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성적 올리기 보다 힘든 일은 바로 부모의 욕심 내려놓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머리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사회가 어쩌고, 현실이 어쩌고 라는 변명을 늘어놓으며 결국에는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아이를 국영수로 채찍질 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성적이 쭉쭉 올라서 부모가 원하는 학교에도 철썩 붙고, 부모가 원하는 직업도 척척 가져주면 좋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많지 않고 오히려 부모와의 관계만 소원해지는 일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모에게 채찍질 당한 안 좋은 기억만 가슴에 안은채요.

부모가 자식에게 욕심을 내는 것이 나쁜 일은 절대로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가 자식에게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그 어떤 성직자나 교육자도 해내기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 아이들에게 욕심을 내고 있는 것 자체를 자책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것이 정말 우리 아이를 위하는 일인 것인지, 혹시 내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루게 하기 위해 아이를 몰아붙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인 중간고사 시즌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행복도 함께 고민해보시지요. 아이의 성적이 엄마의 행복일 수는 있겠지만 엄마의 행복이 아이의 행복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성공과 행복도 다른 존재일 수 있고요.

추신.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가 열심히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는가라는 노력의 정도이지 그 대상이 꼭 국영수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국영수로 행복한 아이도 있겠지만 음미체로 행복하며, 음미체로 살아갈 아이도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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