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모임의 한 동급생 엄마가 이번에 아이를 제주도에 있는 국제 학교에 원서를

넣었다고 해요.지금은 이런저런 준비로 바쁘다고....

합격하면 내년 9월에 입학해서 중 3년 고 3년, 6년간 그 학교에서 글로벌한 사고를 갖고 공부에

매진할수있을 것이고 그 후 미국에 있는 대학에 가겠다면 보내겠다고.....

전 참 이상하죠?

저 역시 외국에서 주로 살아서 홀로 헤쳐나가는데 익숙했고 그 덕에 여러 혜택을 본것도 분명 있었고

아이를 열심히 키우고 다져가는 과정에서 국제중, 특목고에 관심이 없을래야 없을수가 없지만

항상 저의 생각에 발목을 잡고 회의에 들게 하는것은 다름아닌 기숙사 제도입니다....

딸 하나 맘 속에 제 친구로, 제 이야기 상대로, 제가 흔들릴때 잡아주는 기둥으로, 제 아침을 밝혀주는

귀여운 등대로 여겨가며 항상 생각만 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존재로 품고 살고있는데

그런 저에게 기숙사제도는 너무 힘들고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눈물이 흐르는 그런 무시무시한

벽이에요.

매일 얼굴도 못보고 맛난것도 못 먹이고 목욕도 같이 못 하고 같이 뒹굴수도 없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런 곳에 보내어 자식사랑을 더 크게 실천하고계신 분들이 너무 독해보이고 대단해 보이고.....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참 촌스럽고 덜 자란 어른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언제나 마음 한구석 찜찜한

부분입니다.

제가 좀 외롭게 크다보니 더욱 그런가봐요.

아이와의 유대도 다른 집보다 너무나 크고 깊어서인지....

독하게 아이를 공부시키면서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것이 참 아이러니하지요?

이번에 외고 붙은 아이 학부모님들도 이런 생각을 하시려나....

제 친구도 외동아들 하나인데 아빠, 엄마, 아이 모두 긴 이별에 너무도 쿨한 모습에

잠시 제가 참으로 글로벌하지 못하구나....하고 다시한번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기숙사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사감이나 급식아줌마로 들어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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