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대입 합격전략

향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미충원으로 인한 폐교조치 등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이날 교육부가 함께 발표한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에 따르면 학령인구감소에 따른 대학정원감축을 중상위권/하위권 대학으로 구분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한다. 한계대학은 3회 시정조치 후 미이행시 폐교조치하는 등 부실대학은 퇴출하고, 일반재정지원을 받는 중상위권 대학은 정원감축을 유도한다. 다만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 정원은 아직 50만명에 육박해 특단의 대책 없이는 정원미달사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는 국립대 통폐합/정원 감축을, 이명박 정부는 부실 사립대 퇴출, 박근혜 정부는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정원 감축을 시도했다. 이제서야 정원감축 논의를 진행하는 이번 정부에서 대규모 미달사태는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다. 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2021년 전국 대학 충원율은 91.4%로 4만586명의 미충원이 발생했다. 그중 비수도권 대학은 3만458명(75%), 전문대학은 2만4190명(59.6%)으로 2024년까지 미충원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방대학 미충원이 크게 발생해 지방대학 위기가 지역 경제 위축 및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지역 위기를 심화시키고 다시 지방대학 위기로 연결되는 악순환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대전환에 기인한 산업과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대학의 역할과 기능을 기존의 학령기 대상 학문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재정부실대학이 폐교 명령을 거부한다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 등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원감축 투트랙 전략.. 한계대학/자율혁신대학 구분>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중상위권 대학과 하위권 대학을 명확히 구분해 대학정원 감축을 시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놓았다. 재정여건이 부실한 대학은 ‘한계대학’으로 묶어 3단계 시정조치 후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폐교까지 진행한다. 나머지 일반재정지원을 받는 대학인 ‘자율혁신대학’은 5개 권역으로 구분한다. 권역을 기준으로 충원율 기준을 채우지 못한 하위권 대학에게는 대학 정원을 많게는 50%까지 감축한다. 지방대학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돼 왔던 수도권 대학의 정원 외 모집 인원도 순차적으로 정원 내 모집에 흡수한다. 

- 한계대학.. 3단계 시정조치 후 회생불가능 ‘퇴출’

먼저 재정여건이 부실한 한계대학은 집중 관리하고, 폐교/청산 절차를 체계화한다. 교육여건을 중심으로 진단하는 재정지원제한 대학 평가와 함께 2022년부터는 대학의 재정 위기 수준을 진단하고, 위험대학을 집중 관리한다. 위험대학은 위험 수준에 따라 개선권고-개선요구-개선명령의 3단계 시정조치를 진행한다. 최종 단계인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 폐교명령이 내려진다. 폐교/청산에 따른 구성원들의 혼란을 막고자 체불임금 우선 변제를 위한 청산융자금 등 교직원 지원책, 폐교 자산 관리 및 매각을 위한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청산인 제도 개선 등의 지원책을 마련한다. 

다만 재정부실대학이 폐교 명령을 거부한다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나 사립대 학교법인 자진 폐교시 잔여재산 일부를 돌려주는 사립대 구조조정 방안 등 대학의 퇴로 방안등은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근거법 개정과 관련해 교육부는 “재정 부실 학교가 퇴출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사립학교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실 대학으로 지정된 하위권 대학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학자금 대출 등 제한으로 재학중인 학생도 떠나가고 있는 마당에 한계대학, 퇴출대학이라는 새로운 타이틀까지 씌워 더욱 부정적인 이미지만 줘 개선의 여지도 없이 결국엔 충원율을 채우지 못하고 폐교 수순을 밟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라는 불만도 나온다.

- 자율혁신대학.. 5개권역 구분 정원감축 

한계대학을 제외하고 정부로부터 일반재정지원을 받는 나머지 대학은 ‘자율혁신대학’으로 묶어 수도권, 충청/강원권, 대경권, 호남/제주권, 동남권 등 5개 권역으로 나누고 대학 정원을 차등적으로 감축한다. 22년 하반기 자율혁신대학을 대상으로 유지충원율을 점검하고 유지충원율을 유지하지 못한 30~50%의 대학에는 인원 감축을 권고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일반재정지원을 중단한다. 이는 고교1학년이 진학하는 2024학년 대입전형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입학인원의 수도권 4년제 대학 쏠림이 가속화되는 현상황에서 이번 대학정원 감축을 5개 권역으로 구분해 진행한 것은 수도권 대학의 정원 감축을 의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방대 충원미달 위기 상황에서도 수도권 대학들은 학생 충원에 문제가 없었지만 권역별 평가부터는 수도권 대학들도 ‘일정기준’에 미달하면 인원을 감축해야 한다. 5개권역별 평가기준 등 구체적 내용은 내년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지만 일부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선 다른 권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충원율을 기록하는 수도권 대학들의 충원율 평가 기준이 다른 권역보다 높게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학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기준을 채우지 못하는 서울 지역 외 대학의 역차별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처음부터 신입생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던 지방대학들에게는 환영의 분위기다. 정부가 나서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의 ‘고통분담’ 차원의 방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평가기준에 따른 하위30%~50%대학에 적용하는 정원 감축 권고가 충원 미달에 더해 정원까지 대폭 감축돼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이에대해 교육부는 "수도권/비수도권 정원감축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정원 감축은 불가피하지만 비수도권 대학을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부추긴다는 평가를 받는 정원 외 전형은 순차적으로 정원 내 전형으로 흡수한다. 교육부는 “정원외 정원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일부 정원은 정원내 선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내년 3월까지 정원 내/외 총량 적정 규모화 계획을 수립해 제출해야 한다. 정원 내/외 총량의 적정 비율은 교원확보율 등 대학별 교육여건, 학생 충원현황 등을 반영해 설정한다. 당장 자녀의 대학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학부모들의 우려도 크다. 정원 감축에 정원 외 선발까지 정원 내 선발 인원으로 흡수되면 일반 학생이 수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통로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실제 경쟁률은 차이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 대학 회유책.. 대학-대학원 조정비율 개선 등  

정부는 대학정원감축 발표와 함께 회유책도 내놓았다. 대학-대학원 학부정원 조정비율을 개선한다. 대학원 정원을 늘릴 시 학부 정원감축으로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다. 대학입장에선 등록금 규제가 덜한 대학원생이 등록금 수입 면에서 유리할 뿐 아니라 학부 정원 감축 인센티브까지 더할 수 있다. 현재 학부1.5명 감축시 대학원1명을 늘리는 식의 학위과정간 조정비율을 개선해 1대1수준으로 낮춰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외에도 지방대학들이 꾸준히 요청해왔던 모집유보 정원제 도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모집유보 정원제로 수시이월인원 등 일정 조건 하에 입학정원 일부에 대한 모집을 유보하고 향후 선발하는 식의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외에도 평생직업교육 중심 개편을 추진하는 대학을 지원해 성인 학습자 전담 과정으로 전환시 유지 충원율을 점검할 때 정원 감축 실적을 일부 인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