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레기 버리러 나갔다 피식피식 웃으며 들어오니 남편이 뭐 좋은일 있어? 하더군요.

어~ 나 오늘도 차이고 왔어.ㅋㅋ

ㅉㅉㅉ 차이고도 웃음이 나오냐?

응. 차였는데 기분이 좋아~ㅋㅋㅋ

작년 이맘때쯤 아파트 쉼터 지나가는데 연세가 90정도 된 머리가 완전 백발이신 할머니와

40대 중반쯤 된 약간 2% 부족하신 남자분이 앉아계셔서 그냥 한번 쳐다봤는데 할머니가

"야, 이 년아! 또 내 남편 꼬실라고 왔지? 이 못된 년~"

어안이 벙벙한 내게 연타를 날리던 그 분.

"아이참~ 엄마!! 저 여잔 내 스따~일이 아니야 나 눈높아!"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냥 쌩하니 지나갔었답니다.

'어머어머 기가막히고 코가 막히네. 지는 내 스타일인줄 아나? 완전 허걱이네'

슈퍼에서 간단하게 장을 보고 다시 돌아오는데 쉼터에 할머니는 안계시고 남자만 있더군요.

나를 보자마자 남자가 달려와서 미안하다고 굽신굽신.

할머니는 마음이 아프신 분이었어요.

남편분이 젊었을때 바람을 너무도 많이 자주 피워서 화가 쌓이고 쌓인게 나이 드시고 나서

표출(?)이 된거랍니다.

그 남자분은 할머니 아들인데 정상인보다 약간 2% 부족한 분입니다.

형이 있는데 아파트 전세만 얻어주고 왕래는 거의 안한대요.

장가도 안가고 아프신 어머니 모시고 살아가는 분이더라구요.

하루에 두세번씩 쉼터에서 바람을 쐬는데 여자들이 지나가기만 하면 시비(?)를 거신답니다.

아들을 남편인줄 아는 할머니는 모든 여자들이 남편을 유혹하는 것으로 보이나봅니다.

그럼 아들은 어머니를 안심시키려고 모든 여자들에게 퇴짜를 놓습니다^^;

우리 동에선 거의 다 알아요.

그래서 할머니한테 욕을 얻어먹고 나면 꼭 그 남자분이 미안하다고 굽신굽신합니다.

사정을 다 아니까 괜찮다고 하는데도 꼭 사과를 한답니다.

아줌마건 아가씨건간에 그 남자분에게 퇴짜 안맞아본 사람이 거의 없답니다.

초등학생 정도는 그냥 넘어가는데 중고등학생들도 지나가다 눈 마주치면

"새파랗게 젊은 년이 남의 남자 꼬신다"며 불벼락을 치신다는군요.

어쩌다 다른 동네 사는 사람이 우리 아파트를 가로질러 가다가 욕을 먹은 경우.

할머니를 집에 모셔다 놓은 후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서성거린다네요.

다시 지나가면 사과하려고.

경비아저씨가 그 사람은 우리 아파트 안 산다고, 언제 다시 지나갈지 모른다고 말을 해도

사과 해야 한다고 계속 기다린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할머니한테 욕 허벌나게 얻어먹고, 그 남자한테 장렬하게 퇴짜맞고 올라왔습니다.

여자들한테 퇴짜만 놓는 남자, 정말 도도한 남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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