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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부담 경감대책이 가져온 지역간 학력 변화

등록 스홀신강명규쌤 조회 765 추천 0 등록일 2020-02-24 오후 4:33:59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안녕하세요?

스터디홀릭 운영자 강명규쌤입니다.

 

아이들의 학업부담을 줄여주고, 학교간 줄 세우기를 방지한다는 명분 하에 2017년부터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가 중단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16일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흥미로운 분석결과를 발표했기에 이번 주 방송주제는 < 중고등학생 학력 저하 및 지역간 학력 격차 심화 원인 분석 >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KBS 1라디오 ‘서기철의 시사본부’를 통해 2020년 2월 23일(일)에 방송된 방송원고 초안입니다. 생방송인 관계로 실제 방송 내용은 아래와 차이가 있습니다. 

 

* 강명규쌤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20분에 KBS1 라디오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캉쌤은 2015년 5월부터 6년째 KBS 라디오에 고정출연 중입니다.^O^V )

 


 

1. 요즘 중고등학생들 학력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서요?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 16일에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중고등학생 학력이 계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학생은 국영수 모두 하락했고, 고등학생은 영어와 수학에서 학력이 하락했습니다.



2. 얼마나 하락했나요?


-> 중학생은 국어 평균점수가 2016년에 211점에서 2018년에 203점으로 8점 하락했습니다. 영어도 204점에서 196점으로 8점 하락했고요. 수학도 201점에서 195점으로 6점 하락했습니다. 


교육과정을 50% 이상 이해한 수준을 보통학력 이상이라고 표현하는데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도 국영수 모두 하락했습니다. 국어가 8.8%, 영어가 8.9%, 수학이 5.9% 하락했거든요. 2018년 중3 학생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영어는 65.8%, 수학은 62.3%니까 중3 학생 10명 중 4명은 교육과정을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겁니다. 그런데 이게 평균이니까 지역이나 학교별로 나눠보면 상황이 더 심각해집니다. 교육열이 낮은 지역이나 학업 분위기가 안 좋은 학교는 교과서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아이가 절반을 넘어간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학교에 가면 자는 애들이 있고, 애들이 자니까 선생님도 의욕이 사라져서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 아예 수업을 못 따라가는 애들도 많아졌나요?


-> 교육과정을 20%도 이해하지 못한 수준을 기초학력 미달이라고 부르는데 중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국영수 모두 상승했습니다. 특히, 국어와 수학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국어는 2.0%에서 4.4%, 수학은 4.9%에서 11.1%로 늘었거든요. 영어도 4.3%에서 5.3%로 상승했고요. 



4. 고등학생은 어떤가요?


-> 고등학생은 수학과 영어에서 학력이 하락했습니다. 수학은 2016년에 197점에서 2018년에 193점으로 4점 하락했고, 영어는 200점에서 195점으로 5점 하락했습니다. 국어만 202점에서 204점으로 상승했고요.


하지만 교육과정을 50% 이상 이해한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국영수 모두 하락했습니다. 국어가 2.5%, 영어가 5.6%, 수학이 7.8% 하락했거든요. 2018년 고2 학생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국어는 81.6%, 영어는 80.4%, 수학은 70.4%로 중학교와 마찬가지로 수학에서 가장 낮게 나왔지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모두 수학을 가장 어려워하는 겁니다. 



5. 고등학교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었나요?


->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고등학교에서도 국영수 모두 증가했습니다. 국어는 3.2%에서 3.4%, 영어는 5.1%에서 6.2%, 수학은 5.3%에서 10.4%로 늘었습니다.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중학교는 11.1%, 고등학교는 10.4%니까 중고등학생 10명 중 1명은 교과서를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국영수 모두 대도시, 중소도시, 읍면지역 순으로 평균점수가 낮아진다는 겁니다.



6. 대도시와 읍면지역의 학력 차이가 얼마나 나나요?


-> 2018년에 대도시와 읍면지역 평균점수 차이가 중학생은 국어에서 8점, 영어에서 14점, 수학에서 15점 차이를 보였습니다. 고등학생은 국어에서 5점, 영어와 수학에서 14점 차이를 보였고요. 그런데 고등학생은 영어와 수학의 평균점수 차이가 2016년보다 2018년에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영어는 3점, 수학은 7점이 더 벌어졌거든요. 



7. 점수 차이가 수학에서 더 많이 벌어진 이유가 뭔가요?


