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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캉쌤의 이번 주 방송 주제는 ‘아이 성적 올리는 효과적인 시험 잔소리 요령’입니다.

 

시험을 망쳐버린 아이의 성적을 보면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기 쉬운데 이 잔소리가 역효과를 불러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이가 시험을 망쳤을 경우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 잔소리 요령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7년 4월 30일 오후 4시 22분부터 약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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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중고등학생들 중간고사 기간이지요.

 

-> 많은 학교들이 이번 주까지 중간고사를 치렀고 늦은 학교들은 다음 주까지 중간고사를 치릅니다.

 

2. 시험 기간에는 아이들이 늦게까지 공부하다 보니 먼저 자기가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뭐라도 하면서 기다려줘야겠는데 부모님들이 보통 뭘 하면서 기다리시나요?

 

-> 거실에서 책을 읽으시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예 아이들 옆에서 시험 준비를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중학교 아이들은 아직 시험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옆에서 도와주면 성적이 많이 오르거든요. 요점정리도 도와주고 잘 외웠는지 문제도 내주시면 좋지요.

 

그런데 시험공부 도와주다가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험이 코앞인데 아이가 꾸벅 꾸벅 졸고 있거나 멍하게 앉아있으면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나가기 쉽거든요. 그러면 아이들도 짜증이 나서 공부가 손에 안 잡힙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이들 시험 준비를 도와주시다가 요즘은 그냥 지켜만 보신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애들 성적 오르는 것보다 내 혈압이 더 빨리 올라서 제 명에 못 살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들 실력은 시험 전에 어떻게 준비하느냐 뿐 아니라 시험이 끝난 후에 부모님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도 크게 바뀝니다. 부모님의 반응이 아이들의 학습 태도나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시험이 끝난 후 가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상황을 꽁트로 만들어 봤습니다. 제가 시험 성적에 화가 난 엄마 역할을 해볼 테니까 김홍성 아나운서님께서 시험을 망친 아들 역할 좀 해주시겠습니까?

 

엄마 : 너, 도대체 이걸 성적이라고 받아온거야? 이번에는 공부 열심히 했다면서!

아이 : 다 아는 거였는데 실수로 틀린 거에요. 원래 정답 제대로 썼었는데 헷갈려서 고쳤더니 틀렸더라고요.

엄마 : 변명하지마. 실수도 실력인거야. 네가 열심히 안 했으니까 헷갈리지 열심히 했는데도 헷갈렸겠어!

아이 : 아니, 이번에는 진짜 열심히 했다고요. 엄마도 봤잖아요.

엄마 : 보긴 뭘 봐. 너 책상 앞에서 시간낭비 하는 것만 봤지. 너, 멍하게 앉아있을 때부터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

아이 : 아니, 열심히 했다니까요.

엄마 : 열심히 하긴 뭘 열심히 해. 너를 믿은 내가 바보지. 너, 이따위로 공부할거면 학원이고 뭐고 다 때려치워. 엄마는 돈이 남아돌아서 너 공부시키는 줄 알아!

아이 : 아휴~~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좀 해요.

 

엄마 : 알긴 뭘 알아! 아는 놈이 이래! 이게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소리야. 그런데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니!

 

여기까지입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시험이 끝나면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지요. 요즘 학교내신이 입시에서 워낙 중요해졌다 보니 내신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참고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이번 주 목요일에 ‘2019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발표했는데 현재 고등학교 2학년 아이들이 치르게 될 2019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 비율이 무려 76.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대학생 4명 중 3명은 내신의 영향력이 막대한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는 것이지요.

 

3. 그러면 앞으로 내신관리가 더 중요해지겠네요.

 

-> 그렇습니다. 수능은 한 번 망쳐도 재수를 하면 다시 되살릴 수 있지만 내신은 한 번 망치면 검정고시를 보지 않는 한 되살릴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앞으로는 시험철마다 부모님들의 잔소리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의 잔소리가 아이들에게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 하실 때도 요령이 필요하거든요.

 

4.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어떤 식으로 하면 되나요?

 

->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이야기하실 때 내용에 집중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내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맞으면 ‘내가 아이를 위해 이렇게 좋은 조언을 해줬다’라고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대화의 내용보다 대화의 방법에 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듣기 싫게 이야기 하면 소용이 없지요.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조언을 해줬다고 생각하시지만 아이들은 또 혼났다 라고만 생각하거든요. 자기가 혼날 짓 한 것은 생각도 안 하고 혼났다 라는 사실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방귀 뀐 놈이 성내고 있으니 화가 더 치밀어 올라서 잔소리가 늘어나게 되고요.

