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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가 최근 주요 대학 입학처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입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대폭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대입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너무 높게 요구되다 보니 입학사정관제 도입 취지나 수능 난이도 하향을 통한 학생들의 입시부담 경감 취지가 훼손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을 한 것인데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대입 유불리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대입은 학교간의 단체전이 아니라 학생별 개인전이기 때문에 일반고와 특목고의 유형별 유불리를 논하는 것이 다소 어폐가 있지만, 어쨋든 일반고와 특목고는 대입 공략 시 주된 무기로 활용하는 요소가 다르다 보니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역시 일반고와 특목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시에서 수능의 최저학력기준이 하향된다면 다른 평가요소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대입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면 수능을 주된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특목고 학생들의 불리함이 증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목고 학생들의 경우 막강한 수능 실력을 바탕으로 대입 수시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선선발 전형을 공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주요 상위권 대학들은 수시 논술전형을 일반선발과 우선선발로 나누어서 선발합니다. 우선선발의 경우는 일반선발에 비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매우 높게 설정하는 반면에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은 매우 낮게 설정함으로써 특목고 학생 등 내신성적이 좋지 않지만 수능에 강한 학생들이 대학에 보다 쉽게 입학할 수 있도록 전형을 이원화하여 운영하고 있지요.)

그러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면 대학 측에서는 신입생 선발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하여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난이도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입 논술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사교육이 유발된다라는 지적이 있기에 많은 대학들이 2013학년도 대입부터 논술의 난이도를 완화시켰지만 다시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대입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교과부의 권고사항일 뿐 강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과연 대학들이 이러한 권고를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의문이지만 어쨋든 연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주요 대입정책들이 대입 난이도를 낮추는 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만큼 고등학교 유형별, 학생의 학습유형별로 장기적인 대입전략을 전폭적으로 수정해야 할 수도 있겠네요.

추신. 대입에서 수능 및 논술 등의 영향력이 줄어든다라는 것은 내신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증대됨을 의미 합니다. 따라서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신다면 고등학교 선택 시에는 내신이 최대 3~4등급 이내에 들 수 있을만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신 3~4등급 이내에 들 자신이 있을만큼 이미 충분히 만들어진 학생이라면 학습환경이 뛰어난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럴 자신이 있을만큼 충분히 만들어진 학생이 아니라면 지망하는 학교의 수준을 낮추거나 일반고로 진학하는 것이 대입차원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고등학교는 학교의 경쟁력이 아니라 학교 내에서의 나의 상대적 경쟁력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