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제 아내는 집의 가구 배치를 자주 바꿉니다. 아내나 저나 가구,소품 등 꾸미기에대한 욕심이 전혀 없지만, 평소에는 아이들도 없고 부부 둘만 덜렁 지내는 아파트라서 그나마 있는 가구라도 재배치하면 기분 전환이 된다는 게 아내의 주장입니다.(자기야 말로만 하니까 기본전환되겠지만 , 정작 몸을 써야하는 전....... 기분 전환 안 좋아합니다. 옛것을 사랑합시다.)

이번에도 왜 그냥 잘 지내고있는 책장을 옮겨야하는 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책장의 위치를 바꾸어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의경험을 바탕으로 아무말 없이 나섰습니다. 그래서 잔소리는 안 들었습니다.

책장을 옮기려고 책을 빼는 데,오래된 책 사이에서 노트가 껴 있더군요. 2학년 1반 SSS. 제 딸아이 중2때 과학 노트엿습니다.  아이들 대학 보내고 지금 집으로 다시 이사오면서 딸과 아들이 공부했던 참고서,노트 들은 동네 아주머니들이 다 집어 가셔서,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데 딸이 열심히 공부했던 흔적이 추억으로 남아 잇어서 ,아내와 옛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누어지더군요.  노트펼쳐보니 이리저리 얼룩지고 곰팡이도 핀것 같았지만, 커다란 그림과 손수 써 붙인 보조설명등도 잇었습니다.

제 딸은 수학이 싫어서 의사를 포기하고 문과로 진로를 돌려서 그렇지, 과학 특히 생물등에는 애착이 많았습니다. (물리, 화학등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부분들에는 알러지증상들을 보였지만)  그런 딸은 중학과학의 경우 시험범위를 1회독하고 난 후에는  노트에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정리하곤 했는데, 과학은 크게 2가지를 정리햇습니다(과학교욱을 전공한 제 아내가 딸 어릴때부터 들여논 버릇입니다. 귀찮다고 징징거리다가 두드려 맞고. 과학고간 아들은 왜 그렇게 안시키냐고 했다가 등짝을 맞고... 그러면서 어느새 버릇이 된 공부법입니다).

첫번째, 그림과 도표입니다.

과학수업및 교재는 이런 그림에 대한 이해없이는 수업 자체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지요. 참고서에 나오는 그림 직접 자신이 그려보고 , 예를 들면 눈의 구조를 그려 놓고 거기에 각 부위의 이름을  써 넣으면서 중요 내용을 부연 설명해 놓습니다.

두번째, 탐구(실험)내용정리입니다.

실험 없이 과학이 어찌 존재하겠습니까. 과학실험 내용을 실험 장비,준비물,진행 과정,결과 등을 그림으로 묘사해 가며 쭉 정리하는 거지요.  사실 이 과정중에 교과서가 학생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들어 잇습니다. 실험의 결과 가 곧 교과서저자가 주장하는 바이지요.

수학을 싫어하고, 물리,화학만 나오면 오만상을 찌푸리는 딸이지만 딸은 중학 3년재 550명중 1등이었고, 용인외고에서도 1학년 과학 내신도 좋았습니다.

그림과 실험, 중학과학은 그게 중요합니다. 끝.

추신 : 이방법은 어느 정도 시험 범위를 공부한 이후에 정리하면서 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아이들이 하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항상 시험 범위를 시간에쫏기며 공부하는 아이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과학고 들어간 아들에게는 왜 이렇게 안시키냐는 질문에 아내는 "걔가 이런 것 할 시간이 어디있어? 그리고이렇게 해야 정리하고 외워진다면 갠 과고준비 안시켜야지..."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