 

그런데 시험을 망쳐서 혼난 적 있는 아이들은 시험을 또 망쳐서 또 혼나게 될까봐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험철만 되면 시름시름 앓는 애들이 있잖아요. 시험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해지고요. 그래서 부모님 눈에는 꾀병으로 보이기 쉬운데 이게 진짜로 아픈 겁니다. 시험을 망쳐서 또 혼나게 될까봐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니까 소화도 안 되고 머리도 아프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공부가 잘 될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시험을 또 망치게 되고 또 혼나게 되는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 됩니다.

 

5. 시험 망쳐서 혼날 걱정하지 말고, 시험 잘 봐서 칭찬 받을 생각하면 되지 않나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면 되잖아요?

 

-> 시험 때문에 혼난 적 있는 아이들은 시험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잘 해보자’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몸이 위축돼 버립니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고 생각해보시지요. 주인과 막대기 물어오기 놀이를 해본 적 있는 강아지는 주인이 막대기를 들면 ‘이제 재미있는 놀이를 하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하지만 주인에게 막대기로 맞은 적인 있는 강아지는 어떨까요? 이런 강아지들은 주인이 막대기를 들면 또 맞는 줄 알고 무서워서 몸이 위축돼 버릴 겁니다. 이 상황에서 강아지한테 ‘왜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니, 열심히 해서 칭찬 받을 생각을 하면 되잖아’라고 가르친다고 해서 강아지가 잘 따라올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머리로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할 테니까요. 우리 아이들도 똑같습니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시험이 또 하나의 도전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시험이 두려움이 될 수 있지요. 시험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시험 후에 다가올 일이 두려운 겁니다. 그래서 시험이 싫어지고, 공부도 싫어지지요.

 

6-1. 그렇다면 시험 성적을 보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가요? 시험을 망쳐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주는 것이 좋은가요?

 

-> 공부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잖습니까. 그래서 아이들과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님들께 섭섭해 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이거든요. 비록 부모님이 원하시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뭔가 하기는 했는데 결과가 안 좋다고 해서 모두 무시해버리면 애들도 기분이 나빠지거든요.

 

그래서 아이들 성적을 대하실 때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춰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6-2.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요? 예를 좀 들어주시지요.

 

-> 예를 들어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아왔다고 해서 ‘아이고, 내 새끼. 누굴 닮아서 이렇게 공부를 잘 하는지 몰라. 이번에도 또 100점 받았네.’라고 결과를 칭찬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딸 이번에도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그동안 공부하느라고 힘들었지? 너, 시험공부 한다고 밤늦게까지 안 자고 있으니까 대견해 보이면서도 한 편으로는 아빠 가슴이 아프더라’라고 과정을 칭찬해주시는 겁니다.

 

성적이 안 좋더라도 ‘너, 이 따위 점수로 대학이나 갈 수 있을 것 같애? 그럴 거면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워. 너는 도대체 정신상태부터 잘못됐어’라고 그동안의 노력을 모두 무시하지 마시고 이렇게 한 번 이야기해주세요. ‘아들, 여기 좀 앉아보자. 이번에 시험공부 하느라고 고생 많았다. 공부하다가 힘든 점은 없었니? 아빠가 다음에는 요점정리나 기출문제 찾는 것 좀 도와줄까?’라고요. 마음 속에서는 천불이 나시겠지만 꾹꾹 참으면서 이야기하시는 겁니다. 엄마, 아빠 표정만 봐도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거든요. 그리고 다음에는 요점정리도 하고, 기출문제도 풀어보라는 이야기구나라는 것을 다 알아듣지요.

 

그리고 아이들이 성적표를 가지고 오면 친구들 성적은 묻지 말아주세요. 우리애가 100점을 받아와도 ‘100점 받은 애들은 몇 명이나 있니?’라고 물어보시고는 ‘저 말고도 몇 명 더 있는데요.’라고 대답하면 ‘뭐야? 네가 잘 한게 아니라 시험이 쉬웠던거네’라면서 아이의 노력을 폄하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 들으면 아이들은 기운이 쭉 빠져서 공부하기가 진짜 싫어집니다. ‘철수는 몇 점 받았니? 영희는 몇 점 받았데?’라면서 친구들과 비교당하는 것도 정말 싫고요.

 

그래서 아이들 성적을 보실 때는 우리 아이 성적만 봐주시고, 칭찬이나 질책을 하실 때는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는 ‘다음부터는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라는 식으로 막연하게 이야기하시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3주 전부터는 요점정리도 하고 기출문제도 풀어보자’라는 식으로 대책까지 함께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지 않아서 다음에는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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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쌤은 매주 일요일마다 kbs 1라디오를 통해 오후 4시 22분부터 만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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