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드디어 없앴습니다. 뭘요?

아들 녀석 스마트폰을요...

여러모로 몇일 불편은 하네요. 솔직히 제가.

그냥 잘 버텨볼라구요.

중3 올라 오고부터 스마트폰 때매 몇번이고 심각성을 느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겠다고 마음은 먹었으나 별 해결방법을 못찾았습니다. 가장 좋은방법으로 2g폰을 권유했으나 핸드폰 없이 살아도 2g폰은 죽어도 못쓰겠다고 하더군요...학교에서 쪽(?)팔린다고(부끄럽다고...ㅋ) 아무도 없데요.

또 한가지는 폰 관리하는 어플등을 까는건데..아이가 하고싶은 욕구가 더 강해져서 데이터차단을 막는 해킹프로그램까지 생겨나고 부모몰래 그런걸 쓰기도 한다고 그런얘기를 들어서 그것도 해결책은 아닌것 같아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1,2학년때는 심하다고 생각되긴 해도 시험기간때 만은 의지력있게 잘 자제하고 결과도 나쁘지 않아 그나마 참아왔는데...이건 더 중요한 3학년 첫시험에서 아주 그냥...솔직히 그래도 잘할것이라는 기대감이 우려보다 살짝 더 있었나봅니다...그 실망감이란...공부의 배신이 아니라 아들의 배신 입니다. 얼마나 서운했는지 몰라요. 음악들으면서 해야 잘된다고. 절대 딴짓 않한다고 보란듯이 본인폰 대신 제폰을 들고 들어가서 공부하더니..나중에 보니 아프리카 tv보고...야구중계보고..음악 계속 골라가며 바꿔듣고..그래도 걱정말하고. 큰소리만 안쳤어도 이렇게 얄밉지는 않을텐데..

아들이 공부를 안했다고는 하더라구요. 다른이유 없다고. 제가 봤을땐 핸드폰 영향이 가장 큰거 같아서 핸드폰 해지 하자고 몇번 말했더니 흔쾌히 그러라고 하더라구요. 핸드폰이 있으면 하고 싶어서 자제가 안되지만 없는건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그래도 저는 아이 생각해서 친구들과 카톡 못해도 괜찮겠냐? 등...여러가지 생각이 많아 몇번을 묻기만 묻고 실천을 못했더니...그러는 엄마를 오히려 답답해하는겁니다. 그래서 과감히 최후 통첩을 한 후 일시정지라는걸 선택하게 됐습니다. 혹시 불편하면 바로 다시 살리면 되니까요. 하교하면서 아들이 친구전화로 연락이 왔더군요...진짜 했냐고?? 놀라면서...이녀석이 절대 엄마가 답답해서라도 못없앨꺼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더라구요.

스홀가족들은 다 알고 계셨나요? 스마트폰은 공기계라도 와이파이만 되면 데이터 다 사용가능한거요? ㅋㅋㅋ 제가 좀 무식해서...저는 상담원과 통화하면서 알았다는거 아닙니까? 부끄부끄.

스마트폰은 데이터를 차단할 방법은 없고 데이터가 문제라면 아까 말한 그런 어플들을 권하더군요. 너무 신기해서 제가 집에있던 안쓰던 공기계를 사용해보기 까지 했잖아요. 인터넷 잘되더라구요.동영상도 되고. 카톡도 id로 인증받아서 깔아 쓸수 있다고까지 하네요.

이런 사실을 알고 불안은 했지만 아들이 저처럼 모르기를 바랬죠. 폰만 제가 갖고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암튼 사건은 일시정지후 하루만에 일어났습니다. 이녀석이 집에 와이파이가 되니까 친구들과 카톡하고 거기다 고새를 못참고 게임까지 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속앓이를 하면서도 애써 감정을 누르고 참아왔던 아들바보 아빠가 갑자기 욱~~해서..... 핸드폰을 뿌셔버렸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었죠. 아직 할부가 엄청 남았는데......할부가....

거기다 학원이고 뭐고 다 때리치우라고...학원교재까지 다 갖다 버렸습니다.

분위기는 말안해도 짐작 가시죠? 그간 요 몇 달 아이의 행동이 다 마음에 차지않았거든요. 특히 핸드폰이 심각했구요.학원에서도 핸드폰 많이 만지고 한다고 지적하셨었거든요.

근데....물들어온김에 노젓는다고 분위기 좀 더 몰고 가야 되는데....

아들도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그날 저녁부터 고열로 끙끙앓아서 더 혼내지도 못하고...

마음도 아프고 미안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아빠가 또 자기 때문에 아프게 된거 같다고 얼마나 미안해 하는지...

아들 호되게 한번 혼낼려다가 우리가 된통 당한다고 우스겟소리로 둘이 했네요.

진짜 이 핸드폰을 우짜면 좋을까요? 많은 분들이 저랑 같은 고민을 하실텐데..

저흰 일단 큰 맘 먹고 없이 지내기로 아들과 합의 봤습니다. 절대 사지 않기로.

답답하면 폴더폰이라도 쓰겠죠?

스홀가족들은 제 심정을 가장 잘 이해하실 것 같아서 두서없이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