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 부모님들을 상담하다 보면 특목고나 자사고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 계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되요. ‘특목고나 자사고에 가면 못 가도 연고대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특목고, 자사고에서 중경외시는 대학으로도 안 친다’라고 생각하시면서요.

(초중 부모님들을 상담해보면 대부분의 분들이 대학의 마지노선을 서성한이라고 이야기 하시지요. 고3 부모님들을 상담해보면 건동홍만 가도 소원이 없겠다는 분들이 태반인데도요. 아직 입시현실을 잘 모르시는 초중 부모님들은 꿈과 희망이 가득하다고 할까요? 하긴 저희집 9살 아들은 하버드를 가겠다고 하네요. 하버드를 동네 중학교쯤으로 알고 있다라는... ^^;;;)

그런데 ‘특목고/자사고가 대학진학에 유리하다’, ‘대학은 특목고/자사고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는 사교육업체에서 퍼트린 마케팅 문구에 불과해요.

특목고/자사고의 대입실적이 뛰어난 이유는 특목고/자사고가 대입에 더 유리하거나, 대학이 특목고/자사고를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거든요. 대학은 우수한 학생을 좋아할 뿐 그 학생이 어느 학교 출신인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지요. 그런데 명문대 합격생 중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이 많다 보니 아전인수 한 것이지요. ‘부모와 사이 좋은 아이들이 공부도 잘 한다’라는 식으로요. 사실은 공부를 잘 하니까 사이도 좋은거잖아요.

즉, 특목고, 자사고에 진학해서 대학에 잘 간 것이 아니라 대학에 잘 갈 학생들이 특목고, 자사고에 모여있는 것이지요. 그 아이들은 일반고에 갔어도 대학에 잘 갔을 아이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대입실적만 놓고 어떤 유형의 학교가 대입에 더 유리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폐가 있어요. 전형적인 아전인수가 될 수 있거든요.

다만,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는 교육환경은 물론이고 대입전략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학교를 선택할 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하지요. 이 때는 학교의 유형이 아니라 내 아이와 궁합이 맞는 학교를 선택해보세요. 옷을 살 때도 옷에 사람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맞는 옷을 찾는 것처럼요.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나한테 잘 맞는 옷이 제일 편하잖아요.

그리고 학교 유형에 상관없이 아이들의 학습량을 최대한 끌어올려보세요. 입시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는 학교 유형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습량이거든요. 일반고에서 일반고처럼 공부하니까 대학가기 어려운거지 일반고에서 특목고나 자사고처럼 공부하면 대학가기는 더 쉬워지니까요. 내신이라는 엄청난 무기를 가지고요.

따라서 특목고/자사고에 갔다고 해서 너무 안심하셔도 안 되고, 특목고/자사고에 못 갔다고 너무 불안해하실 필요도 없어요. 특목고/자사고/일반고는 각각 그들 나름의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학교의 유형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량이랍니다. ^^

추신 1. 특목고나 자사고도 학교별로 교육과정이나 대입전략에서 큰 차이를 보여요. 따라서 고교 유형을 보지 마시고 개별학교의 교육과정과 대입전략을 꼼꼼히 확인해보세요. 이게 정말 같은 유형의 학교가 맞나 싶을 정도로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되실 거에요.

추신 2. 특목고/자사고 학생들의 엄청난 수능 실력을 보고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이렇게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쟤들은 내신 관리가 얼마나 힘들면 수능에 올인할까?’

추신 3. 애써 좋은 학교를 골라놔도 애가 공부를 안하니 어쩌냐고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옆집 애도 똑같답니다. ^^;;;

(아이들은 자기가 공부할 양을 친구들에게 맞추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애들한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면 ‘다른 애들은 다 노는데 왜 나한테만 공부하라고 하냐?’고 반항할 때가 있잖아요. 친구들은 다 노는데 자기만 공부하려니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특목고/자사고의 가장 큰 장점은 교육과정이나 대입지도 노하우가 아니라 공부 분위기가 아닐까 싶어요. 특목고/자사고 아이들은 놀고 싶어도 친구들이 다 공부하고 있으니 놀기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놀아도 마음이 불편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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