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아빠한테는 네, 아니오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저에게는 잡다한 이야기 줄줄줄 풀어놓는 것에 대해서

전부터 질투가 섞인 불만이 있었는데 오늘 폭발.

"이제 포지션 바꿔!"

아들 공부에 관여하는건 전적으로 아빠 몫....인걸로 암묵적으로 지내왔죠.

남편이 제가 봐도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아이를 쪼아대서..저까지 합세하면 애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저는 주로 달래고 풀어주는 역할이에요.

그러다보니 아빠와 대화할땐 공부, 성적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저와 이야기할땐 온갖 시시콜콜한 이야기 (주로 신간책이나 웹툰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학교 친구 이야기도 나오고 몇번 아빠에 대한 불만도 표출한적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따끔하게 야단을 쳤더니 더이상 아빠를 씹지(?)는 않아요.

내가 중학교 시절 어떤 생각을 했었으며 어떤 행동을 하고 지냈었나 돌이켜보고,

아들을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초강력등짝스매싱 욕구가 불끈불끈 일어나는 적도 무수히 많긴 하지만 가급적 참으려고 노력해요.

우리 엄마도 나때문에 득도(?) 하셨었겠다...싶기도 합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지내다보니 아이의 머릿속엔 "아빠는 꽉 막혔고 엄마와는 말이 잘 통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박혔나봐요.

그런건 아빠한테 상의해봐. 그러면 아빠는 말이 안통해요. 딱 이렇게 단정짓더라구요.

남편에게 넌지시 아들이 이런 고민이 있다 힌트를 주면 자기한테 직접 말하지 않았다고 서운해 해요.

그런데 또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분위기를 깨는건 남편이에요.

속에서 울분이 울컥 치솟아도 일단 대화로 이어가야 하는데 욱~! 하면서 그딴 쓸데없는 생각 할 시간에 문제라도 하나 더 풀고 교과서라도 한장 더 읽으라고 면박을 주거든요.

어쨌든 딴에는 아들과의 단절된 대화의 물꼬를 틀어보고자...일을 도모(?)했는데.

아들은 아들대로 어색하고 아빠는 아빠대로 막막하고....

"에이씨,  다시 포지션 바꿔! "

혼자 바꿨다 되돌렸다, 북쳤다 장구쳤다.....

작년까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올해부터 까칠해진 부자지간.

흔히들 말하는 중2병이 돋아서 그런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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