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특목고 합격수기

    정말... 이 날이 오긴 왔군요 ㅋ
    뭐랄까, 백일 넘게 남았을 때는 왠지 그냥 막연한 기분이었는데 ;;

    이 자리를 빌려 제 친구 야광별에게 심심한 저주의 말을 바칩니다 ㅎ  IAO 주니어부 1위라고, 서울    영재고 합격했다고 저 시험공부하는데 염장 좀 질렀죠 ;; 

    어쨌든... 아마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은 대부분 대원을 꿈꾸는 당찬 동생들일겁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정말로, 여러분이 1년간 쏟게 될 열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너무도 자랑스럽습 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외고를 준비함에 있어 가장 큰 두려움은 정보의 부족에서 옵니다.
   나와 같은 경우가 전에도 있었을까, 이런 성적으로 들어가는데에 지장이 없을까 와 같은 두려움은 그런 것을 체계적으로 일러줄 수 있는 경험자가 없기 때문에 비롯되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주변에 경험자가 많지 않아 종종 갈등에 빠지곤 했었고 갈팡질팡하는 기분도 느껴봤습니다. 그랬기에 내년부터 외고 준비에 힘쓸 동생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씁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기서 다소 삭막한 말로 운을 떼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러분을 위하는 진심에서 드리는 조언이니 화는 내지 마세요) 

    여러분이 1년 동안 가장 굳게 다짐해야 하는 것은,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것입니다.
   ( 특히 여러분이 대원을 지망하고자 한다면 다른 외고에 돌릴 눈길까지도 끌어와 주셔야 합니다 )

    물론 여러분의 실력과 집중력으로 여러 우물을 파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으시다면... 안될건  없겠죠. 다만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친구가 드물고, 만의 하나라도 잘못될 경우까지 생각을 한다면 차선책 같은 것은 두면 안된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실제로 경기권/서울권 두 군데를 동시에 준비하는 바람에 실력있는 친구가 떨어지는 것을 더러 봤습니다.  

    그럼.... 여러분이 외고를 준비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몇가지 중요한 점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내신 

     저희 학년 친구들이 참 이거 때문에 마음 많이 아파했죠.
     솔직히 터놓고 말씀드리면, 저는 내신에서는 불이익을 보지 않았습니다. 
     대원외고에서 제공하는 산출식에 넣어보면 80점 만점에 79.774 점으로, 다른 친구들에 비교하면 평균적으로는 앞서있었죠.  

     그래도 제가 내신성적에서 마음이 편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저희 학년이 3학년 2학기 성적까지 크 게 반영되면서 저를 비롯한 많은 친구들이 2학기 내신이냐 구술/듣기 공부냐 하는 딜레마에 빠졌고 내신이 좋지 않았던 친구들은 특히 힘들어 했습니다.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하는 사실은, 3-2 때에는 여러분이 어떻게 하든지 내신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학원에서도 크게 강조하는 부분이고 저 역시도 경험적으로 알게 된 사실입니다.  기존에 높은 점수를 받아왔던 학생이라면 쌓아 둔 것이 있기 때문에 타격이 적고 낮은 성적의 학생들은 한 학기만에 내신 점수를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3-2학기 내신은 우선순위에서 밀어둘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구술 공부나 영어 듣기 훈련에 매진하는 것이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훨씬 좋습니다.  간단한 계산으로, 3-2 내신을 버림으로써 내신점수에서 2점 가량 손해를 본다면 ( 물론 이런 경우는 거의 있을 수 없습니다, 말씀드렸듯이 한 학기 성적으로 갑자기 내신에 변화가 크게 생길 수는 없죠. )  듣기에서 점수 배정이 큰 문제 ( 1.7점 ) 하나로 따라잡을 수 있고, 점수 배정이 작은 문제  하나면 오히려 우위에 서게 됩니다. 

   그래도 내신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시험 이틀 전부터 공부하시면 되겠습니다. 전 원래 조급한 성격이라 벼락치기식 공부는 불안해서 해 본적이 없습니다만 그 때 처음 해봤더라죠 -_-
 ( 내신관리는 사람마다 방법의 편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게 좋다고 단언해 드릴 수 없습니다.)
 

 2. 영어듣기 

   그냥 여담이지만 전 토종입니다. 영어권 국가로 가본 건 미국여행으로 열흘도 안돼서 돌아온 경험뿐... 그래도 다행히 영어연수를 다녀온 많은 아이들보다 오히려 영어에서 앞설 수 있었던 것은 CDI의 공이 상당히 컸습니다. (안타깝게도 욕을 좀 많이 먹는 학원 중 하나..) 

   시험이 당장 1년도 남지 않은 분들께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영단어 하나, 정리된 문법 한 문장보다는 원어민 앞에서 곧장 쓸 수 있는 구문 하나, 문학작품을 쓸 때 넣을 멋진 표현 하나가 훨씬 값진 것입니다. (아마 이런 틀에 박힌 말 많이 들어오셨겠죠.. ㅋ)  당장 외고에 들어가기 위한 것보다는 미래에 내가 무슨 일을 할 것이다 라는 목표에 맞는 영어공부를 해야하는게 맞고, 그런 점에서 제게는 CDI가 성향에 맞았습니다. 실제로 영어 문학작품도 덕분에 많이 읽었더랬죠..
  ( 물론 다른 학원들도 좋은 교습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가급적 영어에 효과적으로 노출되고자  한다면 CDI가 적절한 선택이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상당한 시간동안 CDI만 붙잡고 매달렸죠 ;; 다른 애들이 미쳤다고 그랬습니다. 거의 3년 반을 거기  있었으니 -_-  숙제 안해가도 때리지도 않고, 뜬구름 잡는 공부나 한다고 많은 친구들이 동네학원으로 옮겨 갔죠. ( 체벌과 무한자습을 찾아간걸까요? ) 어쨌든 그럭저럭 3학년 5월 까지는 아무 생각없이 Master Speaking, Master Reading 반에서 오래오래 묵혀 있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때까지는 외고 가야지 하는 생각만 있었지 구술이나 듣기공부는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 외고 준비는 반년정도 남았을 때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혹시 조급해 하는 친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 )

