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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만 가지고 무 자르듯 재단하지 말고 잠재력도 감안해서 선발하자라는 입학사정관 전형이 대입에 도입된 지 몇 년이 흘렀네요. 입학사정관 전형의 경우 정성적 평가로 이루어지는 전형이다 보니 전형평가 내용의 모호성으로 인해서 각종 유언비어들이 많이 퍼지고 있는데 그 중 한가지가 바로 '입학사정관제는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각종 스펙이 반영되다 보니 수많은 사교육 기관들이 입학사정관제가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라며 특목고 지원을 부추기기 위해서 각종 허위정보를 퍼트리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입학사전관 전형은 정말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일까요?

그 사실은 아래의 표를 해보시면 금방 확인이 가능합니다.

[입학사정관제] 2012학년도 서울 주요대학 입학사정관제 합격자 배출 고교유형 분석

출처 : 2012학년 입학사정관 지원사업 계획서 (교육과학기술부)

어떤가요? 우리 스홀 가족 여러분들이 보시기에 입학사정관 전형이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처럼 보이시나요?

서울대는 무려 특목고 학생들의 합격비율이 22.4%나 되니까 적어도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 맞지 않냐고요? 그래서 캉쌤이 그 세부내용도 찾아보았으니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대] 2012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고교유형 분석 (입학사정관전형)

출처 : 2012학년 입학사정관 지원사업 계획서 (교육과학기술부)

영재학교를 거쳐서 자녀를 명문대에 진학시켜 보신 분들은 이미 눈치채고 계시겠지만 서울대의 영재학교 사랑은 아주 각별합니다. 만약 전형상의 문제만 없었다면 65.90%가 아니라 지원자 전원을 선발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영재학교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지요.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서울대가 문과 쪽에서는 유일무이한 절대권력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과 쪽에서는 카이스트라는 막강한 경쟁대학이 있을 뿐 아니라 카이스트가 영재학교나 과학고 학생들을 미리 선점해가기 때문이지요. 그렇다 보니 이과 최고수 학생들의 집합인 영재학교나 과학고의 학생들을 서울대에서 놓치지 않기 위한 경쟁이 상당히 치열합니다. (문과 최우수 학생들은 서울대 한 곳으로 모두 몰리다 보니 경쟁이 치열한 반면에, 이과 최우수 학생들은 카이스트 뿐 아니라 의치한으로도 분산되기 때문에 영재학교나 과학고 학생들의 서울대 합격률이 높은 면도 있습니다.)

어쨋든 영재학교나 과학고의 경우라면 특목고 중에서도 넘사벽의 학교들이기 때문에 이 학교 학생들만을 놓고 이야기한다면 '입학사정관 전형이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라는 말에 캉쌤도 이견이 없습니다. 그러나 특목고 학생들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외고/국제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야기 한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지요.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다 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 저조한 합격률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서울대 뿐 아니라 소위 명문대라고 불리는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특목고는 경쟁과정을 거쳐서 학생들을 선발하다 보니 특목고에 우수 학생들이 많이 몰려 있는 것 뿐이지, 명문대가 특목고라는 유형 자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수한 학생이라면 그 학생이 어떠한 유형의 학교를 다니고 있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내가 명문대에서 선발하고 싶을 만큼 탐나는 학생으로 준비가 되어 있느냐이지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유형이나 이름이 아닙니다. 그러니 더 이상 입학사정관 전형이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기 때문에 특목고에 지원해야 한다라는 허위광고에 휘둘리셔서도 안 되겠네요. 입학사정관 전형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도 아직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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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1. 이 글은 특목고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불리하다라는 글도 아니고 일반고가 유리하다라는 글도 아니니까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전형 준비 면에서 봤을 때는 입학사정관 전형 준비에 특목고가 일반고 보다 유리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스펙을 쌓기 위해 각종 대회에 출전하려고 해도 일반고에서는 상대적으로 학교차원의 지원을 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팀원모집도 쉽지 않은 반면에 특목고는 그런 면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단지, 전형방식의 한계로 인해서 특목고 학생들 역시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추신 2. 입학사정관 전형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다단계 전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1단계에서 내신성적으로 일정배수를 선발한 이후에 면접 등을 통해서 최종합격자를 선발하지요. 따라서 내신성적이 좋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 스펙을 감안해줄 기회조차 가질 수 없습니다. 막강한 스펙을 가졌다라는 특목고 학생들의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률이 높지 못한 이유가 바로 내신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