9시 30분인데 9시도 안되서 병원에 갔죠.

근데 이미 소아과에 사람이 꽉~ 차서 앉을 자리 조차 없더라고요.
12kg에 육박하는 캉쌤 주니어를 안고 1시간 30분 걸려 진료 5분 받고 오는데 왜 이리 기분이 울컥한지요.

환절기 감기라 애들 증상이 고만 고만 하다 보니 의사도 지쳤는지 뭐 묻지도 않고
형식적으로 몇마디 이야기 하더니 약 처방해 줄테니 약 먹이고 상태 봐서 또 오라고 하더라고요. ㅡ.ㅡ;;
뭐 좀 물어보려 했더니 뒤에 사람들이 칼 눈 뜨고 쳐다봐서 물어보기도 힘들더라고요.
왜 문을 열어놓고 진료를 하는 건지...;;;;

처방전 들고 병원 건물 1층에 있는 약국에 갔는데 의외로 약국은 한산하더라고요.
처방전에 약이 5~6가지 되길래 먹이는 방법 좀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약에 써있다고 읽고 알아서 먹이라네요.
사실 캉쌤 주니어가 한번도 약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 제가 잘 몰라서 설명을 부탁 했거든요.
가루약도 있고 물약도 3~4가지 되길래 다 섞여서 먹여도 되는지 용량이며 이것 저것 궁금한데
약 봉투에 약 딱 담더니 귀찮다는 듯 눈도 안 마주치더라고요.

"흐미...장사가 너무 잘되서 의사랑 약사랑 미쳤는갑다!" 이러면서 울컥 울컥 하며 집에 왔네요.

집에 왔더니 애는 멀쩡한데 제가 병날 거 같아요.
뭐라 앞에서 한마디라도 해주고 올 것을 할말 못하고 꼭 뒤에서 속상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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