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서 TV보던 남편 갑자기 나를 보더니 "진짜 성질 드러운 여자 여기 있네."하더군요.-_-^^^

자기라서 데리고 살아줬다 뭐 이런 뉘~~앙스로?

남편은 화가 날수록 침착해지는 스타일이고 전 반대 스타일이랍니다.

남편은 화가 났다가도 5분 땡인데, 전 식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요.

그리고 분노게이지가 더 이상 올라갈곳이 없을때까지 상승해서 머리뚜껑이 열리면

그야말로 "눈에 뵈는게" 없어집니다.

주변이 초토화됩니다.

직장생활 할때 엽기변태왕싸이코 상사한테 한번 머리뚜껑 열려서 bull..R...을 (상상에 맡김)

그분 그 뒤로 두달동안 어그적거리며 걸어다녔슴.-_-^

그리고 아들이 5살이었을때 집에선 말을 잘 듣는데 시골에만 가면 버릇이 없어졌어요.

시어른들은 야단도 못치게 하고 무조건 오냐오냐 하셨거든요.

아들은 시어른들 품에 폭 안겨서 혀만 쏙 내밀고 그동안 집에서 용납이 안되는 행동들을

나 보란 듯이 저지르고는 또다시 할아버지 할머니 품으로 도망...

그러기를 몇번이나 반복하고 그날 완전 열 받았었죠.

아파트로 돌아와서 장난감과 옷가지를 가방에 싸서 아들손에 쥐어주고 내쫓았습니다.

만원짜리도 한장 줬습니다.

택시타고 할아버지 집에서 영원히 살라고 했더니 그제사 울고불고 잘못했다 매달리더군요.

아랑곳없이 니가 하고싶은대로 다 할수있는 집 가라고 떠밀고는 문을 닫았습니다.

그때 겨울이었거든요.

한시간이 지나고 문을 열었더니 문 바로 옆 복도에 가방을 깔고 앉아서 훌쩍이고 있더군요.

그때 그일 이후로는 두번다시 개기지 않았답니다.

친구는 5살짜리 애한테 너무 가혹했다며 난리를 쳤었죠.

그리고 작년 겨울~

남편이 휴지를 자꾸만 개수대에 설겆이 그릇에 집어넣는 거에요.

바로 옆에 휴지통이 있는데 말이죠.

휴지가 물에 풀어져서 그거 손으로 긁어서 퍼올리면 촉감도 안좋고 짜증나거든요.

그냥 휴지도 아니고 코 풀었던 휴지 그런거.

설겆이 그릇에 휴지 버리지 말라고 정말이지 50번도 넘게 얘기했어요.

그때마다 "어, 미안 깜박했어. 담엔 안그럴께" 약속만 수십번 ..

몇날 며칠 계속 그러더니 한 날은 누런 가래를 뱉어낸 휴지를 또 설겆이통에 버렸더라구요.

그걸 보는 순간 인내심이 바닥을 치고 머리뚜껑이 확~

설겆이통을 들어서 거실바닥에 고대로 패대기쳤어요.

물이랑 사기그릇 깨진파편들이랑 수저 등등이 좍 퍼졌죠.

그리고는 남편을 한번 째려주고 그냥 방에 들어가 앉았더니 주섬주섬 치우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거실정리 다 하고 설겆이까지 끝낸 후 애들한테 소곤소곤하면서 "엄마 열받았어 옆에 가지 마"

자기들끼리 그러고 있었다는..

그 이후로 무심코 휴지를 설겆이통에 넣었다가 스스로 헉 놀라고는 다시 건지기를 몇번 반복하더니

그 버릇이 고쳐졌네요.

내가 기억하는 사고(?)는 요게 다인데 남편 말로는 수도없다고 하니 벌써 기억상실이라도 온것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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