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나고 최종 발표가 있었어요. 2차 심층 면접을 치루고 질문 내용으로 미루어, 어느정도 맘을 비우긴 했지만, 그래도 맘이 편치 않네요.  제가 너무 순진했던건지 아님 바보같았던 건지~~~, 이번에 졸업하면서 받은 내신은 1%정도 되는데 하나고 내신은 그만큼이 안 되어서 넣어도 될지 참 많은 고민을 했었고, 학교측에서 몇번이고 내신뿐만 아니라 학업계획서랑 면접을 중시해서 뽑는다고 강조했기에 그것만 믿고 무모한 도전을 했나봅니다.  1차 합격후 면접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사실 원서 준비하면서부터 몇 달의 시간동안 ㅠㅠ)   면접 질문 자체가 너무 형식적이었네요.  붙은 아이들은 학과와 관련된 심도깊은 질문들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는 학업계획서에 있는 내용들만 물어봤다고 해서, 사실 탈락을 예감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탈락하고 보니 처음부터 안 될 것인데 경쟁률만 높여준 것 같아 씁쓸하네요. 

밖에서 볼일을 보는 중에 아이 담임샘이 전화하셔서, 아이 다독여주라고, 우리 아이를 떨어뜨린 건 후회할 일이라고 위로해 주시더라구요,  부랴부랴 들어와보니 아이는 이불덮고 울고 있고 맘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수고했다 말하고 꼬옥 안아줬어요.  앞으로 열심히 해서 3년후에 웃으면 되고, 일반고가면 좀 더 내신받기도 좋고 선생님들 사랑도 받을 수 있다고 위로해 줬어요,  다행히 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서 인강도 듣고 하니 고맙더라구요.

머리가 아프다고 일찍 자리에 누운 아이를 보며, 아이앞에서 의연한 척했지만 맘이 편치 않네요,  물론 아이가 원했던 학교이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들을 얻은 좋은 경험이었지만, 왠지 처음부터 정해진 막다른 길을 꾸역꾸역 들어가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막다른 길임을 알게 된 느낌이네요. 아이에게 좀 더 현명한 다른 길을 일러주지 못한 듯한 미안함도 너무 크고요.  많은 예측에서 나왔듯이, 그리고 다른 특목에서 그랬듯이 결국은 상당부분 내신인 것을 , 차라리 우리 학교는 내신을 아주  많이 본다고 말했으면 원서를 안 냈을텐데~~~, 처음부터 정해진 결과인데 왜 미처 몰랐을까 싶기도 하고~~~한 번의 기회였는데, 이미 결과가 정해진 너무 무모한 도전으로 날린 것 같아 속상하네요.

면접에서 만회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  변별력있는 면접 질문 하나도 받아보지도 못하고, 결과를  정해놓고 한 의미없는 질문들에, 결국 1박2일이라는 긴 시간 내내 들러리로 있었을 뿐이었다는~~~

그냥 답답한 마음에 주절이주절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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