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방학식이자 성적표 나오는 날.

복도 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남편의 흥분한 목소리...(아...망쳤구나..)

현관에 들어서서 신발도 벗기 전에 저한테 한마디 던지네요.

"당장 학원 알아봐"

학교에서부터 픽업당해오면서 계속 혼이 났겠죠.-_-

중간고사 성적을 만회 해야되는데 그 나물에 그 밥이랄까..;;

식탁에 성적표와 과목별 교과서와 노트를 좍 펼쳐놓고 분석해가면서 폭풍 잔소리 작렬.

그리고 방학동안 컴퓨터게임과 독서 전면 금지령이 내려졌어요.

방학과제 하는 외에는 컴퓨터 사용도 아예 못하게 되었지요.

그리고는 불똥이 저에게로 튀어옵니다.

"괜히 애 들쑤셔서 영화 볼 생각하지 마라 어쩌구 저쩌구 시시콜콜 왕왕왕~~"

점심을 차리니 또 그러네요.

저놈스키 밥 먹일 생각이 드냐고?

애 밥먹이기 싫으면 내 입맛도 없어야 되는거 아니에요?

자기는 잘~ 먹습니다.-_-^^^

꼴 배기 싫어서 굶을까 하다가 왜 굶어? 쫄아있는 아들 나오라고 해서 식탁에 앉혔더니

밥 먹을때만이라도 좀 조용히 두지 한숟갈 먹고 잔소리, 한숟갈 먹고 잔소리~~

아놔..식탁 뒤엎고 싶은걸 참았어요. (힘이 딸려서)

식사 후에도 내 옆에 드러누워서 으응...우웅...앓는 소리 내는거 보기 싫어서 거실로 옮겼더니

또 거실 따라와서 우웅...우웅....

아들 성적표 중에서 태도점수라는게 있는데 세과목에서 10점 만점에 4,5점을 받았더라구요.

남편은 분명히 수업시간에 객쩍은 소리나 해서 분위기를 흐렸을거라고 단정을 짓고는 또 잔소리를 퍼부었지요.

차라리 화끈하게 회초리로 몇대 때리고 끝을 내던가.

아님 눈물 찍 나게 호되게 혼내고 끝을 내던가.

끝났다 싶으면 또 잔소리 또 잔소리...

오늘 그냥 콱? 한판 뜰까? 하는 생각이 자꾸만 도지네요.

이 글을 0명이 추천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