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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진학 상담을 하다 보면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이유로 특목고가 수능에 유리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입에 유리하다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특목고 학생들이 주로 수능 위주의 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다 보니 특목고가 수능에 유리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이지요.

그런데 특목고의 커리큘럼에 대해 언급하시는 분들 중 특목고의 커리큘럼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고 계신 분을 이제까지 단 한 분도 뵌 적이 없네요. 심지어 특목고 입시전문강사들 중에서도 특목고의 커리큘럼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고 있는 강사는 극히 드물고요.

그렇다면 특목고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우리가 많이 들어온 것처럼 특목고는 정말 수능에 유리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을까요?

정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입니다. 특목고는 수능 공략에 극히 불리한 교육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수능 공략에 가장 유리한 교육 커리큘럼을 가진 학교 유형은 무엇일까요?

1) 특목고  2) 자율형사립고  3) 자율형공립고  4) 일반고

정답은 바로 2)번 자율형사립고 입니다. 교육 커리큘럼만 놓고 봤을 때 수능 공략에 유리한 학교 유형 순서는 자율형사립고 > 자율형공립고 > 일반고 > 특목고 순이거든요.

특목고 학생들을 보면 수능을 통해서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목고가 수능에 불리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니 이해가 잘 안 되시죠? 그 동안 학원 등 사교육업체들을 통해서 들어왔던 내용과 정반대의 이야기를 캉쌤이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캉쌤이 특목고의 커리큘럼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고자 합니다.

고등학교의 커리큘럼에 대해서 이해를 하시려면 일단 이수단위라는 용어와 친해지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수단위란 고등학교 커리큘럼의 기본단위로 1단위는 50분씩 17시간을 수업하는 수업량을 이야기 합니다. 한 학기가 보통 17~18주 내외이기 때문에 주당 1시간씩 수업을 받으면 1단위를 이수하는 셈이 되지요. 흔히 대학에서 학점이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이수단위를 기준으로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180단위와 창의적체험활동 24단위를 합쳐서 총 204단위 이상을 이수해야 졸업자격을 갖추게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고등학교들은 고교 3년간 204단위 이상을 이수할 수 있도록 수업 커리큘럼을 구성합니다. 그리고 학교 유형별로 필수 이수단위에 대한 배당기준이 법적으로 정해져있지요. 일반고의 경우는 교과과목들을 최소한 몇 단위 이상 이수해야 되고, 특목고의 경우는 설립목적에 따른 전문교과를 최소한 몇 단위 이상 이수해야 한다라는 식으로요.

그래서 각 고등학교들은 법정 기준에 따른 고교 유형별로 각기 다른 커리큘럼을 운영하게 됩니다. 일반고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수업 커리큘럼이 구성되고, 자율형사립고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자율성이 부여된 수업 커리큘럼이 구성되고, 특목고는 특수목적에 따른 수업 커리큘럼이 구성되지요.

이에 따라 각 고교 유형별 수업 커리큘럼은 큰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각 유형별로 수업 커리큘럼(과목별 수업단위수)을 간단히 표로 정리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인문과정 >

