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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월 27일) 교육부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범위를 확정발표했습니다. 그 중 가장 논란이 되었던 수학과목의 경우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은 출제범위가 수학Ⅰ, 확률과통계, 미적분으로,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나형은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로 정해졌지요.

- 수학 가형 (이과) : 수학Ⅰ, 확률과통계, 미적분

- 수학 나형 (문과) :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통계

기존에 수학 가형의 출제범위였던 기하는 2015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전환되었기에 일반선택과목 위주로 문제를 출제한다는 수능 출제원칙에 따라 시험범위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수학 나형에서는 2015 교육과정의 수학Ⅰ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이 추가되며 수능 출제범위에도 추가됐고요.

이에 따라 수학 가형을 주로 응시하는 이과생들은 시험범위가 줄어들고, 수학 나형을 주로 응시하는 문과생들은 시험범위가 늘어나게 됐습니다. 결국 수능시험에서도 이과는 수학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 문과는 수학의 영향력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지요.

이러한 내용을 보고 많은 분들께서 이과 학생들은 수능 수학 시험범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수학 공부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시는데 캉쌤의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까다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능에서 수학은 여전히 상대평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 시험범위가 줄어들어도 변별력은 유지해야하지요. 그렇다면 수능 출제자들에게 남는 선택지가 무엇이 될까요? 아마 2가지가 될 것입니다. 첫 번째는 난이도를 높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유형변화문제라며 문제를 비틀어 꼬아서 아이들이 실수하기 쉽도록 만드는 것이지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수학공부는 더 까다롭고 재미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수포자를 줄이겠다던 시험범위 감축이 오히려 수학의 재미를 더 반감시킬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시험범위를 줄인다고 해서 학습난이도나 학습량을 줄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순진하게 나만 속았더라라는 상황이 될 수도 있거든요.

또한, 수학 출제범위에서 기하가 빠졌다고 해서 기하를 공부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됩니다. 기하는 이공계 대학 수업에서 많이 활용되는 파트이기 때문에 이공계 학과들의 경우 수시모집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기하 이수여부 및 성적을 반영할 가능성도 있거든요. 정시에서는 기하가 빠질지 몰라도 수시에서는 기하가 여전히 남게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쩌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면서요.

따라서 2021학년도 수능을 응시하게 될 예비고1 학생들은 대학의 지망계열을 빨리 결정해서 수학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겠네요. 이과에서도 기하가 별로 활용되지 않는 의치한 계열 지망생이라면 기하 공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도 되겠지만 기하가 많이 활용되는 이공계 지망생이라면 수시모집의 학생부 반영에 대비하기 위해 기하까지 공부해야 될 테니까요.

또한, 이과 학생들은 수능에서 유형변화 문제에 흔들리지 않도록 기본개념을 철저히 숙지하는 것이 좋을 테고, 문과 학생들은 늘어난 시험범위까지 충분히 공부하는 것이 좋겠네요. 문과학생들에게 삼각함수는 꽤 까다로운 분야니까요.

추신. 뭔놈의 입시제도가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 해가 없네요. 연년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조차 큰 애와 작은 애를 다르게 가르쳐야 되는 상황이니까요. 입시제도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가능해야 국민들의 혼란이 줄어드는데 정치인들이 일부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심까지 들 정도입니다. 2022학년도에는 수능 제도 자체가 개편될 예정인데 이 때 시험범위도 또 한 번 뒤집히지는 않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정치하시는 높은 분들 여러분, 입시제도는 호떡이 아닙니다. 제발 수시로 뒤집지 좀 말아주세요. 튀는 기름에 국민들이 죽어나갑니다.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