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뭔가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남편이 애완동물 키우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반대하지만 강하게 밀고 나가면 될것같긴 한데.
화분이나 키워봐라. 집안이 사막이야? 초록색이 하나도 없어.
하지만 저는 선인장도 말려죽이는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아들이 4살때 등딱지가 500원 동전만한 작은 붉은귀거북 세마리를 데리고 와서
2년 반을 키웠는데 500원 동전에서 어른 손바닥만하게 컸답니다.
방생하면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해서 계속 데리고 있다가 아들 유치원에서 거북이에 대한
프로젝트수업을 한다기에 기회는 이때다!! 하고 실물교재로써 어항채로 유치원에 넘겼습니다.
유치원에선 계속 잘 키우겠다고 쾌히 접수했구요.
딸램이 아기일때 햄스터를 5마리 사서 키웠는데 먹이를 넉넉하게 줬음에도 불구하고
어느날 일어나서 우리에 가보니 한마리를 집단공격해서 다 파먹고 모피만 덜렁 남아있는 걸 보고
소름끼쳐서 키울수 없더라구요. 햄스터 좋아하는 집에 투척!
그 외에는 딱히 뭘 키운적이 없군요.
전 페렛이나 이구아나도 키워보고 싶고 성격이 유순하다는 뱀도 한마리 키워보고 싶어요.
여름에 목에 감으면 서늘한게 시원하다 해서^^;;
그런데 파충류는 남편이 너무너무 싫어해서...제가 바퀴벌레 싫어하는 만큼이나 싫어해서...
사실 제가 정말 키우고 싶은 건 강아지랍니다.
국민학교 2학년때 엄마가 시장가서 발바리똥개 새끼를 한마리 사오셨더라구요.
이름은 "복실이"로 짓고 6학년때까지 키웠네요.
똥개지만 족보있는 귀족견 못지 않게 키웠습니당.
온 식구가 막내처럼 여기며 사랑을 주었답니다.
하루에 한번씩 나홀로산책시간 도 줬답니다.
어느날 여름에 산책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어요.
99.9%는 잡아먹혔다고 생각되네요.
5년동안 모든 정을 쏟아서 키웠는데 그 상실감은 말할수가 없었답니다.
아버지도 열흘넘게 하루에 대문을 몇번씩이나 열었다 닫았다 하며 기다리시고
다른 개가 짖는 소리에 혹시나 하고 뛰쳐나간것도 몇번씩이나 되었었답니다.
결혼해서 울산에 가 있던 큰언니도 집에 전화해서 복실이 왔냐고 물어보고..
그런데 그놈이랑 똑같이 생긴 똥개는 어찌 그리 많은지.
길 가다가 보이는 똥개의 80%는 다 같은 얼굴이더라구요.
그후로 몇년동안이나 그리움에 사무치며 살았답니다.
그 뒤로는 의식적으로 개는 피하며 살았네요.
다시 마음 줬다가 상처 받는게 싫어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