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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에서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기 위해 특목고와 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하는 등 고등학교 선발체제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네요.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서 학생을 선발하는 현재의 고등학교 선발체제를 개편해서 고교 서열화를 해결하겠다라는 것인데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서울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고입은 물론이고 대입에까지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중고는 교육청 관할이지만 입시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과부와의 협의도 필요하기 때문에 곧바로 시행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쨋든 많은 논란이 발생할 것 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시행할 의지를 갖고 발표한 것인지, 선거를 염두에 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발표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요.

어쨋든 대통령이나 교육부 장관의 성향 뿐 아니라 교육감의 성향에 의해서도 입시정책이 이렇게 손쉽게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 참 답답할 뿐입니다.

특목고와 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한다고 해서 과연 일반고가 살아날지도 의문이고요. 지금 일반고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이 아니라 학교라고 생각되거든요.

학교를 바꾸기 위해서는 교사부터 바꿔야 하는데 교사를 바꾸기 어렵다 보니 학생을 바꾸는 손 쉬운 방법을 택하려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일반고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을 몇 명 더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공부에 의지가 없는 학생들을 철저히 관리해서 학업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면학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아이들의 발목을 잡는 일반고의 형편없는 학생부 관리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교사들의 입시지도 역량도 더 키워야 하고요. 강북의 수업분위기나 학생부를 보면 한숨 나오는 곳들이 적지 않잖아요. 강북 일반고의 학생부를 보면 대놓고 복사+붙이기를 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으니까요.

일반고를 살리자라는 취지 자체는 좋습니다. 그런데 정말 일반고를 살리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특목고를 죽이는 방식으로 언발에 오줌누기식 단기처방을 할 것이 아니라, 일반고가 가고 싶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학교를 먼저 바꿔주는 장기처방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교육감님! 학생이 먼저가 아니라 학교를 먼저 바꿔주세요. 그러면 특목고가 우선선발을 하더라도 굳이 비싼 돈 들여가며 특목고에 보내는 학부모들이 저절로 사라질 겁니다.

추신. 전국의 교육감들이 자기 관할 일반고에 찾아가서 수업 분위기, 야자 분위기, 학생부 기록 내용을 딱 1주일씩만 직접 쳐다보고 오면 좋겠습니다. 편하게 책상에 앉아서 보고만 받는 것이 아니라요. 작금의 교육문제를 해결할 정답은 현장에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