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아이들은 학교 때문에 할머니와 신림동에서 생활하고 우리는 분당에 사는 관계로 자주 그 사이를 왕복합니다. 아이들이 올때는 주로 전철(신분당선)을 이용합니다만, 갈때는  저나 아내가 운전해서 데려다 주지요.차 막히고 오래 걸리면 편도 2시간 걸릴때도 있지만, 요즈음  요령이 생격서 밤 10시 이후에 주로 움직입니다. 편도로 40-50분이면 충분하지요.  그리고 이렇게 가족이 한 차에 타거나 (또는 식당에 가거나)하면 우리 사이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잇습니다. 절대 핸드폰/스마트폰을 켜거나 MP3를 켜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족간의 대화를 즐깁니다. 그 40-50분의 대화가 우리의 일체감을 높여줍니다.

그런데 지난 주 이 규칙을 깰 수 밖에 없던 일이 잇었습니다

 아직도 가끔 엉뚱한 짓을 하는 아들이 길가에 걸려진 한우음식점 광고를 가르키며 얘기를 꺼냇습니다.

"누나!  저 암소고기 의 뜻이 뭔지 알아?"

"말 그대로 암컷 소 얘기하는 것 아니야?"

아들이 뽐내며 말합니다.

" 다들 그렇게 잘못알고 있지. 저건 암컷할때 암자가 아니라 어두울 암자, 즉 어두운곳에서, 빛을 가린 암실에서 키운소를 얘기하는 거야."

"에이! 거짓말하지마"

"진짜야,인터넷에도 나온대. 그리고 생각해봐 모두 암소를 찾는 데, 진짜 암컷소만 도축했다면 지금 세상에 암컷소가 남아있겠어?  그리고 암컷소가 수컷소보다 맛있어야하는 이유가 어디있어? 어두운 암실에서 키우니까 고기가 연해져서 그런 거라구.."

딸이 갸우뚱하는 데, 갑자기 아내가 나서더라구요.

"맞아, 나도 어디서 들은 것 같애. 넌 대학생인데 그런 것도 못 들어 봤니?"

완전히 모자가 딸 가운데 두고 바보 만들고 있더군요

급기야 운전하던 제가 나섰습니다.

"야! 뻥을 쳐도 유분수지. 생전 처음 듣는 소리다. 당장 둘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뒤져봐라. 진실을 규명해보자.그런 소리가 하나라도 나오면  내손에 장을 지진다. 그리고 당신, 당신이 그런 얘기를 어디서 들어 봤어?  당신은 아들이 얘기하면 무조건 맞다고 맞장구부터 치고 보더라".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런 얘기 없고, 딸이 어두운소(?)의 근거를 물어 봤습니다.

누가 그런 얘기를 처음으로 하디? 

아들이 우물쭈물하면서 "술자리에서 들어서.... 기억이..."

결국 한 번 크게 웃으면서 끝냈습니다만, 아이들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내에게 다시 얘기했습니다. "여보 아들 말이라도 일단 따져 보고 맞장구쳐라"(내가 말하면 트집부터 잡으면서...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