< 자연과정 >

위 표는 각 고교유형 별로 대표적인 학교를 선정하여 해당 학교가 고교 3년간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과목별 수업단위수를 정리해놓은 것으로 예를 들어 인문과정 일반고의 국어 30이라는 숫자는 해당 학교에서 고교 3년간 30단위의 국어수업을 교육한다라는 의미입니다. 3년간 30단위의 국어교과를 이수한다라는 것은, 고교 3년(6개 학기) 동안 주당 5시간씩 국어수업을 받는구나라고 이해하시면 되지요.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각 고교 유형별 주요과목의 수업이수단위를 보면 큰 차이가 발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외고의 경우 인문과정(문과)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다고 생각했을 때 국어/수학/사회의 수업단위수가, 자연과정(이과)를 통해 대학에 진학한다고 생각했을 때 국어/수학/과학의 수업단위수가 일반고보다도 현격히 적음을 알 수 있지요. 특히, 대입에서 영향력이 가장 크다라는 수학의 경우 일반고의 문과와 비교해도 수업단위수가 적고, 이과와 비교할 경우에는 일반고의 거의 절반수준에 불과하지요. 외고나 국제고는 영어보다 수학을 더 잘 하는 학생이 진학해야 하는 학교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외고나 국제고의 수학 수업단위수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에 외고/국제고 입학 이전에 고교 수학을 충분히 학습해두지 않으면 고교 진학 후 수학 수업의 부족분을 극복하지 못해서 대학진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목고 학생들은 수능위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 이유는 특목고에서 내신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수능위주로 대입을 공략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 위의 표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특목고가 수능에 유리한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절대로 아닙니다. 수능에 유리한 커리큘럼을 가진 학교유형은 특목고가 아니라 일반고나 자사고인 것이지요.

즉, 특목고 학생들은 특목고의 우수한 커리큘럼 덕분에 우수한 수능성적을 거둔 것이 아니라, 특목고의 열악한 수능 공략 커리큘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뛰어난 학습능력과 학교의 우수한 학습분위기를 바탕으로 커리큘럼의 불리함을 극복한 경우인 것이지요.

따라서 특목고 진학을 고민할 때에는 자신이 수학/사회 또는 수학/과학에 대해서 얼마나 강점을 가지고 있고, 고교 교육과정을 얼마나 충분히 선행/심화학습을 해놓았는지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목고는 특수목적고라는 학교유형 특성상 전문교과를 80단위 이상 필수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수능에 필요한 주요교과의 수업단위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수학/사회 또는 수학/과학에 대한 특출한 학습능력이 없는 한 특목고 진학을 위해서는 고교 진학 후 부족할 부분에 대해서 미리 충분한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특목고는 단순히 대입차원만 놓고 이야기 한다면 만들어'질' 학생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학생이 가야하는 학교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우수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과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히 다른 개념의 이야기이니까요. 특목고는 수업의 질이 높은 학교이지, 수업의 구성이 수능공략에 유리한 학교가 아니거든요.

추신 1. 특목고는 양쪽에 날카로운 날을 가진 빛나는 양날 유리검과 같습니다. 반짝이는 화려한 모습의 검이지만 깨지기 쉬울 뿐 아니라 자칫 잘못 사용했을 때는 바깥 쪽의 적이 아니라 안 쪽의 자신을 벨 수도 있는 다루기 힘든 검이지요.

추신 2. 검은 검사에 맞춰서 골라야 하는 것이지, 검에 맞춰 검사가 싸움기술을 맞추는 것은 비효율적인 행동입니다.

추신 3. 모든 검사에게 적합한 만능의 검이란 없습니다. 내가 휘두르기에 가장 편안한 검이 나에게 가장 훌륭한 검이지요. 그래서 나와 궁합이 맞는 검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추신 4. 특목고 진학 후 내신 3~4등급 이내에 들 자신이 있을만큼 이미 충분히 만들어진 학생이라면 특목고를 적극 추천합니다. 내신 3~4등급까지는 감점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대입 수시공략에 큰 부담이 없지요. 따라서 충분히 만들어진 학생이라면 굳이 내신 때문에 열악한 학습분위기의 일반고에 진학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만들어져야 하는 학생이라면 다시 한 번 재고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문 닫고 들어가서 3년간 바닥 깔아줬다라는 이야기가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추신 5. 사교육업체 주최의 특목고 입시설명회를 수십 번 이상 다녀보신 분들 중에서도 위에 캉쌤이 정리해놓은 것과 같은 표를 보신 분은 단 한 분도 없으실 것입니다. 위 내용은 특목고 학원들은 물론이고 특목고에서도 절대로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금기 중의 금기 내용이지요. 위와 같은 분석을 할 수 있는 특목강사도 거의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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