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최근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의 영향력이 강해지자 내신 뿐 아니라 비교과 영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 중에서도 동아리활동은 전공적합성 및 학업역량, 학업의지를 어필할 수 있는 중요한 활동이기 때문에 인기있는 동아리는 대학 들어가는 것만큼 경쟁이 치열해졌지요. 옛날에는 동아리 부원을 모집하기 위해 선배들이 교실을 돌며 후배들을 꼬셔야 됐지만 지금은 신청자가 너무 많아 어떻게 뽑을지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학교별로 동아리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활동이 있어도 학교에 관련 동아리가 없으면 해당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학생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 수 있는 자율동아리 제도가 있지만 자율동아리가 사교육을 부추긴다며 교육부에서 학생부 기재 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학교에 원하는 동아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자율동아리를 만들고,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끼리 열심히 운영하는 자율동아리들도 있는데 일괄적으로 기재를 금지하려고 하니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쨋든 공식동아리만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게 되면 동아리 가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교내 동아리의 양과 질이 대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로 2016년 기준으로 전국 2350개 고등학교의 평균 동아리 갯수는 82개입니다. 그 반면 자사고는 평균 123개의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지요. 자사고는 전국 평균보다 무려 50%나 더 많은 동아리를 운영 중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아리의 질과 활동내역까지 따져보면 그 차이는 더 커집니다. 이러니 일반고와 자사고의 입시실적이 다를 수밖에 없지요. 내가 대학 관계자라면 누구를 뽑고 싶을지 뻔하잖아요. 입시는 내 입장이 아니라 선발자의 입장에서 봐야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일반고도 특목고나 자사고 못지 않은 비교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차원의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도 힘드시겠지만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조금만 더 노력해주시면 좋겠네요. 선생님들에게는 추가적인 업무에 불과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인생이 달린 문제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쨋든 자율동아리의 학생부 기재금지는 내년부터 추진될 예정이므로 올해까지는 학생부에 얼마든지 기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 정책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율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내년에 기록하지 못하게 될 것을 걱정하지 말고 올해에는 열심히 활동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동아리 활동은 학교 공식동아리에 참여하는 것이 좋고, 원하는 동아리가 없다면 학교에 건의해서 공식동아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님들도 학부모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학교에 적극 건의해주시면 더 좋고요. 정시가 개인전이라면, 수시는 단체전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거든요.

추신 1. 중학생들은 고등학교 선택 시 교육과정 뿐 아니라 동아리 등 비교과 활동까지 충분히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성적은 나의 노력으로 올릴 수 있어도 비교과 활동은 학교에서 협조해주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추신 2. 동아리 선택은 전공적합성을 어필하기 위해 지망학과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입시에 효율적입니다. 방송반이나 댄스부, 밴드부 등 재미있는 활동들도 많지만 입시를 생각하면 잠시 뒤로 미뤄놓는 것도 좋겠네요. 고등학교 밴드 활동도 재미있지만 대학 밴드에 가입해서 대학가요제를 준비하는 것은 더 재미있는 일일 테니까요. ^^

추신 3. 어떤 동아리에 참여하느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동아리 선생님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활동해도 선생님이 학생부에 제대로 기록해주지 않으면 말짱도루묵이 되겠지요. 따라서 동아리를 선택할 때는 지도선생님이 누구신지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