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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친척들이 모두 함께 모이는 일이 있었어요.

캉쌤주니어가 아직 어린데다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캉쌤주니어가 친척들의 얼굴을 자주 보지는 못했어요.
이번에도 설 지나고 처음이니까 캉쌤주니어에게는 또 낯선 사람들과 분위기였죠.

캉쌤주니어가 워낙 내성적이어서 낯가림도 심했고 지금까지 저랑만 둘이 붙어 지내다 보니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과 함께 타면 눈도 못 마주칠 만큼 소심한 편이에요.
아직 어리고 낯가심이 무척 심해서 사람 많은 곳에 데려가기가 좀 그래서 집에 주로 있었고요.

주변에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친구들을 보면 성격적으로 활발한 친구들도 있지만
주로 엄마와 둘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면 캉쌤 주니어와 비슷한 것 같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어요.
너무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오히려 스트레스 받아 할까봐 조심했었죠.

친척 중에 캉쌤 주니어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기가 몇 있는데
그 아기들은 엄마가 일을 하는 관계로 그 아기 모두 엄마가 아닌 도우미가 봐 주시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그 아이들은 모두 낯가림이 좀 덜한 편이에요.
아무한테나 가서 안기기도 잘 안기고요.

그 아이들과 비교하면 캉쌤주니어는 낯선 곳에 가면 울면서 엄마와 안 떨어지려고 하는 껌딱지가 되지요.
얼마전 부터 어린이집을 가면서 조금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낯선 환경,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무지 큰 편이거든요. 

이런 캉쌤주니어가 친척 모임에 가서 계속 울고 보채는 건 당연한 일 이었죠.
그러다 보니 어른들 사이에서 캉쌤 주니어와 다른 아이와 비교가 되고
"남자가 그렇게 소심해서 어떻게 하냐~"
"엄마가 애 길을 잘 못 들이고 제대로 못 키워 애 성격이 그런거 아니냐~" 
"그렇게 싸 안고 있으니 애 버릇 나빠진다!"
"저 나이 될때까지 저렇게 심하게 낯 가리는 애는 첨  봤다"
"누구네 애는 지가 와서 먼저 안기고 애교 부리는데 쟤는 왜 저러냐~" 기타 등등..
별별 소리를 다 들었네요.

저야 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만 캉쌤 주니어도 말 뜻은 몰라도
어감이나 분위기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다 눈치 챌텐데..
졸지에 저는 아이 잘 못 키운 엄마에 캉쌤주니어는 사회성 제로인 문제 아이로 낙인 받았어요.

집에 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활발하게 잘 노는 캉쌤주니어..

저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는지 아직도 심장이 두근 두근 거려요.
어른들께 아니라고 어린이집에서 적응 잘 해서 잘 뛰 놀고 엄마랑 5~6시간 떨어져도 안 울고 잘 지낸다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특별히 성격에 문제 있거나 이상 있는거 아니라고 말 하고 싶었지만
말 대꾸 하는 것 같아 한마디도 못 하고 집에 와서는 머리가 너무 아파요.

저도 이렇게 머리 아프고 심장 떨리는데 그 상황을 같이 겪은 캉쌤 주니어는 어땠을지
엄마로서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네요.

다음에는 그런 자리에 가기전에 전용 귀마개를 사줘야겠어요.
앞으로 당분간은 캉쌤주니어가 기운 차릴 수 있도록 
기분 좋은 말, 사랑이 가득 담긴 말, 힘을 줄 수 말을 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캉쌤 주니어야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 정말 정말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