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만의 속도를 존중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옆집 아이와 우리 아이가 얼마나 다른 특성을 가졌는지 아는 일이다.

아이들의 특성을 존중하려면 먼저 성별에 따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편하다. 남자 아이는 대체적으로 산만하고, 에너지가 많으며, 흥미를 끄는 일이 생기면 물불 가리지 않고 몰두한다. 여자 아이는 얌전하고 성실하며 가만히 앉아서도 사물의 특성을 다 찾아내는 관찰력이 뛰어나다. 그러니 내성적이고 얌전한 여자 아이와 까불기 좋아하고 말 많은 남자 아이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언젠가 소설가 박완서 씨가 남녀의 차이에 대해 쓴 글을 본 적이있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를 데리고 명동에 나갔는데, 여자 아이는 엄마 손을 한번도 놓지 않고 엄마 옆에 꼭 붙어서 옆도 안 돌아보고 다녔고, 남자 아이는 약장사가 약 파는 좌판이며 노점상에서 파는 신기한 물건들을 일일이 참견하며 다녔단다. 집에 와서 오늘 본 것을 말 해보라 하니 여자 아이는 어디에 뭐가 있었다는 걸 차근차근 다 말하는 반면, 남자 아이는 하나도 기억을 못하더라는 이야기다. 그만큼 여자 아이들과 남자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대하는 방식이 다르다. 우리 딸이 옆집 아들보다 낫다고 좋아 할 일 아니고, 우리 아들이 옆집 딸보다 못하다고 아이 구박 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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