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하면서 첫 직장 다닐때 같은 동료였던 친구(?)가 있습니다.

지금은 친구라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 호칭은....뭐라 불러야 될지 모르겠어서..-_-

한달 차이로 입사를 해서 나이도 같고 빨리 친해졌답니다.

남들은 우리를 절친으로 봤지만 실상은 제가 어리숙해서 그 친구한테 주로 휘둘리고 살았답니다.

옥장판 판매하는 다단계 회사에 투잡하자면서 끌어들여놓고 막판에 자기는 싹 발 빼고 저혼자 덤터기 써서 쌩돈 날린적도 있었고 원통하고 욕 나오는 일 많았지만 고거이 다~~

내가 멍청해서 당한 일이니 그렇다 치고..

첫 직장을 각자 퇴사 후 연락이 끊겼다가 어느날 갑자기 연락 왔더군요.

흔히들 말하죠.

여자친구들 소식없다가 갑자기 연락오면 결혼 아니면 보험이야기라고..

역시 결혼한다더라구요.

부산에서 쟁쟁하다는 집 남자와 결혼하는데 자랑이 하고싶었던 겁니다.

그리고 얼마후에 저도 결혼해서 울산으로 왔습니다.

결혼 초에는 남편 사업도 좀 불안정한 시기라서 좀 경제가 힘들었습니다.

16평짜리 전세아파트에서 신혼생활 시작했답니다.

결혼 후 얼마 안되어 그 친구 연락왔더군요.

집이 몇평이냐 물어보길래 16평이라고 했더니 "어우야~ 16평은 좀...살기에 갑갑하지 않아? 32평정도로 가지 그랬어? 난 지금 38평에 사는데 너무 비좁은 것 같아서 내년에 50평대로 이사 가. 아무리 생각해도 16평은 아니다. "

알고 그러는 건지 몰라서 그러는 건지 속을 벅벅 긁고는 끊더군요.

그 후에도 잊을만하면 전화해서 속을 긁어댔죠.

그리고 남편 사업자금이 윤활하게 안돌아갈때는 거액이 아니고 몇십만원 단위가 없어서 목을 맬때가

몇번 있었습니다.

그 당시 내 주변에는 좀 여유있다는 친구가 그 친구뿐이라 세번 정도 손을 벌린 적 있습니다.

정말 힘(돈)이 있어야겠다, 정말 성공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것도 그 때였죠.

전 누가 돈 빌려달라고 했을때 빌려줄수 있는 형편과 상황이라면 나로서 할수있는 최대한 빠르게

빌려줍니다. 돈 빌리는 사람의 다급한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친구는 아침에 빌려주겠다 해놓고는 그 날 밤 늦게 이체해주곤 했습니다

아 깜박 했네? 이러면서.

그리고 돈을 갚아주기로 한 날이 되면 아침 7시에 전화를 합니다.

오늘 조카 보약 한재 해주기로 했는데 빨리 좀 넣어줘.

빌려줄때는 최대한 늦게 받을때는 최대한 빨리 닥달하는 친구한테 정말 섭섭하더라구요.

전 신용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내가 갚겠다 약속한 날을 어긴적이 한번도 없는데 말이죠.

급하다며 아침부터 독촉하고는 그 날 오후에 전화해서 사고싶었던 가방이며 구두 샀다고 자랑질~

앞으로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얘한테는 손을 벌리지 않겟다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8년간 전화한통 없었죠.

이삼년마다 한번씩 들리는 소식으로는 애들 학교에서 치맛바람 날리면서 잘 산다~

또 어떨땐 소식 끊어진지 한참 되었는데도 내가 허구헌날 돈 빌려달라며 껄떡대어서

짜증나죽겠다고 했다하기도 하고.

몇십만원이었던 돈이 몇천만원으로 둔갑을 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그런 엄한 소식 들을때마다 울컥해서 한판 할까 하다가도 그냥 참았습니다.

이런 인간같지 않은 것 하고 싸워봤자 나만 손해지 하면서 꾹꾹 참았답니다.

그런데 오늘 8년 몇개월만에 전화 왔습니다.

M화재보험 다닌답니다.

내가 어처구니 없어서 대꾸 안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과거에 자기의 도움으로 위기를 두세번 넘겼는데 너도 내가 필요할때 도와줘야 되는게 당연하지 않냐고

하더라구요.

일단은 그냥 끊었는데 계속 무시를 할것인가,

똥이건 된장이건 어쨌든 도움을 받았던건 사실이니까 보험 하나 들어주고 완전히

인연을 끊을까 고민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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