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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열혈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 달팽이 사촌이라도 되는듯 뭐 하나 할 때도 느릿느릿 어거지로 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방송주제는 (스스로 하는 아이로 키우는 내적동기 키워주기)로 정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생방송 정보쇼’를 통해 2018년 9월 29일(토) 오후 4시 45분부터 10분간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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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음 주부터 중고등학교 중간고사 기간이라면서요?

 

->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들이 다음 주부터 중간고사를 치릅니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아이들에게 이번 연휴는 연휴가 아니라 시험준비 기간었지요. 요즘은 내신성적이 워낙 중요해져서 시험철에는 아이들도 굉장히 민감해지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도 일부로 공부 못하는 학교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습니다. 공부 못하는 학교에 가야 내신성적 받기 쉬우니까 서로 공부 못하는 학교에 가려고 눈치싸움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요.

 

2. 공부 못하는 학교에 가면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놀게 되지 않나요?

 

->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고등학교에 가면 마음잡고 열심히 할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친구들이랑 노느라 공부를 등한시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거든요. 공부 못하는 학교일수록 노는 분위기가 심해서 친구들과 더 놀게되기 쉽고요. 그래서 내신 잘 받으려 공부 못하는 학교에 왔다가 내신까지 망치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신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서 훌륭한 성과를 얻은 학생을 한 명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3. 그 학생은 어떤 학생인가요?

 

-> 서울 강북에 위치한 자율형사립고에 다니던 학생이었는데 고1 때 어머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었지요. 내신때문에 고민이 많다면서요.

 

4. 자사고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가는 학교니까 내신성적이 잘 안나와서 고민이었나보죠?

 

-> 저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습니다. 특목고나 자사고 부모님들이 내신때문에 고민이라고 하면 내신이 너무 안 나와서 전학가거나 자퇴할까 고민하는 경우거든요. 그런데 이 학생은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내신이 너무 잘 나와서 고민이었던거죠.

 

5. 내신이 잘 나오면 좋은거 아닌가요? 그게 고민할 거리가 되나요?

 

-> 그렇지요. 내신이 잘 나오면 좋은거죠. 그래서 저도 이게 왜 고민일까 싶었는데 그 다음에 하시는 이야기가 참 놀랍더라고요. 아이가 내신성적이 너무 잘 나와서 공부에 대한 긴장감을 못 느끼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러다 자기 실력이 떨어질 것 같으니 공부 더 잘 하는 학교로 옮겨달라고 했데요. 그래야 자기가 친구들한테 자극받고 긴장해서 더 열심히 할 것 같다고요. 남들은 내신 잘 받으려고 공부 못하는 학교에 가려고 하는데 이 학생은 정반대의 방법을 택한 것이지요. 이 학생에게 공부는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었던 것이지 대학 잘가기 위한 등수싸움이 아니었던 겁니다.

 

이런 학생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심리학에서는 ‘미켈란젤로의 동기’라고 부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정한 기준이나 목표를 향해 스스로 움직이는 내적동기를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공부라는 힘든 과정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내적동기입니다.

 

6. 미켈란젤로의 동기라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지요.

 

->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에 따라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에 4년이나 틀어박혀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때 그린 그림이 바로 그 유명한 천지창조지요. 광고에도 자주 나오는 손가락 맞대는 그림 있잖습니까. 그게 하느님이 팔을 뻗어 아담에게 생명의 불꽃을 전달하는 모습인데 시스티나 성당에 그려져 있는 천지창조의 한 장면이지요.

 

그런데 미켈란젤로가 성당에 틀어박혀서 그림에만 몰두하고 있으니까 어느날 친구가 미켈란젤로를 찾아갔습니다. 그랬더니 미켈란젤로가 누가 자세히 보지도 않을 어두운 구석에 거꾸로 누워 온 정신을 집중해 그림을 그리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미켈란젤로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보게, 미켈란젤로! 그렇게 구석진 곳에 잘 보이지는 않는 사람 하나 그리려고 그 고생을 하고 있는건가? 그렇게 열심히 그려봤자 그걸 누가 알아주겠어?’라고요.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내가 알지’라고요. 미켈란젤로는 누가 알아봐주기를 원해서 열심히 했던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 했던 겁니다. 이 사건을 훗날 심리학에서 ‘미켈란젤로의 동기’라고 부르며 내적동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야기하고 있지요.

