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학교 시험이 끝나고 나면 성적 때문에 공부 자신감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중위권 이하의 아이들은 시험을 보면 볼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번 주 방송주제는 ‘중위권 아이들의 공부자신감 올리기’라는 주제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이성민의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8년 4월 28일(토) 오후 4시 47분부터 약 11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 봄개편으로 인해 이번 주부터 아나운서가 바뀌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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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고등학교 아이들 중간고사가 끝났는데 성적표도 나왔나요?

 

-> 아직 대부분의 학교에서 성적표는 나오지 않았고 정오표 정도만 배부됐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정확한 성적은 몰라도 대략 몇 점 정도 받았다라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지요.

 

2. 성적표 나오면 집안 분위기 바뀌는 집들도 많이 생기겠어요.

 

-> 가채점 상태일 때는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가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가 나오면 집안 분위기가 싸늘해지는 가정도 적지 않지요. 오늘이 어린이날인데 시험성적 때문에 즐겁지 않은 어린이날을 보내고 계신 가정도 있을거에요. 애들이 시험을 너무 망쳤다며 놀러갈 기분도 사라졌다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은 아이들 성적표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엄마와 아빠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겁니다.

 

3. 어떤 차이를 보이나요?

 

-> 엄마는 아이들 성적을 상대평가하는 반면에 아빠는 아이들 성적을 절대평가하는 경향이 큽니다.

 

예를 들어 엄마들은 아이가 받아온 점수 자체보다 친구들과의 등수를 더 신경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애가 98점을 받아와도 그냥 그 점수에 만족하는게 아니라 ‘100점 맞은 애는 몇 명이나 있어?’, ‘철수는 몇 점 받았니?’라는 식으로 다른 집 아이들의 점수를 궁금해하지요. 그래서 우리 애가 옆집 애보다 점수가 낮으면 엄마가 자존심 상하기도 합니다.

그 반면에 아빠들은 아이의 성적 그 자체를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옆집 애는 옆집 애고, 우리집 애는 우리집 애라는 식으로 아이들을 분리해서 보는 경향이 있지요.

 

4.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가 뭔가요?

 

-> 엄마는 아이들을 자신과 동일개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엄마는 아이들을 10달 동안 뱃속에 데리고 있었잖아요. 거의 한 몸이나 마찬가지였지요. 그렇다 보니 아이가 배 밖으로 나와서 육체적 탯줄이 끊어졌어도 아직 정신적 탯줄을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아프면 내가 아픈 것처럼 느껴지고, 우리애 성적이 낮으면 내 성적이 낮게 나온 것처럼 기분이 안 좋아지는 겁니다. 엄마들은 학부모회나 반모임같이 서로 만날 일도 많다 보니 아이 성적이 안 좋으면 다른 엄마들한테 꿇리는 것 같아 괜히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거든요. 자기 아이가 공부를 잘 한다고 으시대는 엄마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 성적에 따라 엄마들의 학교활동이나 모임 참여횟수가 달라집니다.

 

5. 아빠들은 어떤가요?

 

-> 엄마 못지 않게 아이를 한 몸으로 생각하는 아빠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아빠들은 아이를 별개의 개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래서 아이가 아파도 자기가 아픈 것처럼 감정이입되는 정도가 엄마들보다 훨씬 약하지요. 우리애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옆집 아빠한테 자존심 상하지도 않고요. 아빠들은 우리애 친구 아빠를 만날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아이 성적때문에 자존심 상할 일도 별로 없거든요.

 

6. 아이가 시험을 잘 봤을 때 느끼는 감정도 엄마, 아빠가 서로 다르겠어요.

 

-> 엄마는 아이들을 동일개체로 느끼는 경향이 크다 보니 아이의 성적이 좋으면 내 성적이 좋은 것처럼 기뻐합니다. 마치 올림픽에서 자기가 직접 메달을 딴 것처럼 기뻐하지요. 그 반면에 아빠들은 아이들을 별개의 개체로 느끼는 경향이 크다 보니 메달을 딴 선수 자체의 환희가 아니라 그 선수를 지도한 감독이나 코치의 기분을 느낍니다. 그래서 나 자신보다 아이들을 더 자랑스러워하지요.

 

7. 성적이 안좋게 나올 경우 엄마와 아빠의 대처방식도 다르겠어요.

 

-> 아이들의 성적이 안 좋은 이유는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안 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엄마들도 잘 알고 계시지요. 그런데 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걸 공식적으로 인정하면 동일개체인 엄마도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되거든요.

 

그래서 엄마들은 성적이 안좋은 이유를 외부적인 요인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이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거나 우리애가 풀은 문제집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험이 끝나면 아이들 학원을 옮기거나 문제집을 바꾸는 엄마들이 많습니다.

 

8. 아빠들은 어떤가요?

 

-> 아빠들은 성적부진에 대한 원인을 내부적인 요소에서 찾는 경향이 큽니다.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빠들은 아이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많습니다. ‘이게 다 네 정신자세가 잘못돼서 그런거야. 시험철에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랑 스마트폰 가지고 놀더니 성적이 이게 뭐야. 너 정신 똑바로 못차릴래.’라는 식으로 아이를 혼내거든요. 이 때 엄마까지 함께 혼내는 아빠들도 계세요. ‘당신은 도대체 뭘 했기에 애 성적이 이 모양이야? 애 관리 똑바로 못해? 누구는 땅파서 돈 벌어오는 줄 알아. 이러려면 학원이고 뭐고 다 끊어버려.’라고 화를 내시지요. 그렇다 보니 상담을 할 때도 엄마와 아빠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9. 어떻게 다른가요?

 

-> 엄마들은 성적에 맞춰 지원가능한 학교를 추천해드리면 대부분 납득하지를 못하세요. ‘그런 학교는 싫어요. 저는 꼭 OO대학에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든 합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라며 자신이 생각했던 학교에 대해서만 계속 고집하시지요. 제가 ‘죄송하지만 현재 실력으로는 어렵습니다’라고 재차 말씀드리면 합격할 수 있다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다른 곳을 계속 찾아다니시고요. 그래서 엄마들이 사교육업체에 속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들의 불안한 마음을 이용해서 컨설팅비를 수백에서 수천만원까지 뜯어내거나, 불합격할 것이 뻔해보이는 아이들한테까지 면접으로 뒤집을 수 있다며 면접이나 자기소개서 특강을 팔거든요.

 

그 반면에 아빠들은 현실을 말씀드리면 잠깐 울컥하기는 하시지만 금방 수긍하고 차선책을 찾으려고 노력하시지요. 아빠들은 ‘그러면 다른 학교는 어디가 괜찮나요?’라고 물어보시거든요.

 

10. 이제 중간고사가 끝났을 뿐이니까 기말고사를 잘 보면 성적은 얼마든지 올릴수 있겠지요?

 

-> 아직 기말고사도 남았고 수행평가도 남았으니 지나간 시험에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떠오르니까요. 따라서 이번 시험이 만족스럽지 못하셨다면 이번 시험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시기보다 다음 시험에 대해 이야기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요즘은 수행평가 비율이 높아진 만큼 아이들 수행평가도 신경을 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기말고사 이후에 있을 최종 성적합산에서는 분명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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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쌤은 매주 토요일마다 kbs 1라디오 ‘이성민의 생방송정보쇼’를 통해 오후 4시 47분부터 11분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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