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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단어를 잘 못 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단어 외우는데 적게는 수백시간에서 많게는 천시간도 넘게 쓰면서, 어떻게 단어를 외워야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한두시간도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오늘은 암기 효율을 크게 올리는 기억원리를 소개하겠다.

뇌에는 단기와 장기기억 장치가 있고, 그 중간에 해마라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기억장치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원시시대에 며칠씩 사냥감을 쫒아갔다가 돌아오는 길을 잊으면 큰일이기 때문에 지나간 길은 장기기억 장치에 넣어둔다. 예를 들어서, 막다른 골목을 뜻하는 deadend라는 단어를 외울때, 막다른 골목에 deadend를 써 붙인 상상을 하면 길이 끊어졌다는(end) 사실이 좌절감과 (dead) 함께 떠올라서 쉽게 기억된다. 막다른 골목 중에서도 차가 돌아나갈 수 있도록 길 끝이 넓고 둥근 곳은 cul-de-sac이라고 하는데, 자루 (sac)처럼 생긴 길 끝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이처럼 길과 연관시키면 장기기억으로 쉽게 넘어간다. 반면에 문자나 숫자는 일단 단기기억으로 분류시킨다. 전화번호는 듣고나서 몇 분만 지나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어나 이름도 마찬가지이다.

해마에서 단어를 장기기억 장치로 보내는 기준은 중요성이다. 해마는 내용은 다 빼고, 첫인상만 기억하는데, 예를 들면, 낯이 익은데, 이름도 생각나지 않고, 어디서 만났는지도 모르겠다면, 해마에 남은 기억이다. 뜻은 기억이나지 않지만, 낯익은 단어는 모두 해마에 기억된 것이다. "낯이 익다" 라는 사실은 반복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하며, 또다시 동일한 정보가 입력될 경우, 장기기억으로 보내질 가능성이 높다. 빈도가 높은 단어가 낯 익고, 잘 외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입력되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분류하는 또다른 중요한 기준은 감정이다. 두려움 (솓뚜껑만 보아도 자라가 기억나는 이유), 사랑 (첫사랑 추억), 우정 (친한 친구이름) 처럼 감정과 함께 들어온 정보는 장기기억으로 보내진다.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서 단어를 장기기억으로 보내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한 개의 단어를 스무번 암송하든,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 뜻을 1~2초만에 찾아보고 보고 넘어가든, 해마에는 한번 입력된다. 왜냐하면, 스무번 암송할 때 진행 순서가, 정보입력 --> 해마기억 1회 --> 단기기억을 이용한 반복 20회 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완전한 망각 이후에 다시 입력해야만 반복학습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번에 3개의 단어를 암송하면, 세개가 모두 단기기억으로 유지된다. 드물지만 사람에 따라서 40~50개까지 단기기억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까, 보통의 경우, 40~50개의 단어를 한번씩만 종렬로 암송하면,  해마는 이 단어들을 한번씩 기억한 것이 되고, 다섯 바퀴를 돌면, 짧은 시간내에 다섯번씩 입력된 대단히 중요한 정보로 구분해서 장기 기억장치로 넘기게 된다. 대충 외우는 것 같아도 안 잊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 방법을 사용하면 보통 사람들의 경우, 시간당 100~200단어를 어렵지 않게 외울 수 있다. (단기에 영어를 끝내는 법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