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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와 인연>
2022-10-19 오전 10:01:02 | 조회 : 1066
<나의 영어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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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어와 인연은
1950년 한국에 6/25 사변이 일어나 유엔군들이 한국에 왔었다.
1952년 부산에서 형(당시 19세)은 미군부대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출퇴근 시 미군 병사가 찝 차로 태워오고 가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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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당시 경남 울산에 부모가 계셨는데 형이 혼자 밥 지어먹기가 힘도 들고
가정 형편도 어려워 어떤 땐 시래기죽도 양껏 먹지 못 하던 때라
자식 하나라도 굶기지 않으려고
나를 부산으로 보내 형의 밥을 지어주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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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나는 초등학교 6학년 여름 방학 때여서 12살이었다.
그 당신 전쟁 중이라 나라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이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사변이 나자 남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생계가 어려우니 별 일이 다 있었다.
아마 “눈 뜨고도 코 배어가는 세상”이란 이런 걸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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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도 형이 월급을 받아오니 그 돈으로 쌀도 사고 반찬도 사고 해서
어린 내가 형의 식모 노릇을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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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형과 미군이 얘길 하는 게 무슨 얘길 하는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나도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누구에게 물어볼 곳도 없고
해서 책방으로 가서 책방 주인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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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주인이 학교에 안 다니는 가 물었다.
난 아직 초등학교 6학년 이라고 했더니 책 한 권을 추천하면서
이걸로 시작하라고 하였다. [ living ] 중학교 1년 교과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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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가지고 와서 막상 공부를 하려니 글은 그대로 옮겨 쓰면 되지만
읽기는 어떻게 하는지 몰라 당황했다.
그리고 생각하니 아침마다 미군 병사가 오니 그에게 물어보면 되겠다 싶어
다음 날 늘 오는 흑인 병사에게 이 책을 보여주면서 손짓 발짓으로
내가 영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더니
그날부터 첫 장서부터 읽어 줘 따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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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좀 넘자 책의 절반 정도는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니 읽긴 하는데 뜻을 모르니 궁금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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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 책방으로 가서 주인에게
그간의 읽기에 대한 자초지종을 얘기 해주고
단어의 뜻을 알려면 어떻게 하는가 하고 물었더니
영한사전 한 권을 보여 주면서 이것을 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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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이 비쌀 것 같아 얼마인가 물었더니 네가 열심히 하는 걸 보니
그냥 좋아 주는 것이라면서 공짜로 영한사전을 주셔서
아주 기분이 좋아 뛰어 집으로 왔다.
집에 오니 낮엔 방에 앉아 공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밑이 뜨겁다.
이 집은 위에서 보면 단층이고 길에서 보면 이층으로 된 판자 집이었는데
밑에 집이 냉면집이라 불을 계속 떼니 천장인 나의 방 밑은
뜨거워 금방이라도 불이 날 정도라서 낮엔 방에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책을 들고 길가 나무 밑에 앉아 사전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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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을 보고 나니 단어를 찾는 법을 알았고
해석을 할 수가 있어 아주 좋았다.
그런데 배우지 않은 것은 읽을 수가 없어 고민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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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어떤 신사가 조그만 아이가 영한사전을 보고 있으니
신기하다는 모습으로 나를 보더니, “너 영어 아냐?” 라고 물었다.
아니다 라고 할 수도 안다고 할 수도 없어 우물우물 하고 있으니
나의 손에 있는 책을 보드니 “사전 아니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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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이런 저런 얘길 해 드리고 단어 읽는 법을 모르겠다고 했더니
앞 장에 있는 발음부호에 대한 설명을 읽어 보고
그대로 따라 해 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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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 앞부분에 있는 일러두기는 거의가 한자로 되어있었다.
마침 난 이미 한자는 천자문을 배운 터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한문은 시골 옆집에 사시던 유학자인 난쟁이아저씨가
두 겨울을 동네 아이들에게 무료로 가르쳐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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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부터 듣지 않았던 단어는 발음부호를 보고 대강(비슷하게)은 읽었다.
그래서 혼자서 공부를 해 보니 재미가 붙어 열심히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영어 시간만 되면
선생님이 나에게 꼭 읽게 하고 학생들이 따라 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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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영어 시간에 또 일어나 어떤 부분(교과서)을 보고 읽는데
금방 선생이 읽어준 발음을 그 대로 따라 읽으면서
great 라는 단어를 선생이 [그릿]이라고 읽어 나도 그렇게 읽었다.
그리고 내가 끝이 나자
선생이 다시 읽어주면서 선생도 [그릿]이라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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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난 발음부호를 대강만 읽었고 게다가 나 딴에
읽을 수 있는 단어는 발음부호를 보지 않아
나의 발음이 맞는지 틀리는지 자체를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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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들리는 발음도 틀리는지 바른지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선생이든 누구든 처음 읽어준 발음은 나에겐 그대로 받아드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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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땐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지만 미국에 이민을 와서
미국 영어 학교에서 great를 [그릿]이라고 읽었더니
미국 선생이 [그래잇]으로 읽으면서 나를 고치라고 일러주었다.
이때도 그렇게 따라 읽긴 했어도 왜 그렇게 읽는지 이유를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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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미국 이민 7년 정도 되었을 때 우연한 기회에
영어 발음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그 이유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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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는 /i:/[이이], /e/[애], /ei/[애이] 세 가지로 발음이 된다.
그래서 사전의 발음부호를 보니 great/greit/[그(어)래잍]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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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ittle learning is a dangerous thing.
조금 배운 것은 위험한 것이다.
― 영국의 시인 alexander p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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