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에 봤습니다 한시간 넘게 진행되었던 작년 영어면접에 비해 올해는 교육청 제재 때문인지 20분동안만 진행되었습니다 입학설명회 땐 작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다고 말하더니.. 역시 민사고는 똑똑한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준비생들은 작년만큼 열심히 영어 면접을 준비했을 테니까요 ㅎㅎ면접방식은 일단 소강당에 면접 도우미들(1학년 재학생들)과 면접생들이 모두 모여있고 각자 시간표에 따라 특정 고사실로 이동해 보는 방식이었구요, 시작시간과 끝나는 시간에 따라 종이 쳤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선택과목중 화학을 택했는데 화학면접 20분 보고 소강당에서 30분 쉬었다가 다시 인성면접 20분, 30분 쉬기, 수학면접 20분, 30분 쉬기, 영어면접 20분 이렇게 봤습니다 쉬는시간은 학생들마다 조금씩 달랐는데 거의 20분씩은 쉬는시간이 있었던 것 같구요화학은 창의력 위주로 대비를 해갔는데 개념을 물어봐서 당황했습니다.. 왜 하필 그 많고많은 과목 중 화학이냐, 화학의 어떤 점이 좋냐, 가장 재미있었던 이론은? 가장 싫었던 이론은? 원소와 원자의 차이점은? 이런 걸 물어보셨구요
제가 가장 재미있었던 이론이 밀도라고 하니 거기에 대해서 추가질문을 하는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이었습니다 가장 하기싫었던 부분이 주기율표 외우기라고 하니 아직도 그런 걸 외우게 하는 선생님들이 있냐면서.. 조금 놀란 표정이셨구요 선생님들은 참 좋으셨습니다
인성 면접은 제 진로가 조금 특이하고 홈스쿨링을 일 년 조금 넘게 한 케이스라 지원동기, 진로계획에 대해 많이 물어보셨구요 전문성을 화학 이외에 봉사리더십도 택했는데 이 분야에 대해선 아예 물어보시지도 않더라구요 ㅠㅠ 목요일에 본 다른 아이는 봉사리더십 질문들에 당황할 거라고 해서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인지 저는 그런 질문은 하나도 없었구요
또 저를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자신 있는 것 세 가지가 뭐냐고 물으시길래 자기주도학습능력, 남들보다 다양한 봉사체험활동, 깊은 자기성찰이라고 대답했더니 제 생활습관이라던지 공부계획 짜는 것에 대해서도 물으셨습니다 민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대형학원(파인만, 영재사관 등)에 오래 다녔냐고도 물어보셨고 발성을 연습하는 스피치 학원에 다녔냐고도 물어보시더라구요.. 발음이 또렷해 좋다면서 ㅋㅋㅋㅋ 다 아니라고 했구요 엄마와 아빠가 민사고가 너랑 잘 맞는다고 생각하시니? 합격할 것 같니? 만약 불합격한다면 다시 홈스쿨링을 할거니 아니면 일반고에 진학할거니? 이런 질문들도 받았습니다 면접 종이 울리고도 아까 자기성찰을 할 기회가 많았다고 했는데 네 단점을 말해보라, 민사고에서 잘 생활할 것 같은가? 등의 질문을 하셨습니다 잘 말했다는 칭찬도 받았습니다
수학은 저 같은 경우 외국인 한 명과 한국인 한 명이 면접관이셨는데 맨 처음에 자신있는 분야를 물어서 숫자나 방정식을 좋아한다 했더니 거기에 대해 한 두문제를 불러주셔서 제가 화이트보드에 적고 풀고 설명하는 방식이었구요 추가로 통계(주사위에 관한 질문), 평면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정다각형을 모두 말해보라, 연속하는 자연수 어쩌고에 대해 증명해보라, 제 수험번호인 71이 소수인가라는 질문을 받았구요 외국인 선생님이 던진 질문엔 영어로 답하고 한국인 선생님이 던진 질문에 대해선 한국어 영어 둘 다 번갈아 가며 설명해야 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근데 저랑 같이 토요일 오후에 봤는데도 한국인 선생님만 두 명 걸린 얘들도 있더라구요.. 랜덤인 것 같습니다 ㅠㅠ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긴장해서 중간에 계산 실수를 조금 했는데 힌트를 주시더라구요 하나 빠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ㅎㅎ 그리고 과정이 맞다면 이정도의 실수는 점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말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수학 면접은 워낙 학생들마다 문제가 달라서 변별력이 걱정되네요..
영어면접은 한국인 선생님과 외국인 선생님 두 명이 질문을 하셨구요 맨 처음에 한국인 선생님이 우리가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너의 사고력과 니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너의 영어 표현 능력 딱 두가지이다라고 말씀해 주셨구요 단답은 절대 하지 말고 우리는 네가 최대한 많이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고도 말하셨습니다
초능력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어떤 걸 택해서 어디에 쓸 것인지,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라는 질문에 채소라고 했더니 사실은 과일이라며 네가 토마토라면 기분이 어떨 것 같냐? 너도 그런 경험이 있는가? 대한민국 교육에서 가장 뜯어고치고 싶은 점을 딱 한가지만 말해보라, 네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수업의 조건은? 등등의 질문이 있었구요 제가 대답을 하면 그것에 대해 추가질문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딱히 어렵진 않았구요 제가 자소서에 영어독서에 관한 내용을 썼는데 그것에 대해 최근에 읽은 책 한 권을 물어보시고 그 책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지시더라구요
면접을 볼 떄 꼭 명심해야 할 것은 긴장되도 떨지 않는 척 당당한 척 말하시구요, 웃으면서 면접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자신있게 말하는게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담당 면접 도우미인 재학생 선배가 너무 잘해주시고 긴장하지 말라고 많이 도와주셔서 큰 도움이 됐구요 초콜릿이나 청심환 같은 거 하나 챙겨서 면접 대기시간동안 먹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떨려서 자기 실력만큼도 발휘하지 못하고 면접을 끝내면 그것만큼 후회되는 일도 없을 테니깐요..
저 말고도 주위에 면접을 본 얘들 말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쉬웠단 얘기를 많이 했구요, 나중에 또 보자는 말 같이 칭찬을 들은 얘들도 꽤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영어면접이 어려워서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이 많이 붙은 걸로 아는데 올해는 딱히 영어가 어렵지도 않고 수학 면접도 난이도와 문제가 워낙 다 달라서.. 어떤 기준으로 뽑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제가 작년에 준비할때 대형학원 도움 없이 준비를 했기에 인터넷 카페들과 사이트, 합격생 선배들에게 쪽지를 보내면서 정보를 구했기 때문이구요 저같은 아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아..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자 이렇게 썼습니다 추가로 궁금한 질문은 얼마든지 물어보시구요 다음주 월요일 다섯 시가 합격 발표인데 붙을지는 모르겠네요 나름 잘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면접 자체가 쉬웠다니까..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죠 ㅎㅎ 이번엔 이과 우선선발 시스템이 처음 도입됐는데 지원한 친구들 8~9명 중 여자 이과는 저 포함해 두 명 밖에 없어서 조금 유리할지도 모르겠네요.. 혹시 합격하면 합격수기 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민사고 18, 19기 지망생들, 지원자들, 학부모분들, 그밖에 모든 학생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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