   그리고 나서 6월에 정신이 들었죠. 주변에 물어봐서 정보학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입학 모의고사를 치르고 일요구술면접반 7월 개강반에 들어갔습니다. 주변 친구들 열의가 대단하더군요, 부산에서 매주 KTX 타고 올라오는 친구도 있었고 ㅎㄷㄷ 하지만 그 곳 선생님들에 비하면 학생들 열의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특히 김명숙 선생님, 정말 대단하신 분이죠... 

   아, 듣기 얘기하다가 딴데로 샌 것 같은데. 듣기에서 제가 지킨 원칙이 몇가지 있어 알려드립니다.

   1. Note Taking은 생명이다

     가끔 친구들 중에서 계산문제를 풀 때 Note Taking을 하면 숫자를 놓친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어 Note Taking을 안하고 들어봤지만... gg치고 다시 열심히 받아적었 죠. 그런 걸 두려워 마시고 Note Taking 속도를 높이세요. 저같은 경우는 CDI에서 주워 들은 약어 기호로 써봤는데 꽤 효과를 봤습니다. (예를 들어 Number는 #으로, without은 w/o 으로 바꾸는 기본적인 기호는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  

  2. 5개 보기에서 3-2 법칙을 명심한다.  

     또 이런거 알려드리면 동생분들이 내가 찍기에만 능통한 줄 알려나? ㅋ ( 아니에요, 나름 듣고 푼답니다) 물론 듣기에서는 실력이 밑바탕이지만 답에 확신이 없을 때나/ 지문을 듣는 도중에 문제를 재빨리 풀어야 하는 경우에는 이 기술이 크게 유용합니다. ( 실제로 학원에서는 Process of  Elimination같은 거창한 이름으로 부르죠 )

      직접 문제를 풀어보시면 알겠지만 외고 듣기는 5개의 보기에서 3개의 보기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있죠. 특히 날짜 문제에서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경우 99% 그 3개 중에 답이 있습니다. 이런 원칙으로 보기를 지워나가면 선택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Detail을 듣는데 있어 부담이 줄어듭니다.

  3. 틀린 문제는 반드시 그 날 다시 듣는다.

     학원에서 듣기 시험을 보고 왔을 때 이게 꽤 중요합니다. 집에 늦게 들어와서 힘들고 피곤한데, 더군다나 틀린 문제를 다시 들어본다는게 사실 좀 짜증나죠. 그래도 그 날 자기 전에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문제지를 보면서 듣는 것이 아닌, 지문만 틀어놓고 눈을 감고 들으세요. 어디를 놓쳤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3. 구술면접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요인 제 1 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근데 이번 시험은 너무 쉽게 나와 서 변별력이 부족했죠 ) 내신에서 불리한 분들이 점수를 크게 만회할 수 있는 부분이고, 반대로 다른 곳에서 점수를 따놓고도 여기서 크게 잃을 수도 있습니다.  

     구술면접을 준비할 때 독학은 위험한 행동입니다. 독학을 할 자신이 있다해도 일단 전문학원을 한  차례 다녀본 뒤 시작하시는 게 좋습니다. 교과서에서만 나온다는 말에 독학으로 교과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은 심한말로 미친짓이죠. 교과서는 최후에 보는 겁니다. 학원에서 일단 교과서 외의 심화학습을 통해 감각을 익힌 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읽도록 하세요. (그렇다고 교과서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중요하지만 최후에 읽는 책입니다) 더불어 교과서를 읽는 횟수는 신경쓰지 마세요. 학원에서도 10번씩 읽어라 하는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1번을 읽어도 정독이 중요합니다. 

    덧붙이는 말로, 큰 학원에서 보는 모의고사는 신뢰도가 꽤 큽니다. 몇몇 학생들에게는 가슴아픈 말이 되겠지만요. 정보학원 같은 경우에는 구술면접 최고점수도 공지하는데, 저는 최고점수 혹은 1~2점 아래를 유지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정권에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4. 그 밖에.... 

    다른 것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가짐인 거 알고 계시죠?
    의심하지 마세요. 자신을 맹목적으로 믿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바라는 바가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각하고, 그 때의 기쁨을 미리 상상하세요.
    믿음이 있다면 꿈은 미래로 찾아옵니다.

 

p.s.  대원외고 준비생의 경우, IET는 굉장히 신경쓰이는 문제입니다. 학교 측에서도 참고자료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고, 구술면접 1번 문제에서 급수를 물어본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한 바 있어
       IET가 뭔지도 몰랐던 저에게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결국 3학년 말에 치러진 마지막 기회에
       응시해서, 처참한 점수를 받아왔죠
       절대 신경쓰지 마세요, 급수같은 건 물어보지도 않고, 점수로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피식 웃고
       훌훌 털어내세요. IET가 어떻게 나오든 다른 종류의 평가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면 그걸 믿는게
       중요합니다. ( 더불어 iBT나 TEPS 등 다른 종류의 시험 역시 평가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p.s 2  동생분들, 화이팅!!!

[출처] 대원외고 시험방식|작성자 웨일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