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인이 집에 놀러왔습니다.

손이 커서 김밥을 쌌는데 너무 많이싸서 나눠먹자고 12줄이나 가져왔더라구요.

나이는 저랑 같은데 결혼을 늦게 해서 이제 첫아이 8개월째 임신한 몸이랍니다.

거실에서 수다를 한참 떨고 있는데 오후 5시쯤 아들이 왔어요.

인사를 꾸벅하고 샤워하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평소엔 문을 활짝 열어놓고 씻거든요.

오늘은 손님이 있어서 문을 꼭닫고  씻더라구요.

화장실 문을 열면 바로 정면이 거실이거든요.

근데 요놈이 그 짧은 사이에 손님이  계시단 사실을 까먹은거에요.

샤워 끝나고 평소 하듯이 알몸 그대로 문을 벌컥~ 열고 나오지 뭡니까.

"헉, 야! 이 노무시키야!!!"

그제서야 깜짝 놀란 아들 허겁지겁 방으로 도망가다 물기를 채 닦지 않아서 미끄덩~ 하고 자빠지기까지 했죠.

이런 망신이....ㅠㅠ

더구나 임산부 앞에서....

옷 다 입고 빼꼼 정탐(?)을 하더니 거실탁자로 와서 염치좋게 김밥을 집어먹더군요.

"으휴...너 땜에 이 임산부아줌니께서 눈 다 버렸겠다"

아들놈 넉살좋게 "오늘 눈 보신 하셨네요. 오늘 태교로 이 아인 완전 걱정안하셔도 되겠어요."

어처구니 없어서 웃었습니다.

오늘 낮에 좋은생각 4월호를 읽었는데 실린 글 중에서 아들이 군대가서 고참이 내 집처럼 편안하게

생활하란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샤워를 한 후 집에서 하던대로 알몸그대로 내무반에 들어서서 고참들을 쩡 얼려버렸단 내용이 있었는데 그거 보고 엄청 웃었었거든요.

나중에 우리 아들이 이러는거 아니야? 이러면서....

그냥 웃었는데....이젠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걱정이 살짝.....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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