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정도의 기러기 생활을 청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 가족 각자가 너무도 힘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서 한국으로 들어가기러 했습니다.

딸아이는 초등 3학년으로 입학을 하게되었죠.

학교에서 2학년  국어랑 수학 시험을 보더군요.

외국에서 왔으니까 제 학년에 맞는 학습능력을 갖췄는지 확인차 시험을 보는거죠.

다행히 중국에서도 한국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시험도 그렇고 학교생활 하는 동안에도 그랬고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젊으신 남자선생님이셨는데 저희 아이에게 일주일에 두번씩 아침에 잠깐 반친구들에게 중국어를 한 마디씩 가르치라고 기회를 주셔서 저희 큰딸은 너무 좋아했습니다.

1~10까지 숫자 그리고 간단한 인삿말등등..  저도 덩달아 신나서 중국어 글자 하나하나 다 인쇄하고 병음(발음)쓰고 코팅까지 해서 학습자료 만들어줬죠.

 3학년 꼬마 친구들이 제일 좋아하고 신기해 했던게 중국사람들이 한 손으로 1~10까지 하는 수화..

중국에서 살아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러나 아쉽지만 한 학기를 마치고 다시 지방(광주광역시)으로 전학을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제 친한 친구가 하는 말..

"야~~ 전학생은 밥이다이~~ㅇ, 알아서 해야쓴다....." 하더군요.

한국에서 아이 학교보내보는게 첨이고 또 몇년동안 중국에 살았기 떄문에 한국 분위기를 잘 모를 저를 생각해서 친구가 말해준것이죠..

씁쓸했지만 또 제가 뭐 세상물정 모르는 눈치없는 엄마에다가  제 애가 무시당할까봐 좀 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쓸데 없는 짓인데... 

아이가 전학을 간 지 한 달 정도 되었을까?? 하는 시점에

애가 갑자기 막 되지도 않는 전라도 사투리를 쓰기 시작합니다. 

tv드라마에서 서울토박이 여배우가 전라도 처녀 역할 맡아서 하는 어색한 전라도 사투리...

이유인즉슨.

자기네 반에 부산에서 온 친구가 있는데 말이 이상해서 친구들이 놀아주지를 않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애는 맨날 울기만 한다는군요.

위기의식을 느낀 제 딸은 그래서 그 어색한 전라도 사투리를 무리하게 썼던거죠.

"다름"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 어른들의 사고방식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해진 것 같아 안타까웠죠.

같은 전학생이니까 너라도 그 친구랑 놀아줘야지 했더니 싫다네요 그럼 다른 친구들이 자기랑도 안 놀아줄거라고...

그래도 그 친구랑 놀아줘 라고 말은 못했습니다. 

다문화 가정이 점점 많아지는 우리나라 현실로 볼 때 같은 한국인들끼리의 다른 말투때문에 따돌림을 당하는데 생김새가 다른 다문화 아이들이 같이 어울리기 까지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지 잠시 생각을 비약해 봅니다.

몇년 전 미국 버지니아 대학 총기사건을 일으켰던 조승희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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