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사] 자유게시판 (자녀와 ID 공유 금지)

오랫만에 글 쓰네요. 그냥 강사하면서 제가 느꼈단 신변잡기같은 의견이니 크게 괴념치마세요. 고 2-3때까지도 6/7-8등급을 못벗어나는 아이들은 이미 중학교 때도 영수가 30-40점 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애들을 옆에서 10년 정도 지켜보면서 나름 공통점을 찾아낸 것이 있어 몇자 적습니다.

1. 아버님이 백수나 벌이가 시원치 않으셔서 어머님이 억지로 힘들게 나가 일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버님은 주로 집안에 계시더라구요. 그러니 어머님도 교육관련해서 전화드리면 귀찮아 하시거나 아님 본인도 바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십니다.

2. 집안에 공부로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아버님도 자영업이나 단순 노무직을 하시고 술만 드시면 대학 그까짓 것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을 자주 하십니다.

3. 가족모임 등이 매달 2-3번씩은 있어 주말보충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숙제 안해오면 주말에라도 해야하는데. 어디 늘 가시더라구요. 꼭 나오라고 하면 어머님이 안 된다고 직접 전화 하십니다.

4. 아이의 진정한 꿈에 대해선 도대체 영 관심이 없으십니다. 인서울이 안 되는데 인서울 경영학과 고집하십니다. 애는 알고보니 미대였음. 이 등급대도 인서울이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시고 3-4등급까지는 우리 애가 날 닮아 머리가 좋으니 충분히 갈꺼라고 생각하십니다.

5. 공부는 어려운게 아니고 돈버는게 젤 힘드니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는 애들이 인생 제일 편하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러니 학원만 다니면 그 쉬운 공부 금방 성적 오를꺼라고. 이 분들의 경우 심지어 중학교땐 서연고 아님 아예 대학가지 말라고 하셨다고. 본인들이 아시는 대학이 서연고만이시지 않으셨을까 합니다.

애들만 불쌍하지요. 강사생활 10년 하다보니 애들 머리는 다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특목이나 서연고서성한 아님 다른 학교는 누구나 노력만 하면 가는데. 이 노력이라는 것이 거의 반이상 부모의 힘이더라구요.

어제 주말 보충하면서 이런 상황의 아이가 중학교1-2학년 기본문법을 아무리 가르쳐줘도 모르길래 짜증내며 고2가 이걸 모르고 있음 되냐 했더니 제 아들도 있는 앞에서 자기 무시한다고 열받아 소리지르며 나가더라구요. 과외도 접고싶네요. 원래 그 형이 게임중독으로 중학교 중퇴한 집안이라 사정사정하셔서 넘 몰라 따로 봐주고 있었는데. 그런데 말입니다. 😢😢😢