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캉쌤이 7월부터 출연하는 프로가 변경되었어요. 6월까지는 KBS 1라디오의 생방송 정보쇼에 매주 토요일 오후에 출연했는데, 7월부터는 KBS 1라디오의 생생 라디오 매거진에 출연하게 됐거든요. 40개월간 출연하던 프로를 떠나 새로운 곳으로 옮기려니 만감이 교차하지만 새로운 프로에서도 좋은 정보 많이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강명규쌤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10분에 KBS1 라디오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

 

1. 학부모 상담을 많이 하실 텐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뭔가요?

 

-> 부모님들한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도대체 애를 어떻게 키워야 되나요?’라는 질문입니다. 이게 궁금해서 묻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너무 답답해서 털어놓는 하소연이기도 하지요.

 

 

2. 그러면 뭐라고 대답하세요?

 

-> 곧바로 대답하기보다 역으로 질문을 하나 드립니다. 자녀교육을 양궁에 비유해서 부모라는 활이 자녀라는 화살을 쏴서 목표라는 과녁을 명중시키는 일이라고 할 때 부모라는 활과 자녀라는 화살, 목표라는 과녁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는 것이지요. 그러면 부모님의 교육철학을 알 수 있거든요. 아이를 키울 때 부모의 교육철학이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3. 셋 다 중요해 보이는데 어떤 대답이 가장 많이 나오나요?

 

->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은 자녀라는 화살입니다. 화살이 제대로 날아가야 된다는거죠.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책임을 아이한테 두는 겁니다. 다른 집 애들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데 우리 애는 도대체 왜 이런지 모르겠다면서요. 그런데 이런 분들의 특징은 아이들한테 불만이 조금 많다는 거에요. 나는 이것 저것 다 해줬는데 애가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서요. 그래서 아이를 바꾸고 싶어하세요. ‘상담도 내가 올게 아니라 아이가 왔어야 된다’면서요.

 

 

4. 화살도 중요하지만 부모라는 활이 잘 쏴주는게 더 중요하지 않나요?

 

-> 맞습니다. 화살보다 더 중요한게 활이지요. 화살이 제대로 날아가고 싶어도 활이 제대로 쏴주지 않으면 제대로 날아갈 수가 없으니까요. 이렇게 대답하는 분들은 평소에 자녀교육 강연이나 책을 많이 읽은 분들이세요. 그래서 자녀교육의 책임을 부모한테 두지요. 아이는 부모 하기 나름이라면서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과녁입니다. 우리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될지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아이를 어떤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지 구체적인 목표가 없기 때문이거든요. 과녁이 없으니까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쏴야될지 알 수 없어서 우왕좌왕하게 되는거죠. 그 와중에 애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니까 마음은 급해지고요.

 

 

5. 그러면 아이들을 교육할 때 목표부터 세워야겠네요?

 

->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해야 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우리 아이를 제대로 파악하는거죠. 아이를 이렇게 키워서 성공했다는 성공 수기를 읽고 우리 애한테 똑같이 해도 결과가 다를 때가 많아요. 그 이유는 아이가 다르기 때문이거든요. 게다가 자녀교육과 관련된 이야기는 미화되서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매년 대학입시가 끝나면 신문에 서울대 신입생 인터뷰가 실립니다. ‘부모님이 저를 믿어주셨어요’라고요. 그리고 기사 마지막에 ‘부모가 믿어주는 아이가 공부도 잘 합니다. 아이를 믿어주세요’라는 식으로 끝나지요. 그러면 이 기사를 읽고 많은 분들께서 ‘맞아, 애를 믿어줘야 되는데 내가 애를 안 믿고 너무 재촉했나 봐. 부모도 안 믿어주는데 누가 믿어주겠어’라며 자책하세요. 그러고는 아이를 믿고 기다리기 시작하지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공부 잘하는 애들은 믿어줘서 잘한 게 아니라 잘하니까 믿어준거죠. 그런데 이게 앞뒤가 바뀌어서 전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부터 파악해야 됩니다. 성적 뿐 아니라 성격이나 적성 등 우리 아이에 대해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지요. 이때 적성검사나 진로검사같은 객관적인 도구도 이용해보시면 좋아요. 상담하다 보면 부모님이 아이를 잘못 알고 계신 경우가 많이 보이거든요. 예를 들어 성격이 게을러서 나서는 것을 귀찮아한 것뿐인데 소심하다고 오해하는 식이지요.

 

 

6. 아이에 대해 파악했으면 다음에는 뭘 해야 되나요?

 

-> 나는 부모로서 어떤 사람인지 나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됩니다. MBTI 같은 성격유형검사나 부모자녀관계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지요. 인터넷에서 무료로 검사받을 수 있는 곳이 많거든요. 그래서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파악해보고 내 성격이나 교육관은 어떤지, 정신적/경제적 지원은 얼마나 해줄 수 있는지 현실적인 상황도 파악해야 됩니다. 자녀교육은 이상만 가지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7. 아이와 나에 대해 알았으면 이제 목표도 세워야 될 텐데 목표는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밀어주면 되나요?

 

-> 가장 좋은 것은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밀어주는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하고 싶은게 없는 애들이 많아요. ‘너는 나중에 무슨 일을 하고 싶니?’라고 물어보면 ‘몰라요’라고 대답하는 애들이 태반이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해주셔야 되요. 옛말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백견이 불여일행,  즉 백 번 보는 것보다 한 번 체험하게 해주는 겁니다. 판검사가 되라고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법원에 함께 가보고, 서울대에 가라고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서울대에 함께 가보는거죠. 우스개 소리로 ‘너는 아는게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라는 말을 종종 쓰는데 꿈도 아는게 많아야 하고 싶은게 많아지거든요. 하고 싶은게 생겨야 스스로 움직이게 되고요.

 

 

8. 애들을 어떻게 키워야 될지 혼란스러웠던게 목표가 없어서 그랬던거군요.

 

-> 맞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한 척의 배와 같아요. 360도 어디로든 갈 수 있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 배에 목적지나 항해계획이 없었던 겁니다. 배가 무사히 항해하려면 출발지와 목적지 그리고 치밀한 항해계획이 필요하듯이 자녀교육도 출발점과 목표점 그리고 진로계획이 필요하지요. 고등학교나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결국 직업을 갖기 위한 진로교육의 일환이니까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인생지도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을 세워야 됩니다. 17살의 김철수, 20살의 김철수, 그리고 30살, 50살, 70살의 김철수는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는거죠. 저는 이걸 미래일기 쓰기라고 부르는데 아이들과 미래일기를 써보면 내가 왜 공부해야 되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준비해야 되는지 알 수 있게 돼서 아이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하더라고요.

 

 

9. 아이들도 목표가 있어야 왜 공부해야 되는지 알 수 있어서 열심히 할 수 있겠네요.

 

->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알려주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물고기를 잡아야 되는 이유를 알려주는거죠. 그래야 아이들이 물고기 잡는 법도 열심히 배우고 실제로 물고기도 열심히 잡게 되니까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조금만 더 노력하면 얼마든지 더 잘할 수 있는데 그냥 대충하고 멈추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게 내가 왜 해야 되는지 모르니까 그냥 친구들이 하는 정도만 하고 멈추는거죠. 부모님도 어떻게 해야 될지 구체적인 방향제시를 못하시고요.

 

그래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될지 답답하신 분들은 오늘 당장 온가족이 둘러앉아 장기적인 진로계획을 한 번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게 우리 가족만의 교육철학이 돼서 일관성 있는 교육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른 것처럼 교육철학도 우리 가족에게 맞는 방법이 필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