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대학입시 칼럼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강명규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신도가 가장 많은 종교는 대학교, 대학교에서 믿는 신은 내신이래요. 입시에서 내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인데 내신처럼 피 말리는 대입요소가 또 있을까 싶어요. 밤잠 줄여가며 열심히 노력해도 쉽게 안 올라가는게 내신이잖아요.

 

그래서 내신을 만회하기 위해 소위 스펙이라 불리는 비교과 실적을 쌓는 학생들이 많지요. 학종에 대한 높은 관심은 내신 때문에 생긴 거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부족한 내신을 학종으로 뒤집을 수 있는 대학은 어디일까요?

 

내신이 아쉬운 학생들은 학종으로 지원할 대학을 고를 때 아래의 요소들을 면밀히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1. 1단계 선발배수

 

- 전국 4년제 대학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학생부 교과전형입니다. 그래서 많은 언론들이 대입이라고 하면 내신부터 언급하지요. 하지만, 인서울 주요 대학으로 한정하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은 학생부 종합전형이 됩니다. 그리고 학종은 대다수의 대학에서 단계별 전형으로 진행되지요. 1단계에서 서류평가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 면접을 거쳐 최종합격자를 선발하거든요.

 

- 그런데 1단계 선발배수가 대학마다 달라요. 그래서 학종을 지원할 때도 전략이 필요하지요. 최종선발인원은 바뀌지 않다 보니 1단계 선발배수가 높으면 2단계 경쟁률도 높아지고, 1단계 선발배수가 낮으면 2단계 경쟁률도 낮아지는 장단점이 생기거든요.

 

- 따라서 학생부 등 서류준비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1단계 선발배수가 높은 대학에 지원해서 2단계 역전을 노려야 되요. 하지만 서류준비가 잘 되있다면 1단계 선발배수가 낮은 대학에 지원하는게 좋지요. 그래야 역전당할 가능성이 낮아지니까요. 즉, 대입준비는 대학에 맞춰서 해야 되지만 원서접수는 나의 준비상황에 맞춰서 해야 됩니다.

 

 

2. 2단계 면접비중

 

- 2단계 면접에서도 1단계 점수를 합산하는 대학이 많아서 1단계를 문닫고 통과하면 점수차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아요. 하지만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요. 그래서 서류준비가 아쉬운 학생들은 2단계 면접 비중이 높은 대학을 공략해야 되요.

 

- 예를 들어 2020학년 입시에서 연세대학교 학종 면접형은 1단계에서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60%나 반영해요. 하지만 고려대학교 일반전형은 1단계에서 5배수를 선발하지만 2단계 면접비중이 30%에 불과하지요. 즉, 고려대는 1단계 선발배수가 높지만 면접비중이 낮아서 1단계를 낮은 성적으로 통과할 경우 면접으로 뒤집기 쉽지 않아요. 그 반면 연세대는 1단계를 통과하면 면접을 통해 뒤집을 수 있는 여지가 커지지요.

 

- 학종 1단계 선발배수가 가장 낮은 대학은 서울대학교에요. 1단계에서 2배수를 선발하지요. 2단계 면접/구술고사 비중은 50%고요. 그래서 서울대는 일단 서류가 제대로 준비되있지 않으면 면접/구술고사 기회조차 얻기 힘들어서 서류준비가 매우 중요해요.

 

- 따라서 내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학종으로 합격가능성을 높이고자 하는 학생들은 2단계 면접 비중을 확인한 후 지원할 대학을 선택해보세요. 같은 대학 내에서도 전형에 따라 면접비중이 달라지니까 전형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후 준비해보세요.

 

 

3.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

 

-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학종을 준비하는 지방 일반고 학생들에게 상당히 부담스러운 걸림돌이에요. 그래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대학일수록 합격자 내신 폭이 넓어지지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으면 내신만 좋은 지방 일반고 학생들은 지원하기 어렵지만, 수능 실력이 좋은 특목고, 자사고, 강남 일반고 학생들은 지원하기 좋아지니까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 중에는 실질경쟁률이 명목경쟁률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대학들도 있습니다.

 

- 고려대학교는 학종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반면, 연세대는 2020학년도부터 수시모집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해요. 따라서 수능에 자신없는 학생들은 연세대에 지원하는게 유리하고, 특목고, 자사고 등 수능에 자신있는 학생들은 고려대에 지원하는게 유리하지요. 2020학년도부터 연세대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함에 따라 대입시장에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학종 합격자들의 내신을 보면 대학 서열과 다른 경우가 많아요. 저 대학 내신이 저 정도 밖에 안 되나 싶을 정도로 낮은 경우도 있는 반면, 저렇게 높은 내신으로 뭐하러 저런 대학에 갔지 싶을 정도로 높은 대학도 있지요.

 

- 학종 합격자들의 내신이 대학의 서열과 다른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수능 최저학력기준 때문이에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을수록 합격자들의 내신 수준이 높아져요. 그래서 내신 몇 등급 학생이 어느 대학에 합격했으니 우리 애는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겠다던지, 또는 그 반대의 상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내신은 학종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지요. 그래서 학종은 내신만 가지고 지원가능 대학을 결정해서는 안 되요.

 

 

학종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합불을 예측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입시전문가는 물론이고 합격생들조차도 내가 왜 합격했는지 명확히 알기 어려운게 학종이니까요.

 

그래서 학종은 메인전형으로 삼기보다 플러스 알파로 생각하는게 더 좋아요. 내신이 부족하니 스펙을 쌓는 것 보다 내신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올리는게 안전하지요. 학생에게 가장 좋은 스펙은 성적이니까요.

 

그리고 학교유형이 같다면 학종으로 뒤집을 수 있는 내신폭은 많아야 0.3~0.5 정도에 불과해요. 그 이상의 내신을 뒤집는다면 학교 유형이 다르거나 입이 벌어질 정도로 엄청난 스펙을 쌓은 경우지요.

 

우리학교는 일반고지만 공부 잘하는 학교니까 대학에서 감안해주지 않겠냐고요?

 

그런 것 전혀 없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만 유명할 뿐 전국에는 그 보다 더 유명한 학교들이 넘쳐나거든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강남에서도 내신이 2점대를 넘어가면 스카이는 커녕 중경외시조차 학종으로 합격하기 어려워집니다. 

 

내신 2점 대로도 학종으로 중경외시에 합격한 애들이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요? 네.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불합격한 아이들이 몇 십배 더 많지요. 입시는 합격사례가 아니라 불합격사례를 더 유심히 봐야되거든요. 입시는 운에 맡기는 로또가 되서는 안 되니까요.

 

참고로 상위권 대학일수록 스펙으로 내신을 뒤집기가 더 어려워요. 상위권 대학일수록 내신은 물론이고 스펙까지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거든요. 상위권 대학들이 스펙까지 들여다보는 이유는 스펙으로 내신을 뒤집어주려는게 아니라 지원자들의 내신이 다 좋아서 변별이 잘 안 되니까 스펙까지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보는게 맞지요.

 

즉, 스펙은 내신을 뒤집을 수 있는 비밀병기가 아니라 내신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경쟁하기 위한 플러스 조건이라고 보는게 좋습니다. 스펙은 합격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닌거지요.

 

※ 캉쌤의 3줄 요약
내신이 안좋으면
1. 1단계 선발배수가 높은 대학에 지원하자!
2. 2단계 면접비중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자.
3.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