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성 중경은 분지라서 매우 덥답니다.

중국의 3대 화로도시 중의 하나죠.

한여름엔 40도가 넘어가니까요..

겨울이 있긴 있지만 그냥 우리나라 쌀쌀한 가을날씨 정도....

그리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때문에 공기소통이 안되서 공기가 매우매우 안 좋죠.

더군다나 습하고.. 

빨래를 이틀을 밖에다 널어놔도 마르지가 않아서 결국엔 다림질로 말렸습니다. 

비도 자주 오고 안개도 자주 끼어서 옷장엔 곰팡이가 자주 피고 집안은 눅눅하고..... 

그래서 사천성 음식이 매울수밖에 없답니다.

이 습한 기운을 몸에서 빼내려면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땀으로 배출해내야겠죠.. 

음식은 그 지역의 생활양식이나 문화에 깊숙하게 관련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죠..^^

중국음식중에 유명한 "훠궈"  흔히 우리가 알고있는 샤브샤브 음식점이 사천성엔 우리나라게 삼겹살집들이 줄지어 있는 것보다 더 많습니다. 

매운 국물과 맵지않은 국물이 있는데 시뻘건 매운 국물은 정말 맵습니다. 

중국 다른지방에도 이 훠궈집이 많지만 사천성의 훠궈 매운 국물은 다른지방의 국물보다 훨씬 맵습니다.

잠깐 샛길로 새서 제가 처음으로 훠궈먹던 날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훠궈에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넣어서 익혀먹죠.. 

남편 회사 직원들이 음식을 주문하자 고기며 야채며 새우며 뭐 가지가지가 등장을 합니다. 

파릇파릇한 상추도 있길래 저는 ' 아~~ 이 고기들을 넣어 익혀서 저 상추에 싸먹는구나~~' 했죠.

웬걸??? 그 상추도 국물에 처~~ 억 넣어서 삶아서 먹더라구요..

쌈싸먹는 문화가 없는 중국에서 처음 받았던 음식충격...

그리고 직원분 한 분이 제 그릇에 하~~얀 순두부 같은 것을 몸에 좋다면 먹어보라고 건네줘서 먹었는데 부드럽긴 한데 맛은 순두부가 아닌것 같고..... 

그래서 물어봤더니   '돼지골입니다.' 하더라구요.. 

비위도 좋고 먹성도 좋은 저였지만 아 ~~ 순간.....

^^

암튼 각설하구욤...

kfc나 맥도날드에서 먹는 매운 햄버거 또한 사천성에서는 신라면 스프맛 비슷하게 나는 가루를 하나 더 줍니다.

사천성 사람들은 그 매운 가루를 또 햄버거 안에 뿌려서 먹죠..

중경은 유일하게 중국에서 자전거가 없는 도시라네요. 

그 도시안에 직선도로는 거의 없고 또 높낮이가 심해서 자전거를 타고다닐 수가 없는 곳이여서 그렇답니다.

얼마나 지형이 높낮이가 심하냐면

제가 30층에 살았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은 13층입니다. 

한참을 빙 돌아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1층입구가 나오게 되는 거죠..

1층부터 12층은 그러니까 창문을 열면 한 쪽은 절벽면이 보이게 된답니다. 

그래서 중경시 고층건물들은 건물과건물 사이에 구름다리로 연결되어있어요. 

그림이 잘 안 그려지시죠?? 

기회가 되신다면 중경시에 한 번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기엔 상해에 있는 한국임시정부보다 훨씬 더 큰 한국임시정부 자리가 아직도 있답니다.

사천성에 가면 중국어를 좀 하신다는 분들도 무슨말인지 못 알아들으십니다. 

사투리가 엄청 심해서 우리나라랑 비교를 해본다면 거의 제주도 방언수준.. 

땅덩어리가 중국보다 훨씬 작은 우리나라도 지역사투리가 심한데 그 넓은 중국땅에 사투리는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 당시 남편이랑 우스개 소리로 4살짜리 딸래미 사천사투리 가르쳐서 나중에 중국 텔레비전에 사천사투리쓰는 한국사람으로 내보내자고 했으니까요...로버트 할리처럼..ㅋㅋ

사실 저랑 남편은 중국어를 전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

지

만 

남편이야 사무실에 조선족 직원도 있고 또 다 한국말을 전공한 중국직원들이었기 떄문에 의사소통에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바로 중국생활에서 서바이벌과 관계된 주부로서 중국어 구사는 필수였죠.

전 한동안 입도 뻥끗하지 못했습니다. 

중국어가 아니라 중국문학이 전공인지라 공자왈 맹자왈 하고 소설,시가 이런것만 보고읽었지 실생활에 필요한 말은 안되더라구요. 

그리고 중문과 졸업생이라는 나름의 타이틀때문에 완벽하게 하지못할 바에는 걍 챙피 안 당하게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자!!! 라고 맘을 먹고 시장가서 콩나물 하나 살 떄도 남편회사 직원들이 와서 따라다녀줬었죠...

아~~ 이건 아닌데..... 

싶은 생각이 점점 들더라구요.. 

그래서 한 석달 정도 지나서 어느정도 지리도 좀 알고 어디 갔을 때는 어떻게 말하면 되고를 깨치게 되면서 혼자 부딪혀보기 시작했습니다.

아~~ 됩니다....

이제서야 됩니다.... 

역시 언어는 혼자 책보고 중얼중얼 외우고 해봤자 내 것이 안됩니다. 

실제상황에 부딪혀 보는게 효과 백만배입니다. 

내가 말을 하려고 하니까 이제 남의 말도 들리네요..

그전에 통역이랑 같이 다닐때는 신경안써도 되니까 주의깊게 안들었는데 이제 내가 말을 해야하니까 상대방 말을 주의깊게 듣게 되더라구요.

언어의 자유는 신체의 자유라고 저는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남편한테 허락 안받고 제 맘대로 4살딸 끌고 쇼핑도 가고 커피숍도 가고....ㅋㅋ

암튼 5월에 가서 바로 그 다음해 1월에 다른 지역으로 가서 많이 아쉬웠지만 중경에서의 생활은 참 특별나고 재미있었습니다.

참고로 중경은 영화 중경삼림에 나오는 그 중경이 아닙니다..

그 영화는 홍콩이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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