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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학원에서 사귄 친구가 있어요.
봄에 같은 초등학교 나온 친구가 소개해준 아이인데 어느덧 절친이 되어 소개한 친구보다 더 사이가 좋아졌네요.
6학년때 자살시도경험이 있고 왕따였다고 해서 좀 신경쓰이는 친구였어요.
그런데 한달에 한번꼴로 가출했다며 딸한테 울면서 전화를 하고 딸은 잠깐 달래주고 온다며 나가고 이런 일이 빈번하니 솔직히 좀 싫었어요.
저번주 토요일에도 밤9시에 카톡이 와서 집나왔다고 운다길래 나가지 말고 차라리 집에 데려오라고 했어요.
앞으로 중2 중3 또는 고등학교까지 이런 일이 이어질수 있다 생각하니 두고볼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제가 이기적인거라는걸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 애가 쭈삣쭈삣하면서 집에 들어왔어요.
시간이 시간인만큼 저녁은 먹었겠지 생각하면서 예의상(?) 밥먹었냐고 하니 아니오.....밥을 차려줬더니 처음 들어올때와 달리 편하게 잘 먹더라구요.
엄마하고 싸웠는데 엄마가 당장 나가! 소리쳐서 나왔다는거에요.
엄마가 나가라고 할때마다 그냥 무작정 나와서 왕따였다보니 친구도 없고 기댈 곳은 딸밖에 없고.
싸움의 주원인은 남매차별과 알수없는 엄마의 기준???
그 아이는 일차통금이 다섯시랍니다.
무조건 다섯시까지 귀가. 그 다음 학원마치고 이차통금은 8시.
아이생각은 그렇다면 뭘 어쨌건 다섯시안에만 집에 가면 된다.
그래서 친구들과 떡볶이집을 갔는데 4시 20분에 엄마가 전화해서 야! 너 어디야? 떡볶이집이요. 뭐야? 다섯시까지 오랬는데 떡볶이가 다 뭐야? 먹지말고 당장 튀어와!
다섯시까지 충분히 갈수 있다고 설명하려해도 전화를 끊어버리고 받지도 않는답니다.
그래서 애도 화가 난 채 집에 가고 들어가자마자 엄마와 이차전 돌입. 야! 나가! 이런 악순환의 되풀이.
그런 얘기들을 하면서 자기는 미성년자 벗어나면 무조건 독립할거라고 엄마는 보기도 싫다고 하네요.
왕따를 당하던 학교만큼 집에 있는 순간이 지옥이랍니다.
그나마 견딜만한 시간이 학원에 있을때고 자기 말에 잘 귀기울여주는 딸에게 의지하게 된것 같아요.
그 아이의 말만 듣고 판단을 할수는 없지만 일단 그 엄마는 3가지 문제가 있더라구요.

1. 자녀의 말을 도통 듣지 않는다.
싸우더라도 서로 주거니받거니 해야 서로의 속사정이 나올텐데 변명의 틈조차 주지 않고 자기 할말만 하고 자기 화만 풀고 끝내니까 소통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2. 나가라는 말을 예사로 한다.
엄마가 나가란다고 그때그때 튀어나오는 애도 그렇지만 걸핏하면 쫓아내는게 습관이네요.

3. 이 엄마는 뭔가 서툰 분이다.
지금까지 그 애가 가출해서 울면 딸이 나가서 다독다독하고 간식도 사먹이고 집앞까지 데려다주곤 했어요. 그러고 집에 들어가면 냉~~랭~~한 분위기속에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각자 방에 틀어박히는데, 자정쯤 되면 엄마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서 다짜고짜 한번 격하게 안아주고는 말 한 마디 없이 홱 나간답니다.
그럼 얘는 아 생뚱맞게 뭐야? 짜증나! 이러고요.
조용하게 대화를 하고 화해의 의미로 포옹을 하는게 보통의 그림일것입니다. 그런데 워낙 소통이 없다보니 엄마는 포옹 한번으로 내 마음을 알겠거니 하고 딸은 아직 마음에 앙금이 잔뜩 쌓였는데 갑자기 안아주고 나가니 엄마의 시도가 와닿지 않고 이쪽으로도 악순환, 저쪽으로도 악순환.
모녀가 같이 솔루션이라도 받아야 될것 같은데 제가 나서기엔 오지랖이겠죠.ㅡ.ㅡ
그 애가 털어놓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린기분이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