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아들이 평소답지 않은 모습으로 두손을 공손하게 앞으로 맞잡고서

"아버지, 어머니! 소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사극버젼으로 한마디 하길래 속으로 '저놈이 또 뭔 엉뚱한 말을 하려고 저러나?' 싶었습니다.

"요즘같이 집안이 어려운때에 거금(?)을 들여가며 학원을 다니려 하니 소자 심히 마음이 불편해서

못견디겠습니다.  제 학원비 일년을 모으면 그게 얼맙니까?  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할테니 다음달부터 학원을 끊어주시옵소서."

남편 :  뭐라카노?

나 : 아들아, 제 정신이가?

저번주에 밤에 거실에서 남편과 이야기하다가 "지금 이대로라면 당장에 다음달 애들 학원도 못보내겠다" 고 한것을 아들이 들은 모양입니다.

처음엔 우리집이 그 정도로 어려워졌나? 걱정은 잠시....곧 환희가 마음에 들어찼으니....

꺄호!  어쩌면 학원 안가도 되겠다!!

그때부터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답니다.

우리가 자기를 불러서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학원을 보내기 어렵다고 말을 꺼내기를....

하루 이틀 사흘이 가고 일주일이 되어도 학원 그만두라는 말이 없어서

오늘 먼저 설레발 친거에요.

남편 : 까딱 하면 학원을 못보낼뻔~ 했는데 다행히 너의 학원비는 조달이 되었으니 걱정마라.

아들 : "네에~?? 아 왜요?? 아들의 효심을 어떻게 이렇게 짓밟을수 있어요? 아 진짜 실망이다"

흐이그..언제 철이 들런지..

6학년 2학기부터 중학교 1학년 1학기까지 학원을 1년간 끊은적이 있었죠.

본인이 학원 다니는것만큼 효과를 내며 열공한다고 해서리.

그러나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말아드시고 다시 학원을 가게 되었습니다.

정말 학원안가고 그만큼의 효과를 뽑아내며 공부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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