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정 엄마가 잠시 다녀가셨거든요.

집도 좁은데 애기 물건들이 쌓여있다 보니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떼쟁스키에 이어 손탄스키까지 입고 헤질대로 해진 옷들을 좀 정리하기로 했어요.

형이 입고 물려받을 옷들이라 너무 낡아서 누구 줄 수도 없고 해서 버리려고 하는데

친정 엄마가 깜짝 놀라서 화를 막 내시는 거에요.

배냇저고리랑 몇가지는 잘 챙겨둬야 한다면서요.

저는 그냥 다 버리려고 했거든요.

배냇저고리도 하나 사준 것이 없어서 다 분유회사 마크가 찍혀 있거나 병원 이름이 찍혀 있거든요.

보관하려고 생각했으면 이쁜 배냇저고리 하나 사서 입힐 것을...

그냥 태어나고 병원에서 입혀준 거랑 분유회사에서 판촉물로 나눠준 걸로 버텼거든요.

손탄스키는 그나마도 형이 입던 걸 물려받아 입어서 흥부 아들내미 처럼 입고 지냈었고요.

그래서 별로 보관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보관할 생각도 없었는데

친정 엄마가 나중에 장가갈 때 줘야 한다며 펄펄 뛰시네요.

근데 왜 내껀없냐는 물음에 별 말씀 없으셨지만..ㅡ.ㅡ;;

제가 정말 너무 무심한 엄마인가요?

이번에 여기 저기서 물려받은 가제수건도 너무 많아서 행주로 쓰려고 했더니

그것도 뭐라 뭐라 하시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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