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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지망생 들에게 특목고 진학 후 가장 걱정되는 부분을 꼽으라면 10명 중 8, 9명이 내신관리의 어려움을 꼽습니다. 대입에서 내신의 영향력이 큰 수시전형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반면에, 특목고 학생들이 절대강세를 보이는 정시전형의 선발인원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보니 내신관리의 어려움에 대한 걱정으로 특목고 지원을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특목고에서의 내신관리는 얼마나 어려울까요?
특목고 학생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죽을만큼 어렵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의 난이도를 일반고와 수치상으로 비교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지요.

일반고의 전교 최상위권 학생들의 평균 내신은 보통 1점대 초중반입니다. 일반고의 전교권 학생이라고 하면 한두 과목에서만 최상위 등수를 받는 것이 아니라 국어 1등이 영어, 수학에서도 1등을 하더라는 식으로 특정 과목에서 전교 최상위권 등수를 받는 학생이 다른 과목들에서도 전교 최상위권 등수를 휩쓸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이미 정해져버린 몇몇 학생들에 의한 최상위권 독과점 체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마다 한두명씩 있는 소위 공신급의 학생들을 보면 '혼자 다 해먹더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굳건한 성벽을 쌓고 있지요.)

그 반면에 특목고의 전교 최상위권 학생들의 평균 내신은 보통 2점대 초중반입니다. 특목고에서 평균 내신이 2점대라면 공신인 셈이지요. 일반고에서는 학생들간의 학력격차가 크다 보니 일부 학생들이 최상위권 등수를 독과점할 수 있지만, 특목고는 학생들간의 학력격차가 크지 않다 보니 일부 학생들의 최상위권 등수 독과점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다들 중학교 때 공부로 한가닥씩 했던 학생들이다 보니 매 시험마다 과목별로 최상위 등수를 여러 학생들이 번갈아 가며 골고루 나눠가질 뿐 아니라, 등수별 점수차이가 극히 미미하다 보니 매 시험마다 등수가 크게 요동치고요. (특목고에서는 학기말에 수행평가 점수를 환산하여 반영한 0점 몇 점의 차이로도 등수가 크게 요동칠 정도로 학생들간의 지필고사 점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반고에서는 사춘기 등으로 인하여 잠시 방황을 한다고 해도 등수 하락 폭이 크지 않지만 특목고에서는 방황은 커녕 잠깐 방심만 해도 등수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지요. 우스개 소리로 '일반고에서는 방황을 해도 등수만 떨어지지만, 특목고에서는 방심만 해도 등급이 떨어진다'고 이야기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요.

따라서 특목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및 학부모님이시라면 특목고 진학 후 내신관리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입학 전에 충분한 선행학습을 통해 시간을 미리 저축해두시기 바랍니다. 특목고는 입학 후 부터가 아니라 합격자 발표 시점부터 전쟁 시작이니까요. (일부 특목고는 합격자 예비소집일에 입학전 과제를 나누어 줄 뿐 아니라, 해당 과제 결과를 입학 후 수행평가 점수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추신. 대입 수시전형에서 내신감점을 극복해낼 수 있는 마지노선은 대략 3~4등급 정도입니다. 3~4등급을 넘어가면 감점 폭이 커지다 보니 다른 전형요소들로 내신감점을 극복하기가 매우 힘들어지지요. 입학사정관 전형 같은 경우는 1단계에서 내신으로 일정배수를 선발하는 학교들이 많다 보니 아무리 스펙이 좋은 학생이라고 할지라도 내신이 좋지 못하면 자신의 스펙을 자랑해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요. 따라서 특목고 진학 후 내신 4등급 이내에 들 자신이 있을 만큼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거나, 수능 같은 외부 모의고사에 특출난 강점을 보이는 학생이 아니라면 특목고 진학에 대해서 곰곰히 다시 한 번 고민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목고는 우수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훌륭한 학교임은 분명하지만 대입제도의 특성 상 특목고는 이미 만들어'진(!)' 학생이 진학해야 하는 학교이지, 앞으로 만들어'질' 학생이 진학해야 하는 학교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