-> 2017년부터 수능시험에서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됐습니다. 영어는 석차백분율에 상관없이 90점만 넘으면 무조건 1등급을 받게 된 거죠. 그런데 영어를 누르니까 수학이 더 중요해졌어요. 그래서 수학 공부를 더 열심히 하니까, 대도시와 읍면지역 학력 격차가 더 심해진 거죠. 지방 소도시 아이 중에는 주위의 친구만 보고 ‘이 정도면 됐지. 다른 애들도 다 노는데 뭐. 그리고 어차피 이렇게 힘든 문제는 우리 학교 시험에 안 나와’라며 적당히 안주하는 애가 많거든요.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사는 곳은 지방 소도시여도 공부는 대도시 아이들처럼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 학교 시험에는 안 나와도 어차피 수능시험에 나오니까요.



8. 중고등학교 모두 학력이 낮아진 이유는 뭔가요?


-> 아이들의 학업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행된 다양한 정책이 학력 하락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겁니다. 시험 부담을 낮추자고 시험을 없애거나 쉽게 출제하면 애들은 그만큼 공부를 안 하니까요. 그래도 교육열이 높은 지역은 꾸준히 공부를 시켜서 학력이 유지되는데, 그렇지 않은 지역은 아이들을 많이 풀어주다 보니 학력이 낮아진 거예요. 그래서 학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상위권 아이들의 경쟁은 더 심해졌는데, 중위권 이하 아이들은 공부를 더 안 하고 있어서요. 그래서 선생님도 어느 수준에 맞춰야 할지 수업하기 까다로워졌고, 대학도 어느 지역에 맞춰야 할지 입학전형 설계가 까다로워졌습니다. 내신을 강화하면 내신 관리 쉬운 소도시 아이들이 대거 합격하고, 수능을 강화하면 공부 잘하는 대도시 아이들이 대거 합격하니까 균형을 맞추기 힘들어졌죠.



9.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드는데도 대학 가기가 여전히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양극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가요?


-> 그렇습니다. 공부 안 하는 애들은 예전보다 더 안 하지만, 열심히 하는 애들은 더 열심히 하니까 인기 있는 대학 가는 건 여전히 힘듭니다. 특히, 지방 아이들은 더 힘들어졌어요. 지방은 정보가 부족해서 입시전략 세우기도 힘든데, 학력 격차까지 더 벌어졌으니까요. 그래서 예전에는 지방에서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는 학생이 많았는데 요즘은 많이 줄었죠. 앞으로 정시모집이 강화되면 도시와 시골의 학력 격차는 더 벌어져서 입시실적 격차도 더 크게 벌어질 겁니다. 당장 올해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만 봐도 서울은 전년도보다 3.9% 높아졌는데 시 단위 지역은 1.4% 감소했고, 군 단위 지역은 2.7% 감소했거든요. 군 단위 지역 서울대 정시 합격자 수는 완전히 반타작 났죠.



10. 그래도 아이들 행복도는 높아졌다면서요?


-> 학업성취도 평가 시 설문조사를 해서 학교생활 행복도를 산출하는데 중고등학교 모두 학교생활 행복도가 상승했습니다. 중학생은 2015년에 54.6%에서 2018년에 61.3%로 상승했고, 고등학생은 47.3%에서 58.9%로 상승했습니다. 학업 부담을 줄였더니 아이들 얼굴에 웃음이 늘어난 거죠. 그래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학업 부담을 줄이는 정책이 학력은 낮추면서 양극화는 심화시키니까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에, 교육정책을 학력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한테 웃음이 돌아왔으니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거든요. 교육의 가치를 어느 쪽에 더 두어야 할지 고민스러운 부분이지요.


그런데 참 흥미로운 사실은 중고등학교 모두 보통학력 이상 학생들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보다 학교생활 행복도의 ‘높음’ 비율이 높게 나왔다는 겁니다. 공부를 잘할수록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학교는 공부하는 공간인 만큼 공부를 못하면 학교생활에서 행복을 느끼기가 어려운 거죠.



11. 적어도 수업은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학교가 괴롭지 않겠군요.


-> 운동도 자기가 잘해야 재미있는 것처럼, 공부도 잘해야 재미있습니다. 공부를 잘해야 학교 가는 것도 즐거워지고요. 그래서 누구나 1등을 목표로 공부만 해서도 안 되지만 적어도 수업을 어려움 없이 따라갈 수 있을 정도의 공부는 해야 합니다. 특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과정 중심 평가를 중요시합니다.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아이들이 미리 조사해서 발표하는 참여식 수업이 늘어나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려면 예습을 꼭 해야 하고요. 따라서 아이들을 학업 부담을 줄여준다는 말을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뀌어도 결국 학생의 본분은 공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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