 

7. 공부도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해야 될텐데 그러려면 우리 아이들한테도 내적동기가 필요하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하면 미켈란젤로같은 내적동기를 심어줄 수 있나요?

 

-> 아이들에게 동기부여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상이나 벌을 주는 외적동기고, 두 번째는 스스로 알아서 하게 만드는 내적동기지요.

 

그런데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보면 물질적인 보상을 하는 외적동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얘, 철수야! 너 이번에 수학시험 100점 받으면 아빠가 스마트폰 새걸로 사줄께’ 같은게 외적동기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이렇게 자꾸 보상을 해주면 아이들이 공부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갖게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공부를 ‘한다’가 아니라 ‘해준다’라고 이야기하는 애들이 적지 않거든요. 공부 잘 하면 자기들이 제일 좋은 건데 자꾸 보상을 해주니까 마치 부모 위해 공부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아빠, 이번 시험에 100점 받으면 뭐 해줄거에요?’라고 이야기하는 애들도 있지요. 공부하는걸 부모와의 거래로 이용하는 겁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어느 순간 보상을 끊어버리거나 아이가 원하는 만큼 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의욕이 더 꺾여버리기도 하지요. ‘아, 됐어. 그럴거면 나 공부 안 할래’라고 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시험성적을 가지고 거래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지요.

 

8. 그래도 뭔가 조건을 걸면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는 않나요?

 

-> 외적동기는 조건과 보상이 명확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효과를 끌어오리는 데는 효과적입니다. 어른들이 보너스 받으려고 일 열심히 하는 것도 외적동기인거죠.

 

그런데 외적동기는 계속해서 조건과 보상이 따라 붙어야 되기 때문에 내적동기를 키우는 것과 병행해야 됩니다. 외적동기를 통해 단기성과를 끌어올리는 한편 스스로 하려는 마음을 키워주기 위해 내적동기도 함께 키워줘야 되지요.

 

9. 내적동기는 어떻게 하면 키울 수 있나요?

 

->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에게 심리적인 보상을 해주는 겁니다. 외적동기는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보상을 못 받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안 될 것 같으면 중간에 포기하게 만들지요. ‘어휴 됐어. 어차피 이제와서 해봤자 되지도 않으니까 그냥 안 할래’라고 해버리지요.

 

하지만 내적동기는 조건을 달성하지 못했어도 최선을 다 했다면 그 노력을 인정해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어도 열심히 노력했다면 이렇게 이야기해주는거죠. ‘철수야, 그동안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너도 이번 연휴에 밖에 나가 놀고 싶었을 텐데 꾹 참고 공부하느라 수고 많았다. 특히, 밤늦게까지 잠 안자려고 세수하며 잠깰 때는 아빠 마음이 찡하더라. 그래서 아빠는 네가 노력한게 정말 자랑스러워’라고요. 이 때 중요한 것은 졸릴 때 잠깨려고 세수하더라 같이 아이가 노력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칭찬해주는 겁니다. 사실 아이가 별 생각없이 한 행동일수도 있지만 그걸 부모님께서 언급해주시면 아이들이 정말 뿌듯해하거든요. 부모님이 그냥 빈말로 이야기하시는게 아니라 정말 나를 지켜봐주셨구나라는 생각에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도 들게 되니까요.

 

10. 내적동기를 키워주려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더 칭찬해줘야겠군요.

 

-> 그렇습니다. 아이가 100점 받아왔다고 해서 ‘아이고 우리 아들, 역시 아빠 닮아서 이렇게 똑똑하네. 이번에도 또 100점 받았구나.’라는 식으로 결과를 칭찬하면 아이들이 그 순간은 잠시 좋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불안해질 수 있거든요. 아빠는 나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100점 받는 아들을 사랑한다고 생각해버릴 수 있는거죠. 그래서 내가 100점 받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따라서 아이들과 이번 중간고사에 대해 이야기하실 때는 아이들이 예전에 했던 노력 중에서 멋있었던 일, 자랑스러웠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그러면 상을 받거나 혼나지 않기 위해 억지로 공부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더 자라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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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캉쌤은 매주 토요일마다 kbs 1라디오 ‘생방송정보쇼’를 통해 오후 4시 45분부터 10분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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